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건드리고고
작품명 : 고수현대생활백서
출판사 : 영상노트
짧게 평하자면 최근 본 소설 중에선 최악입니다. 진실성이 제로입니다. 인과관계도 하나도 맞지 않습니다. 1권 중반까지는 그래도 주인공 성격의 특이함으로 인해 피식거리며 볼만했지만, 그 이후로는 작가가 각 파트마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썼다고 무방할 정도로 이상합니다. 마치 요새 현대판타지가 유행이니 유행하는 파트 다운그레이드 시켜서 이것저것 섞은 기분입니다.
우선 2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당신은 어떤 사람 A의 동생입니다. 이 A는 현대의학으로는 치료불가능한 희귀병을 갖고 태어나서, 부모님의 애정이 모두 A에게로만 가서 당신은 질투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A는 왕따이며, 방과후에 집으로 돌아와서는 혼자 방에서 훌쩍거리는 사람입니다. 근데 어느날 사고가 일어나 식물인간이 됐던 A는 갑자기 완쾌됐고, 그 이후에 키도 크고, 공부도 엄청 잘하고, 싸움까지 잘하게 됐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당신은 A가 겉모습을 마음대로 바꾼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역용술로 칭하겠습니다. 여기서 당신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겁니까?
혹시 당신은 A에 대해 별다른 의문없이 A한테 역용술을 배워서 공짜로 성형수술 할 수있게 되었다고 좋아한다고 생각하셨습니까? 아니면 충분히 그럴수 잇다고 납득하십니까? 그러시다면 이 소설을 볼 준비가 되신겁니다.
2번째 질문입니다. 당신은 고3이고, 어떤 유명 아이돌과 같은 학교이나 다른 반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유정도면 되겠습니다. 당연이 그 아이돌은 바빠서 학교를 잘 못 나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아이돌이 어떤 아이한테 아는 척을 합니다. 좀 친해보입니다. 그날 이 학교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습니까?
혹시 당신은 아이돌이 자기반으로 돌아가자 마자 일진이 그 아이에게 다가가 주먹을 휘두르는 장면을 생각하셨습니까? 혹은 그 학교 이사장의 아들이 일진 10명을 끌고 그 아이를 데려가 두들겨패려하고, 그 장면을 녹화할려고 한다는 걸 상상하셨습니까? 그러시다면 역시 이 소설을 볼 준비가 되신겁니다. 혹시 아직 학생인 연예인을 아신다면 꼭 말씀해주십시오. 아무한테나 말을 걸면 그 학생은 그날 무지하게 맞는다고, 그러니 그냥 혼자서 학교 생활 하라고.
이 외에도 모든 에피소드마다 현실성이 있는 것이 정말 하나도 없습니다. 고3 교실에서 매일 같은 애 2명이 싸우는데 학생이나 선생이나 아무런 제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여기 일진은 모두 칼을 들고 다니고, 조폭은 자신이 관리하는 클럽인지 나이트에서 자그마치 늦어도 저녁 8시는 안되는 시간에 예쁜 여자를 억지로 끌고 가려다가 주인공이 그 조폭을 패자, 사시미를 휘두릅니다. 요새 홍대는 그런 곳이었습니까?
그리고, 다른 여타 머리가 똑똑하다고 주인공이 나오는 소설과 마찬가지로, 이 주인공 역시 천재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어쩌면 작가가 생각하는 천재와 제가 생각하는 천재가 차이가 나는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프롤로그에는 분명히 무공뿐 아니라 모든 학문을 자신의 방식으로 재해석해서 집필할정도의 천재이며, 한 번 본것은 잊지 않으며, 그와 견줄자는 제갈량정도밖에 없다고 나옵니다. 영혼이 다른 육체에 깃들었음에도 머리 스펙이 똑같은 것은 넘어가겠습니다. 영혼은 제가 몰라서 말을 못하니까. 어쨋든 이 소설 통째로 머리가 좋다는 것은 한번 본 것은 잊지 않는 것과 수능시험을 몇달만에 만점 받는 딱 그 2개만 나오는데 암기를 잘하는 것은 천재와 관련이 없으며(현대에는 컴퓨터가 암기와 계산을 다 해주는데 암기 잘한다고 천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머리속에 있는 지식으로 패러다임을 바꿀 정도의 인물이 아니면 프롤로그에서 묘사한 천재가 아닙니다. 사실 수능정도는 난이도가 그리 높은 시험도 아니고, 수능 자체도 만점은 꾸준히 나옵니다. 그리고 490점이상 받는 사람은 언제든 만점 받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그럼 그 모두가 주인공이 살던 시대에 제갈량빼고는 적수가 없을 정도의 천재입니까? 주인공이 살던 시대에는 모두 머리가 나쁘다라는 설정이라면 넘어가겠습니다.
주인공 성격도 일정하지가 않습니다. 자신의 동생이 납치됐을 때는 그냥 좀 많이 패고 말았습니다만, 엠티가서 200명과 술대결을 이긴 후(전 알콜을 그렇다 치더라도 그 많은 물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무공의 신비함에 감탄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설마 모든 세포들을 내공으로 보호하고 100도씨까지 몸을 끓였을까 싶기도 합니다) 의대생 3명이 자신들과 동기인 어떤 여자애를 덥치려고 하는 장면을 봅니다. 어디서 많이 들으신 장면이십니까? 주인공은 그 3명을 마찬가지로 팬 후 자신이었으면 그 3명을 죽였을 것이라고 여자한테 말합니다. 자신의 동생이 납치됐을때는 죽이려고도 하지 않다가, 자신과 상관없는 사람이 그런 일을 당하니, 죽이라고 하는 건 참 아이러니 합니다. 죽였다가 그 여자가 걸리면 그 여자가 과연 무죄로 풀려날지 의문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작가는 뉴스에서 나온 어떤 사건을 보면서 자신이라면 이렇게 했을 거라고 말한 듯 한데, 이건 사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소설을 써서 대박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주인공이 과연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소설을 쓸 수 있을지 참 의문입니다. 남을 이해못하는데 어찌 공감을 끌어낼 수 있겠습니다.
소설 자체가 진실성이 다가 아니지만, 반대로 이게 너무 결여되있다면 그 소설은 소설이라고 불릴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은 거의 동화수준에도 못 미칠 정도로 진실성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수많은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진실성이 결여된 소설들이 있습니다만, 이 소설은 그 중에서도 정말로 압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이 소설에서 어떤 재미를 느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어떤 분처럼 대리만족을 하고 싶어도 어느 면에서 해야 할지도 의문입니다.
이 아래부분을 그냥 태클입니다.
많은 소설에서 한국 최고의 대학을 한국대라고 씁니다. 만약 현실의 서울대=한국대라면 수능 만점받아도 이 소설의 주인공은 한국대 경제학과 못들어갑니다. 주인공 내신 최소 상위 40% 아래입니다. 원서도 절대 못넣습니다. 그리고 서울대 문과는 면접도 없습니다. 제가 외고 출신이라 경험해봐서 압니다.(만점받았다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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