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 이야기가 나와서 생각해봤는데 굉장히 이타적인 인물이 주인공임에도 괜찮았던 작품 3가지 정도 적어봅니다.
1. 소설 - 할케기니아 씰브레이커 - 퉁그스카
조x라에 패러디 작품입니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쓰기전에 연습 겸 쓴다는데 괜찮더군요.
제로의 사역마라는 라노벨과 게임 마비노기의 크로스 작품인데 마비노기는 좋아했지만 제로의 사역마는 개인적으로 안좋아서 킬링타임용은 될지 하고 살펴봤다가 꾸준히 읽고 있는 작품입니다.
애초에 마비노기의 호구시-. 아니 밀레시안이 주인공이라 호구는 베이스로 깔고 들어가는데 뭐랄까 유능한 호구의 이야기라고 보면 됩니다. 굉장한 먼치킨이지만 자신의 신념과 정의에 따라 한결 같이 움직이는 것이 좋았습니다. 또한 제로의 사역마를 해석한 부분과 작가가 추가한 설정들도 괜찮고 단순히 원작을 따라가지 않더군요.
다만 주의할 점은 일부 정신 건강에 좋지 않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잔인하거나 끔찍한 내용이 싫으신 분은 일부를 넘겨주시거나 아예 보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작가의 취미는 크툴루...
2. 웹툰 - 나이트런 - 김성민
한국에 그리 흔치않은 SF 작품입니다. 다만 이쯤되면 SF인지 드래곤볼인지 의심스러워지기는 하지만 즐겨보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잦은 노출과 오타로 꽤 욕먹고 나이트폴에서 밸런스 붕괴 논란도 겪었지만 스토리 면에서 높은 평을 듣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앤은 극단적일 정도로 이타적인 인간입니다. 극단적인 이타심으로 인해 우주적 스케일로 일을 일으키거나 끼어드는데 보고 있으면 욕이 나오기보다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드는 주인공입니다. 주인공의 이타심에는 어쩔수 없는 이유가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그냥 너도 죽고 나도 죽고 모두 죽는 스토리라 죽어도 딱히 감흥이 없어지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 이 세계에 결코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 성공이라나...
3. 웹툰 - 지원 - 한
이건 주인공이 아 호구네 라는 생각이 딱 드는 작품입니다. 작중 인물이 아예 호구로 보고 뜯어먹으려는 장면도 나오더군요. 한편의 영화 같은 느낌의 작품으로 50화 정도로 완결된 작품입니다. 약간의 SF와 미스테리, 스릴러, 코믹, 감동을 잘 버무려놓았습니다.
"언제부터 착한 것이 이상한 게 되어버린걸까?"
라는 대사가 심각한 호구임을 드러내고 있죠.
이어지고 이어지는 인연, 비정상과 정상 사이의 이야기입니다.
셋 모두 개인적으로 괜찮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타적 인간이 중심인 것은 게임 마비노기의 밀레시안과 블랙 베히모스의 주인공의 과거도 있고 꽤 있더군요. 공통점은 납득할 수 있는 이유와 개연성인데 호구 캐릭터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어설픈 호구거나 호구라고 안 해놓고 호구 짓을 하거나 민폐 호구 그리고 사건을 만들거나 인연을 맺기 위해 억지로 하는 호구 짓 정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호구의 사전상 의미는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나타냄'이라는데 굳이 착한 사람이 아닌 나쁜 놈도 이리저리 이용만 당하면 호구.. 하지만 이타적인 인간은 대체적으로 호구 취급당하는 것 같습니다. 호구가 되려면 똑똑하고 유능한 호구가 되어라가 맞는 시대인 모양입니다. 그냥 똑똑하고 유능하기도 힘든데... 그런 인간이 호구가 된다면 자발적 호구.
하지만 이타적인 인간이 위험한 경우도 있습니다. 페이트 시리즈의 에미야 키리츠구였나 앤과 비슷한 부류의 인간인데 다수를 위해 소수를 학살하는 정의 덕후라고 종종 블리는 인간이더군요. 키리츠구 보고 호구라고 하는 사람은 별로 못봤습니다. 다수를 위해 가족도 사랑도 죽이는 냉정한 킬러의 모습 때문인가 봅니다. 이용따위 무리다라는 느낌
강간당할 뻔한 사람을 도와주려다 폭행죄 강간죄 등등 감옥에 가는 경우도 있고 소방관 같은 직업의 열악함, 신문에 전재산 2억기부 할머니 떠도 빌게이츠 재산 절반 기부 약속은 기억하고 다른 기부자들은 쉽게 잊혀지는 것을 보고 안타까움에 꺼려지는 면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이타적인 사람을 보고 열등감을 느끼고 그것을 감추기 위해 호구라고 말하며 비웃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요.
전 이만 피곤하므로 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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