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중화(중국)무술의 기원은 몇 천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근대로 내려오면서 그 중 태극권이 가장 발전하여 제일 유명한 권법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태극권은 경기, 보신(방어), 단련, 오락, 표현, 질병 예방, 병 치료와 건강장수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기 때문에 널리 사랑 받고있다.
태극권이란 명칭은 권법의 변화무쌍함을 중국 고대의 ‘음양’, ‘태극’이라는 철학적개념으로 그 이치를 해석하여 붙여진 것이다. ‘태극’이라는 단어는 주역(周易)의 ‘세상의 이치(易 역)에 태극(太極)이 있고 태극이 음과 양(兩儀)을 낳는다’라는 구절에서 비롯되었다. 이때 태(太)는 크다는 뜻이고 극(極)은 시작 혹은 끝 이라는 뜻이다. 송나라 주둔이(周敦?)의 태극도(太極圖) 첫 장에 ‘무극이 곧 태극’(無極而太極)이라고 쓰여 있는데 이는 태극이 무극에서 나온다는 뜻이 아니라 태극이 본래 시작과 끝(極)이 없다는 것을 말한다. 태극도는 옛날 사람들의 가장 근본적인 자연관이라 할 수 있으며, 권술(拳術)과 태극설(太極說)이 결합하여 점차 태극권을 형성하게 되었다.
태극권 : 온화하고 느리면서도 부드러운 권법이다. 훑기, 짜기, 누르기, 뽑기, 밀치기, 나가기(進), 물러나기(退), 돌기(顧), 보기(盼) 등 총 13가지 기본동작으로 되어있는데 그 움직임이 모두 부드럽고 느리며 원형을 띠면서 움직인다. 또한 동작이 끊어지지 않고 연관성을 갖고 연결되어있다. 태극권은 진(陳), 양(楊), 오(吳), 손(孫)와 무(武) 등 여러 영향력 있는 유파(流派)로 나뉘어 있으며 각 파마다 큰 바탕, 작은 바탕, 벌림, 강약의 결합 등에서 약간의 각기 다른 특징을 띠고 있다.
태극권은 진왕정(陳王廷)이 창시하였으며, 그 후 하남 진가구(陳家溝)에서 진씨 자손들이 자자손손 물려받으며 사람들에게 전수시켰고 진가구의 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태극권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후배들이 선배들의 동작을 다듬고 발전시켜 후에 이곳에서는 대대로 유명한 태극권 권법가가 나타나게 되었다. 3백년이라는 오랜 세월에 걸쳐, 진씨의 자손과 그 제자들이 생활 속에서 태극권을 발전, 보전하고 널리 전파시켜 현재 태극권은 중국인들의 생활 속에서 빠질 수 없는 심신 단련의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거의 모든 도시와, 시골에서 아침 저녁으로 태극권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은 그 자연스럽고도 고풍스러운 모습이 중국을 대표하는 광경으로 세계인의 머리 속에 남게 되었다.
진씨 족보에 따르면 진왕정의 세 아들과 손자는 무술실력이 보통이었으나 현손 갑제(甲弟)는 권법에 능하고 태극권의 원리를 잘 파악, 응용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는 비록 후계자를 남기지는 못하였지만, 후일 진왕정의 제4대 손 겸임(秉壬), 겸왕(秉旺), 겸기(秉奇) 삼형제는 진가구에서 태극권수 세 영웅(三雄)이라 불릴 만큼 유명했으며 같은 진가 일족인 진공조(陳公兆), 진대흥(陳大興)과 함께 권법가로 이름을 날렸다. 이때부터 진왕정이 창조한 7종의 권법은 더욱 간략하게 정리 되었다. 또한 원래의 장권(長拳) 108조와 태극권(13式) 2~5조는 진가구에서 거의 사라지다시피 하였으며 1조의 감싸기(砲), 밀기(推手), 당기기(粘槍)는 보완, 발전되었다.
