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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78 대추토마토
작성
15.12.28 15:38
조회
1,377

이전에 캐릭터에대해 이야기를 해 봤었는데, 이번엔 소설내부의 설정의 설명부분에 대해. 그리고 흥미를 잃게하는 식상함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


언제부턴가 등장인물중 몇은 내부의 설정을 말로 설명을 해주는, 이른바 설명충이라 부르는 캐릭터가 나오기 시작했고, 특히 게임요소를 담은 레이드물, 게임물에서는 각종 상태창과 장비창이 많은 지적을 받았습니다.

그 분량늘리기라는 측면이 아닌, 설명과 상태의 나열의 필요성이 충분하다면 수용하기 쉬워질 듯 합니다.


가장 흔한 상태, 아이템의 설명에 대해서는

그것이 그 캐릭터에게 최종까지 가져갈 하나의 아이콘이 된다면 즐겁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분기점, 혹은 그에도 미치지못하는 단순한 흐름에 불과하다면 그것은 불필요한 것이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게임물은 아이템 하나를 바꿀때마다 설명하는 장면이 매우 흔합니다. 아무 의미없죠.

심지어 아이템에 스킬이 붙어있다거나 하는 경우에는 그 뒷 장면에 그것을 키로써 사용한다는것을 미리 알게함으로써 궁금증이 사라지는 악영향을 끼칩니다. 이야기의 중심을 관통하는 장치가 되지 않는다면 다 쓸모없습니다.


딱 한번쯤 이름을 거론하는정도만 해도 충분하죠.

그것의 공격력이 어떻고 내구가 어떠하고 붙은 스탯이 어쩌고 해봐야 ‘어쩌라고?’라는 느낌밖에 주지 못합니다. 비교대상이 될 것들이 충분하지도 않고, 어차피 이야기의 흐름엔 그것이 중요한 요소가 전혀 아니니까요. 쓰는입장에서도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심지어 공격력, 공격속도 등의 2D스러운 말을 붙이면서도 급소니 치명타니 하는 개념을 같이 적용합니다. 그냥 흔해서 식상하고, 개념적용에 대해서도 명확하지 못한 그래서 무의미하고 기대감을 떨어뜨리죠.


상태창 또한 마찬가집니다.

인간의 기준을 말하고, 거기서 상승하는 능력을 말하지만 정작 강해진 상태를 이야기속에서는 망각하고 서술합니다. 즉, 알려주지 않으니만 못한 설정파괴를 설명하고 있는거죠.


무협에서 각종 초식을 남발하는 행위. 판타지에서 클래스별 마법 이름을 나열하는 행위 등이 이에 속합니다. 심지어 한번 흘러지나갈 뿐인것마저 굳이 소개하죠. 관심이 없습니다.


성명절기. 그것에대한 합리적인 사유와 소개가 있으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에피소드의 식상함.


이전의 이야기와 약간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주로 의미불명의 여자캐릭터와의 연결고리, 무리나 파티를 이루기위한 인물소개, 주인공의 동기부여를 위한 가족 등이 있는데, 너무나도 많이 봐 왔고, 저 만남의 장면을 보는순간 최소 십여회는 볼 의미를 상실합니다.


여주인공, 혹은 주인공의 여자파트너를 예로들어본다면. 서술할 때에도, 그 의미를 분명히 해야합니다.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에서는 안정과 회복, 치유를.

개그물에서는 엇나감의 제동과 방향성 제시를.

영웅물에서는 발목을 잡는 족쇄나 각성의 계기를.

성장물에서는 동반자와 내면을 반추하는 계기를.

악인물에서는 약탈의 대상, 혹은 그 악랄함의 기준점을.

명확한 주제의식이 있어야합니다. 그저 있으면 좋으니까 넣는다식은 지루함을 유발하죠. 역시 의미없는 인형이 되고 맙니다. 연관되는 에피소드가 재미있을리가 없죠.


차라리 시트콤처럼 한가지 면만 부각해서 캐릭터를 잡는게 더 효율적일겁니다. 현실에 없다고해도, 재미는 줄 수 있을테니까요.


그리고, 이야기의 중심이 아닌, 쉬어가는 틈에 넣는 이야기 또한 중심에서 너무 벗어나게되면 의미를 잃습니다.

차라리 다른 소설 하나를 더 보는것이 훨씬 재미있는데, 왜 이것저것 다하는 잡탕을 보고 있겠습니까. 집중이 필요합니다.


