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글을 썼을 때가 생각나는군요.
2002년이었습니다. 그냥 심심풀이로 연습장에 적은 글을 군대선임이 뺏어 읽더니 재미있다고 칭찬을 하더군요. 어쩌면 그때가 독자와의 첫 만남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는다는 것이 어색했지만, 싫지만은 않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전 시간이 날 때마다 글을 썼고, 우연찮게 군인트라넷에 글을 올렸는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봐주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문법도, 맞춤법도 엉망진창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전 학교에서 수업을 받기보다 수업을 안 받은 시간이 많을 정도로 흔히 말하는 양아치였으니까요.
쉽게 말해서 초등학생보다 더 맞춤법을 모를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글을 쓰는 게 즐거워서, 내 글을 읽고 남겨주시는 댓글이 너무나도 읽고 싶어서 정말 자는 시간을 쪼개가며 한글을 공부했습니다.
그 덕에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럭저럭 글 흉내는 내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이 모든 것이 그때 그 독자의 한마디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게 열정이라는 것을 선물해준 독자의 한 마디요. 그만큼 작가에게 있어서 독자는 소중합니다.
요즘 문피아가 조금 시끄러운 건 알고 있습니다. 마치 서로에게 그동안 쌓여왔던 불만을 토로하듯 작가와 독자의 구도로 이뤄져서 토론이 벌어지더군요. 그러다보니 서로에게 조금 상처를 주는 말도 오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이곳을 찾는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작가와 독자로 나누기 전에 ‘장르문학이라는 같은 취미를 가진, 같은 것을 바라보고, 같은 것을 좋아하고, 같은 것을 꿈꾸는 사람들’입니다.
이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분명 작가도 독자를 고마워하고, 독자도 작가에게 고마워 할진데, 아직 우린 그 마음을 표현하게 조금 서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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