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도 오래되었던 책들이 있습니다.
저에겐 로라 잉겔스 와이더의 초원의 집이 그러한데, 그것은 제가 어릴때에도 상당히 오래된 책이었습니다.
보통 그런책들은 표지가 두꺼운 종이로 되어있어 모서리가 닳았고 특유의 종이 냄새가 났습니다.
페이지도 약간 오돌토돌하면서 누랬지요.
가끔 드물게 책벌레가 끼어서 죽어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것 나름의 향수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저는 예전부터 초원의 집을 재미있게 읽었고 거기에 들은 연필로 스케치한듯한 삽화는 그런 종이질이나 표지에 기가막히게 잘 어울렸습니다.
그리고 그런 책들은 텍스트만 아니라 질감과 냄새로 그 옛날의 서부 시대로 데려다주는 듯 했어요.
초원의 집 뿐만 아니라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이나 O헨리의 단편선같은 명작들이 누렇게 갈색의 선반에 놓여 오래도록 사람을 기다리곤 했습니다.
저는 앉아서 그 먼지냄새나는 책을 열고 오래도록 그것을 읽곤 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그 생각이 나서 도서관에 가 초원의 집을 찾았습니다.
놀랍게도 그때의 그 책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빌릴 수는 없고, 도서관에서는 책이 오래 빌려지지 않으면 서고에 저장이 됩니다.
이런 이유로 연람실의 것들은 모두 하얗고 윤기나고 반듯하지요.
그래서 사서분께 부탁해서 서고의 것을 꺼내와야했습니다.
오랜만에 도서관 구석에 앉아 오래된 책을 보며 향수를 잊습니다.
저의 오래된 향수가 서고 깊은 곳에 잠자고 있다는걸 알았습니다.
여러분도 이런 향수가 있으신가요?
Comment '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