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여기는 몽환입니다. 고무림 응답하라 오바.
컴퓨터 제어판을 우연히 들여다 봤다가, 한글 폰트가 저장되어 있는
걸 알았습니다. 학교를 사 년씩이나 다니면서, 중앙 도서관 컴퓨터로
한글 타입을 할 수 있다는 건 전혀 몰랐네요. 무섭습니다... 대한민국
(-_-)
오늘, 학기말고사 마지막 날입니다. 금요일... 이네요. 주말 기분은
안 나지만, 그런 걸 불평하고 있을 시간은 없겠죠. 그런데 말입니다,
몇 시간 뒤 마무리 지어야 할 프로젝트가 있는데도 자꾸 비비적거리
고만 싶은 요 마음이란 놈은, 참으로 요사합니다.
도서관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어요. 석사 이년차 선배가 눈 밑
이 거무죽죽해서 나오더라구요.
"야... 담배... 담배... 있냐? (-_-)"
좀비가 말하는 줄 알았습니다. 키득키득...
근데, 담배 한대 물려주고 나서, 선배가 남긴 말이 더 걸작입니다.
"아아... 양치질 했으면 소원이 없겠다."
(-_-)
마찬가지로... 도서관 안에서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 또한,
형이상학적으로 변해버렸더랬습니다. 마치 원 큐빅의 공기가 십 톤
은 되는 것 같은 분위기가... (웃음)
자세히 살펴보면 가관입니다.
지금 컴퓨터 랩에 앉아 있는데, 삼 분의 일은 공부를 하는 "듯" 보
이고, 나머지 삼 분의 이는 거의 자포자기한 상태네요, 딱 보니까.
어떤 사람들은, 화상 채팅을 하고 있네요. (-_-) 우리 학교 만세 만
세 만만세입니다.
비젼상실증후군이라는 말 아세요?
프랑스에 삶은 개구리 요리가 있답니다. 참 이 나라 사람들과 중국
사람들은 못 먹는거 없이 보입니다. 뭐, 개구리 정도야 우리도 많이
먹지만서도요. (-_-)
이 개구리 요리는 손님이 보는 앞에서, 개구리를 산 채로 냄비에 넣
고 끓이는 거라고 해요. 물이 너무 뜨거우면 당연히 개구리가 발버둥
을 치기 때문에, 처음에는 개구리가 가장 안락(?)하게 쉴 수 있는 온
도로 물을 맞추어 놓지요.
그럼 개구리는 오~ 딱인데, 하면서 가만히 엎드려 있답니다. 그러
면 이 때부터 아주, 아주, 아주 약한 불로 냄비를 천천히 가열하기 시
작합니다.
결국 개구린 좋은 꿈을 꾸면서, 하늘나라로 간다고 해요. (-_-)
사실인지 지어낸 이야기인지, 프랑스를 가보기 전에는 모르겠습니
다만, 사람도 마찬가지랍니다.
당장 먹고 사는데 큰 지장 없으니까, 친구도 있겠다... 다른 사람보
다 크게 뒤쳐지지도 않았고, 어차피 인생은 롱런 게임인데 1보 후퇴
해도 나중에 2보 전진하면 되겠지...
어디로 가는지,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는지.
어떤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나 봐요.
<이만큼>이라는 말, 참 안일하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여기까지 했으면 된거야. 이만큼 했으면 난 최선을 다했어...
사람이 안일하다고 해서, 죽지는 않아요. 개구리는 아니니까요. 그
래도 말이죠, 적어도 지금 도서관에서, 제 옆에서 두꺼운 자료와 씨
름하고 있는 저 여학생은 아마도 알고 있을 겁니다.
우리는 서서히 끓는 물 속에서 살고 있다는 걸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방금 전 화장실에 간 그 선배가 한 말이 귓가에 남네요.
"내일이 올거라고 믿을 여유가 있으면 오늘 죽을 각오로 해 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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