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김재한
작품명 : 사이킥 위저드
출판사 : 로크
'이고깽' 쉽게말해 이계로 고딩이 가서 깽판을 친다는 말이다.
요즘은 양판소의 전형같이 되어버린 이 장르는 지금 현재도 양판소의 대부분을 관통하고 있는 테마다.
이고깽이라는 하나의 장르는 수많은 비판과 그 뻔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대중들의 공감을 얻어내고 있다는 말이다.
그 이유는 책대여점의 주고객층은 고등학생과 성인층이고 이고깽은 고등학생 뿐만아니라 과거를 추억하는 성인층까지 포괄하는 대리만족을 얻을수 있는 적합한 소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넘침은 모자람만 못하듯이 난무하는 수준미만의 책들로 최근의 이고깽은 설득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 이계소환 : 대부분의 소설들은 이계로 소환되는 것에 대한 당위성을 가지는 설정부분의 설계에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는다.
단지 '현실에서 죽고 눈떠보니 이계다.' 이런식의 초딩도 떠올릴수 있는 구태의연한 발상으로 일관한다.
*소환된 고딩과 깽판 : 양산되는 이고깽은 일반적으로 고등학생 나이의 주인공이 당연하다는듯이 기연을 얻고 그힘으로 이계에서 깽판을치다 대적자가 사라지면 끝난다.
초반 이계로 넘어오는 과정의 설정부터 안이하게 설계되었으니 메인이라고 할수 있는 '고깽' 부분의 설득력이 있을리가 없다.
단지 강한 힘으로 밀어붙이는 말초적인 재미만을 추구하다 자멸해갈 뿐이다.
수많은 수준미달의 작가들이 쉽게 흉내낼수 있는 소재로 '이고깽'을 채택해 쓴 책들이 반복해서 이런 오류를 번복하고 있고 '이고깽'이라는 장르도 점차 식상해지고 있는것이다.
그러던중 읽게 되었던것이 김재한 작가의 '사이킥위저드'이다.
일면 유치할수 있는 제목과 요즘은 식상해진 장르인 이고깽을 대놓고 채용한 소설이지만 이작가의 전작인 '워메이지'를 읽고 발전가능성을 느꼈기에 일독하게 되었다.
이소설의 줄거리나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는 최대한 자제하고 언급한 '이고깽'의 공식과 사이킥 위저드를 대입해서 감상을 해보았다.
* 이계소환 : 철부지 귀족이 자신의 욕심으로 이계의 사역마를 소환하다 실수로 인간인 주인공을 소환하게 된다.
이 소재는 일본의 라이트 노벨인 '제로의 사역마'에서 채용된것이라 사실 식상하다고 할 수있다.
하지만 여기서 작가는 설정의 치밀함으로 그 식상함을 덮으려고 한다.
쉽게말해 이유없이 사이킥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소환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용의 실험으로 먼저 강제 소환된 염동력을 가진 이계인이 있었는데 그 사건이 차원에 시간적, 인물적 균열을 일으키게 된다.
그후 이계인의 자손중 이계인의 유전적 특성이 강하게 나타난 마법사가 일전의 소환과 동시간대에 소환을 하면 지구에서 동시간대 동일한 장소에서 염동력같은 특수한 능력을 가진 인간이 선별되어 차원이동이 된다는 설정이다.
그래서 주인공 이후에 소환되는 사람도 전부 한국인이며 이능력자인 것이다.
이 소환을 담당하게 되는 마법사는 이런 사실은 자각하지 못한채 소환을 담당하게 되므로 복선이라는 나중의 소설적 재미를 남겨두게 된다.
시작은 식상했으나 설정은 오리지널에 가깝고 당위성과 치밀함을 가지고 있다.
*소환된 고딩과 깽판 : 소환으로 염동력을 가진 고딩은 이계에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마냥 깽판을 치지는 못한다.
소환된 세계에 절대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랑마기스트라고 불리우며 이고깽에서 막연하게 나오는 대마법사나 소드마스터와는 차원이 다른 힘을 가지고 있다.
이작가의 전작인 워메이지에서도 육도라는 단체의 천상계급으로 이런 인물적 강함에 대한 설정을 잘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작에서도 체계는 워메이지보다 치밀하지 못하지만 그랑마기스트라는 강력한 개성의 캐릭터로 설정적 역할을 다 하고 있다.
아무튼 여타 이고깽과 비교 할수 없는 설정적 치밀함과 매력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후권에 가서 밝혀지는 세계의 비밀설정은 베르나르의 '신'을 보는 듯하고 악역으로 나오는 그랑마기스트인 율리히의 꿈을 통해 인성을 바꾸는 흑마법 원리는 영화 '인셉션'을 연상케 한다.
작가의 나이는 모르겠으나 오리지널리티는 좀 떨어지지만 괜찮은 설정을 구성할 수 있는 상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듯하다.
전작인 워메이지의 경우 비주류라고 할수 있는 현대 SF물이었고 사이킥 위저드는 식상하기에 더 어려운 장르인 이고깽이었다.
다음작은 마검전생이라는 작품인데 문피아에서 연재된 바가 있고 역시 식상한 기존 판타지와는 다른 독특한 설정과 재미로 기대를 주고 있는 작품이다.
소드마스터가 양산형이 되어버린 세계에 나타난 진정한 소드마스터라는 소재인데 기대되는 바이다.
초반은 이고깽 장르의 비판이었으나 후반은 김재한 작가에대한 개인적인 기대글이 되어버렸다.
발전하는 이작가분 지켜보고 있으니 앞으로도 건필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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