방에서 딩굴거리고 있다가 아쟁으로 연주하는 크리스마스 캐롤를 듣다가 머리를 쾅 때리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쩐지 우리나라 악기로 연주를 한다면 왠지 졸리고 무언가 보수적이며 전근대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었거던요..
그런데 그 징징거리는 소리가 어찌나 듣기 좋은지... 벌떡 일어나서 연주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바이올린, 첼로, 그리고 이름 모르는 서양악기들과 협연을 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보기가 좋더군요.
그리고 생각을 해봤습니다. 내가 보수적이고 전근대적이라 생각했던 것은 우리네 음악이요, 우리네 악기라 생각했던 것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또 생각해보니 그것은 내가 나고 커오는 동안 자주 접했던 서양식 음악에 친숙해져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물론 전에도 그런 생각을 안한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확연하게 다가오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그것은 우리악기로 아마도 친근하고 자주 접했던 크리스마스 캐롤이라는 음악이었기 때문이일 겁니다.
굳이 서양식 악보에 서양의 음률로 연주를 해야만 좋은 것은 아닌가 봅니다. 우리식 악보에 우리악기에 우리 가락으로 연주해도 좋을 듯 합니다. 낯설고 어딘지 맘에 들지 않은 것은 아마도 친근하고 익숙해지지 않아서일 겁니다. 앞으로는 마음의 문을 열고 조금 더 우리 것에 다가설 것을 생각해봤습니다.
또 편견하나를 버린 느낌입니다. 자 자신이 살아가는 동안 얼마나 많은 편견들을 버릴지... 또 한꺼풀 껍데기를 벗을지 자못 궁금합니다.
모두 고개를 바로 세우세요. 크크크. 한쪽으로 기울지 마시길... 그렇다고 기우는게 나쁘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그 나름대로 장단이 있게지요. 모두 모두 연말 잘 보내세요.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너무 즐기시지 말시길... 난 정말 크리스마스가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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