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얘기로 들리겠지만, 저 어릴 적에 비행접시라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어릴 때는 그게 뭐였는지 모르고 그저 저런 비행기들이 다 있구나, 하고는 그냥 넘어갔던 일이죠. 둥근 원형 모양에 부풀어 오른 찐빵 같은 것이 번쩍번쩍 빛을 내는 비행접시가 제 어릴 적 산 동네에는 가끔 보였습니다.
중학교 때가 되어서야 전 세계 어디에도 그런 비행기는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더랬죠. (단지 나치가 전쟁당시 무기용으로 비슷한 원형의 비행기를 개발했다는 루머는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비행기가 ufo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그 기분은 꿈속에서 티비를 시청하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티비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전 이따금 어릴 적의 제 모습을 생각해 봅니다.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며 산등성이를 넘어가는 저게 무얼까 곰곰이 생각하던 코흘리개 녀석.....제가 어릴 때 꿈을 꾼 건 아닐까 의심도 들었었죠.
하지만 제 기억속의 코흘리개는 자기 머리 위로 비행접시가 지나갈 때, 분명 현실속에 서 있으면서도 환상에서만 존재 해야하는 그 무언가를 본 듯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그 동네를 떠난 후로는 그런 경험을 한 적은 없었지만, 여기 문피아에 와서 그때의 오묘한 기분을 한번 더 느끼게 됩니다.
분명 비상식적이기는 한데, 그것조차 막상 내 앞에서 벌어지니 현실로 여겨지는 이 느낌.
콜린님의 오후 다섯시의 외계인에서 기묘한 세계를 다시 한번 만나 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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