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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5.12.19 03:17
조회
3,162
프로스포츠 세계에서 트레이드 등 다양한 비즈니스는 항상 존재한다. 팀 사정에 따라 혹은 선수 입장을 반영해 이뤄지는데 이런 과정에서 이런저런 손이익이 발생하기도 한다.

자신이 원하는 트레이드가 아닐 경우 선수 입장에서 기분이 좋을 턱은 없다. 하지만 그들은 프로이기에 대부분은 자신을 트레이드 시킨 친정팀에 행운을 빌어주고 새로운 팀에서 열심히 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허버트 힐(31·203m)과의 트레이드로 전자랜드로 둥지를 옮긴 리카르도 포웰(32·196.2cm)의 모습은 아쉽기 그지없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전자랜드의 상징으로 불리던 그가 이번 시즌을 앞두고 2라운드에 KCC에 뽑혔다.

KCC만이 1라운드에서 단신용병 안드레 에밋(33·191cm)을 뽑았던지라 만약 거기서 선발되지 않았다면 자칫 포웰은 드래프트를 통해 국내 무대로 들어오지 못할 수도 있었다. 전자랜드가 포웰을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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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전주 KCC


2라운드 포웰, 2인자에 만족하지 못 해

포웰을 뽑음으로 해서 KCC는 외국인 빅맨 없이 경기를 풀어나가야 했다. 그나마 포웰이 장신 외국인선수에 속하기에 어쩔 수 없이 골밑에서 역할을 해야 되는 부분도 있었다. 거기에 대해 포웰은 "당연히 팀이 먼저이다"며 궂은 일에 앞장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막상 시즌에 들어서자 포웰은 자신의 말을 실천하지 못했다. 어느덧 베테랑에 접어드는 포웰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그는 팀의 중심이 자신이 되기를 원한다. 궂은 일을 해서라도 무조건 팀이 이기길 원하는 선수가 있는 반면 포웰은 팀이 승리해도 자신의 활약이 미미하면 성에 차지 않는다.

포웰은 기분파다. 플레이가 잘 되고 기분이 좋은 날은 팀 분위기를 유쾌하게 이끌어가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표정부터 달라지며 팀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들기 일쑤다. 이처럼 감정 기복이 심한 그를 다루기 위해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주장직을 주기도 했었다. 능력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섬세한 감정 관리가 필요한 타입이다.

그럼에도 KCC는 포웰을 택했다. 원체 영리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이기도 했거니와 2라운드에 어렵게 뽑힌지라 에이스 역할을 못하더라도 팀을 위해 희생할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포웰은 바뀌지 않았고 그런 그를 다루기에 KCC 추승균 신임감독은 능숙치 않았다. 팀 승리를 위해서라면 에밋을 중심에 내세우는 게 맞았지만 포웰의 기분을 맞춰주고자 반반씩 출장시간을 조절해주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KCC는 포웰의 기분 상태에 따라 경기력이 급변했다. 포웰은 자신의 기분이 좋은 날은 공격은 물론 패싱게임까지 이끌며 팀 플레이를 전면에서 이끄는 것은 물론 동료들과 환하게 웃으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그러나 출장시간이 적거나 플레이가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이른바 '나몰라라 플레이'로 무성의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팀을 위기에 몰아넣기도 했다. 자신이 실책을 하고도 짜증을 부리는 통에 그런 날은 팀 동료들조차 포웰의 눈치를 살피기 바빴다.

때문에 KCC팬들 사이에서는 '팀보다 더 중요한 선수는 없다'는 말을 내세워 포웰의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계속해서 터져 나왔다. 기량을 떠나 동료들까지 위축되게 만드는 선수를 지켜보는 것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쟁 팀들에 비해 전력에서 떨어지는 KCC는 당장 우승을 노리는 팀이 아니다. 고졸루키 송교창(삼일상고·201cm)을 선택했던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미래를 보고 준비를 해야 하는 팀이다.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외국인 선수를 새로 데려오려면 포웰을 퇴출시키는 것이 맞았다.

하지만 KCC는 포웰을 위해 트레이드를 선택했다. 외국인선수 문제로 골치를 썩는 전자랜드의 전력을 끌어올려주는 트레이드라는 점에서 반대의견도 많았지만 선수 입장을 배려한 트레이드였다. 냉정한 프로의 세계를 감안했을 때 훈훈한 조치였다.

친정팀 배려 잊은 아쉬운 30대 베테랑의 태도 

문제는 이후 포웰의 태도다. 팀은 포웰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선수가 더 잘 되는 길을 열어주었다. 그러나 포웰은 묵은 감정이 남아있었다. 어찌보면 고마움을 느껴야 맞지만 에밋에 밀려 제 2옵션으로 밖에 뛰지 못한 것에 대한 개인적 아쉬움만이 가득했다.

이를 입증하듯 포웰은 KCC와의 맞대결에서 경기 중 수시로 친정팀을 도발하는 제스처를 멈추지 않았고 승리가 확정된 뒤에는 KCC 벤치를 노려봤다. 이후 인터뷰 등을 통해서는 특유의 입담을 과시하며 KCC를 조롱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대해 KCC팬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KCC 역시 포웰로 인해 힘든 점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잠시라도 몸을 담았던 선수이니만큼 전자랜드에서 잘되기를 바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지나친 적대행위에 서운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서로가 안 맞으면 퇴출시키고 새로운 선수를 물색하면 되는데 상대팀 전력을 올려주는 트레이드까지 감행하면서 수모를 당하느냐며 울분을 토하는 팬들도 적지 않다. 객관적인 시각과 현실을 떠나 포웰 개인 입장에서는 KCC에서 있던 기간이 즐겁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충분한 배려를 받았음에도 감정에 못 이겨 친정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망각한 30대 베테랑의 모습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포웰은 자신이 프로 스포츠 선수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문피아 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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