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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5.09.07 13:14
조회
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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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크로캅과 표도르가 돌아왔다. ⓒ 게티이미지
UFC 크로캅·표도르 '불꽃처럼 얼음처럼' 다시 쓰는 전설

시대가 바뀌어도 강력함에 대한 동경과 욕구는 바뀌지 않기 때문에 격투기는 남자들의 로망으로 통한다.

‘맨손 싸움에서 누가 제일 강한가’라는 주제는 나이를 불문하고 화두가 되기 일쑤다. 무하마드 알리, 알렉산더 카렐린, 조지 포먼, 마이크 타이슨 등은 강한 남자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들이다.

짧은 역사에도 MMA의 인기는 고속성장 중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현대사회에서 대중들은 하나의 자극만으로는 쉬이 질려버리기 일쑤다. 그런 가운데 복싱, 주짓수, 레슬링, 유도, 가라데, 무에타이 등이 총망라된 종합격투기는 팬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기에 가장 적합하다.

국내 격투 팬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종합 파이터를 꼽으라면 단연 ‘얼음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39·러시아)와 미르코 크로캅(41·크로아티아)을 들 수 있다. 단순히 강한 파이터라는 것을 넘어 자신만의 스토리와 캐릭터로 국내 팬들에게 존재를 각인시켰고, 그로 인해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변하지 않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팬들은 그들이 더 이상 과거의 ‘초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자연스러운 감정이입을 통해 “내 식구”라는 느낌으로 표도르와 크로캅을 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둥글둥글한 얼굴과 서글서글한 표정에 살짝 배까지 나온 표도르는 외모만 놓고 보면 한때의 ‘세계 최강자’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러나 팬들은 바로 그러한 점 때문에 표도르를 더욱 좋아한다. 강하지만 겸손하고, 이웃집 아저씨 같은 웃음에 친근감을 느낀다.

MMA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히는 전성기 표도르는 누구도 넘어설 수 없는 커다란 산이었다. 2000년 데뷔 이래 10여년 동안 '불패신화'를 이어갔다. 물론 코사카 쯔요시전에서 커팅에 의한 어이없는 패배로 공식전적상 1패가 있긴 했지만, 팬들과 격투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무패로 받아들였다.

그 기간 표도르는 자신의 아성에 도전하는 모든 상대들을 제압했다. 올라운드 주짓떼로로 불렸던 투지의 화신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를 비롯해 초인 타격가로 명성을 떨친 역대 헤비급 최고의 킥을 자랑하는 미르코 크로캅, UFC 헤비급에서 '두 개의 전설'로 꼽혔던 안드레이 알롭스키-팀 실비아까지 연파했다.

표도르는 헤비급 최초 올라운드 파이터로 평가받고 있다. 헤비급치고는 작은 체격에 타격-그래플링 포지션 싸움-서브미션 등 하나씩 놓고 보면 최고라 할 수 없지만, 상대의 취약점을 노린 맞춤형 공략법을 수행하는 장면은 감탄사를 내뱉게 했다.

운동능력 또한 가공할 만한 수준이었다. 헤비급 파이터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반사 신경을 바탕으로 강한 타격가들과의 스탠딩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벼락같이 상대 품을 파고들어 핸드 스피드를 앞세워 양훅을 휘두르고, 상체 클린치를 잡으면 유도식 테이크다운으로 상대를 눕혔다.

풀스윙으로 큰 궤적을 그리며 휘두르는 이른바 '얼음 파운딩'과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들어가던 '리버스 암바'는 신기에 가까웠다. 이 모든 것이 첨단 훈련시설이나 스파링 파트너의 도움을 받지 못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 더욱 놀랍다.

한편 전성기 크로캅은 한때 헤비급이면서 경량급을 연상케하던 놀라운 스피드와 동체시력을 바탕으로 매서운 타격 실력을 뽐냈다. 상대의 빈틈으로 노려 정확하게 꽂히는 레프트 스트레이트를 비롯해 알고도 막기 어려웠던 광속 미들킥, 게다가 날카로운 궤적을 그리며 상대를 강타하던 명품 하이킥은 파괴력과 화려함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자랑했다.

뛰어난 동체시력과 타이밍 포착능력, 레슬러와 붙어도 지지 않을 정도의 파워, 허리와 다리의 유연성이 남다른 크로캅의 하이킥은 두꺼운 허벅지와는 달리 순간 스피드가 뛰어나 묵직하다.

공간이 확보되면 벼락같이 날아들어 안면을 강타하거나 머리를 깎아 내리듯 휘몰아치는 광경은 마치 한 자루의 쇠파이프로 후려치는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그의 하이킥에는 '불꽃' 또는 '광속'이라는 애칭까지 따라붙었다.

크로캅은 현란한 사이드 스텝을 바탕으로 자신의 거리를 만든 뒤 상대의 갈비뼈나 옆구리를 노리고 짧고 빠르게 미들킥을 날린다. 대부분은 원거리에서 예리하게 파고드는 묵직한 미들킥 위력 앞에 상당한 충격을 받기 일쑤인데, 이때쯤 크로캅은 천천히 하이킥 타이밍을 잡아간다. 그리고 고통을 참지 못한 상대가 또다시 미들킥이 들어온다고 여기고 몸통을 방어하려 가드를 내리는 순간 ‘불꽃 하이킥’을 작렬한다.

물론 노장이 된 표도르와 크로캅은 과거의 순발력과 운동신경을 잃었고 언제부터인가 ‘최강’이라는 단어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표도르는 은퇴를 했었고 크로캅은 고집에 가까운 행보로 MMA 전장을 떠나지 않았다.

둘은 최근 또다시 역사를 쓰려 한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던 표도르는 복귀를 선언하고 다시금 싸울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미 크로캅은 팔꿈치라는 무기를 새로이 장착한 채 가브리엘 ‘나파오’ 곤자가(36·브라질)를 상대로 리벤지에 성공하며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표도르의 복귀단체는 아직 정해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크로캅은 ‘UFN 서울(UFC Fight Night Seoul)’대회 출격을 확정했다.

화려한 젊은 시절을 뒤로 한 채 노장으로서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는 두 전설의 마지막 불꽃이 타오르길 팬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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