지금의 대부분의 작품은 그래요, 잡탕이라고 하는게 적당하다고 봅니다.

흥행한 요소들, 혹은 큰 비난을 받지 않은 요소들은 일단 다 사용하고보죠. 그래서 정작 글을 다 보고나면 드는 감상이, 왜 있는지 모를 장면이 소설의 절반은 차지한다는 겁니다.


흥행하는 각종 ‘신’ 시리즈들을 따라가지 않은 이유들도 그 식상함에 있었습니다.

분명 재미있는 소재를 사용하고, 전개의 흥미가 충분했지만 만족감을 느끼다 한순간씩 실망을 하게 했기 때문이죠.


중도를 지키는것이 가장 매력적입니다. 이야기의 특별함을 제하고 말이죠.

중요하지 않은것은 거론만 하고, 보다 중요한것에 지면할애를 더 한다고 하면 싫어할 독자는 없을겁니다.


물론, 위의 요소들을 아무렇게나 써도 이야기를 잘 구성하는분들은 팬층이 존재하고, 충분히 팔리게됩니다. 그것마저 좋아하는 분들 또한 있습니다.

‘이것이 법이다’는 수많은 지적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있고, ‘신의 노래’ ‘음악의 신’ ‘요리의 신’ ‘연기의 신’ 등은 그 흔히보는 드라마속 전개임에도 매력적입니다.


오늘 유료로 건너간 ‘환생좌’는 등록 3시간만에 6000을 찍더군요. 정오를 전후한 시간대임에도 말이죠.

전 그 이유가 저것들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주인공을 제외한 캐릭터 중, 비중있게 다룬것은 조연 하나에 불과했지만 엑스트라들이 죽어있지 않았고, 상태창은 단촐해 몇줄에 불과하며, 아이템으로 지면할애를 하지 않았습니다. 흔한 에피소드지만 맥락을 벗어나지 않았고, 그랬기에 지금까지는 최고의 호응을 얻고 있는거라고 봅니다.


설명은 필요합니다.

많은 이야기를 풀면서 아무런 상황설명도 없고, 나열방법이 흐릿하다면 글은 난잡해 질 겁니다. 하지만, 필요없는 설명이 자리를 차지하게되면, 정작 필요한 설명마저 건너뛰게 합니다. 중요도에 따른 차등배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에피소드는 언제나 흥미로워야 합니다.

남들이 하는것들, 혹은 이정도면 되지 않을까? 하는것들보다는, 늘 보던 것이라도 흐름에 어긋남이 없어야합니다. 가장 흔히 등장하는 흥미저해요소들을 나열해보자면, 가족의 병, 사채, 등록금, 학살, 작위적인 각성, 어설픈 연애. 등이 있겠네요.


단번에 모든것이 변해야한다고 말하고싶지 않습니다.

다만 염두에 두고있다면, 그것이 나타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채와 조폭이야기는 조폭물에서 하고, 연애는 연애&로맨스에서 하고, 등록금은 운동권을 중심으로 쓰고, 아픈사람은 의학물에서 씁시다.


그것 없어도 이야기의 진행은 다 되지 않겠습니까. 저것은 사명감이 될 수 없고, 그래서 큰 공감보다는 건너뛰는 이야기가 되고, 따라서 완성도를 심각하게 저해합니다.



점점 더 좋은글들이 계속 나오고있는것이 행복합니다.

이런말을 하지 않아도, 다들 발전하고있고, 그래서 활자중독인 전 늘 볼거리가 있어 만족스럽습니다. 많이 보고있고, 좋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나은 글이 기다려집니다. 전 글을 잘 쓰지 못하고, 그래서 스스로가 만족할만한 이야기는 늘 남의것을 봐야 하니까요.


한 번쯤 생각해봄직한 이야기였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 ' 3

  • 작성자
    Lv.51 한혈
    작성일
    15.12.28 17:22
    No. 1

    종종 게시판에서 충돌했던 분이지만,
    대추토마토님의 직관과 통찰은 존경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정담 게시글에 추천 버튼이 없다는 게 아쉽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0 전승전생
    작성일
    15.12.28 21:05
    No. 2

    블로그였다면 퍼가고 싶어졌을 글이네요. 괜찮다면 이 글을 가져가서 가끔 읽어봐도 될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마인드믹스
    작성일
    16.09.20 09:32
    No. 3

    너무 좋은 글이네요. 생각날때 마다 가끔 읽어보려고 댓글 달아둡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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