제5대 진장흥(陳長興), 진유본(陳有本)때에는 제1조 태극권이 구자세(老架), 신자세(新架)로 나뉘었으며 제6대에 가서는 조보식 자세(趙堡架)로 세분되는 등 단련방법과 단련상대의 상태에 따라 여러 동작으로 응용 할 수 있는 권법으로 발전 하였다. 신자세(新架)는 진유본(陳有本)이 창조했다고 전해지는데, 그 원리와 동작의 바탕은 구자세(老架)와 같이 넓고 심오한 원리를 간단 명료한 동작으로 담아 내고 있어 진가구에서는 략(略)이라 부른다.
진유본(陳有本)의 조카이며 제자인 진청평(陳淸萍)도 하나의 신자세를 창조했는데 그가 창시한 신자세는 동작이 작고 정밀하며 느리기 때문에 오랜 기간 기본 동작과 원리에 충실하게 숙련을 한 다음 점차적으로 동작을 원형화하고, 진행순서를 간단한데서 점점 더 복잡한데로 한걸음씩 옮겨 권법의 기교와 난이도를 높여 가는 수련을 거친 후 자신만의 태극권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진유본(陳有本)과 동시대의 진가구 권법가인 진장흥(陳長興)은 선조들의 구자세(老架)를 물려받아 그의 태극권은 도량이 넓고 난이도가 높기로 유명 했는데, 그의 제자인 양로신(楊露禪)이 북경에서 권법을 전수할 때 신체단련의 수요에 적응하기 위해 권법의 동작을 점차적으로 바꿔 대중화 시켰는데 이것이 바로 양식(楊式) 태극권의 효시가 되었다. 그 후 양식 태극권에서 오식 태극권이 갈라져나왔는데 오식 태극권의 창시자는 오감천(吳鑑泉)이다. 영년(永年)사람 武禹襄이 처음 양로신(楊露禪)한테 진식 구자세(老架)를 배우고 또 진청평(陳淸萍)한테서 신자세(新架)를 배운 뒤 두 동작의 특징을 혼합하여 스스로 자신 만의 태극권을 창시 했는데 이것이 바로 무식(武氏) 태극권이다. 그후 무식 태극권에서 손식 태극권이 나왔는데 그 창시자는 손록당(孫祿堂)이다.
태극권은 오랜 발전사를 통해, 숱한 저서와 경험을 토대로 한 권법서가 산재되었으나 올바른 태극권 원리와 동작을 배우려면 아래의 저서들을 살펴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다음의 책은 중국 베이징에 있는 대형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인터넷으로 구입이 가능한 저서
왕종악(王宗岳) 저: <태극권론>, <태극권 명사 해석>, <13식 가>
진왕정(陳王廷) 저: <권경총가>
진흠: <태극권경론>, <태극권권론>, <태극권찬사정론>
양씨 태극권은 중국 태극권의 주요 유파 가운데 하나이며 양씨 태극권의 창시자는 양복괴(楊福魁)이다. 양복괴(楊福魁)의 자(字)는 노신(露禪)(1797년-1872년)으로 하북(河北) 영년현(永年縣) 사람이다. 어렸을 때 진장흥(陳長興)의 제자가 되어 무예를 전수 받았다. 1850년에 영년현(永年縣)에 돌아와 권법을 전수 시키며 일생을 살았다. 그는 아들 양반후(楊班候), 양건후(楊健候)에게 권법을 물려주었고 양건후(楊健候)가 또 그의 아들 조태(兆熊), 조원(兆元), 조청(兆淸)에게 물려주었다. 양씨 3대의 노력을 거치면서 진장흥(陳長興)의 태극권은 점차 정교하고 기본 원리에 충실한 양씨 태극권으로 발전하였다. 양조청(楊兆淸) (1883-1936)은 어렸을 적부터 권법수련을 하기 시작하여 수십 년간의 노력을 거쳐 마침내 태극권 최고의 무술가이며 양씨 태극권(大架)의 창시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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