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연참대전에 참가하였고, 또 하루도 빠짐없이 11000자를 투하하여 지금 1등 자리를 지키고 있는 놈입니다.
전 애초에 이 연참대전에 참가할때부터 목표가 1등이었습니다.
처음에 제가 연참대전 시작할때 생각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하루에 11000자씩 풀로 쏟아부어서, 20일을 버텨내시리라 생각했고, 마지막엔 공동 1등이 한 5~6명은 나오지 않을까.. 그럼 마지막에 가면 용량 제한이 풀리겠구나 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난 하루에 한글자도 놓치면 안되겠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페이스 조절에 굉장히 신경을 썼습니다.
어떤 날은 저도 글이 11000자를 초과하게끔 써질때가 있고, 어떤 날은 5000자밖에 안써집니다. 전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꾸준히 쓰는 연습을 했습니다. '오늘15000자 썼으니 내일 5000자 써서 10000자씩 갈라야지.'가 아니라, '무조건 하루에 11000자씩.' 이었습니다.
금강님이 연참대전 시작한다는 공지를 띄우면서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연참대전은 작가로서는 극기훈련과 같고, 매일 쓰는 훈련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비축분 보다는 자신과의 싸움을 하는 기회로 삼아보시기 바랍니다. -
네, 전 매일매일 제가 목표한 분량을 쓰는 훈련을 하면서 이 연참대전에 임해왔습니다.
처음에는 만천자씩 쓰려니 죽을 것 같았습니다. 이틀에 한번꼴로 3천자씩 쓰던 제가 하루에 만천자씩이라면 거의.. 평소의 여덟배의 시간을 글쓰기에 투자해야된다는 말이니까요. 하지만 이를 악물고 버텨냈습니다. 그러다보니 종반에 와서는 무난해지더군요.
그래서 전 한글자도 빠짐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11000자를 써내고 있는 중입니다. 제가 글을 잘쓰고 못쓰고를 떠나서, 제가 목표한 것을 제대로 이루어내고 있고, 끈기를 보여주고있다는 점에서 저는 제가 기특합니다.
금와님이나 유토피아님이 중계글을 올리시는 것을 보면, 금와님이나 밀키문님 같은 경우, 저와 글자수가 몇개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걸 보면 죄송한 마음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난 단 한글자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 10글자를 채우기 위해서 컴퓨터 앞에 멍하게 한시간을 앉아있었던 적도 있었는데. 내가 조금은 더 칭찬받아도 되지 않을까' 하고 말입니다.
마지막에 용량제한을 푼다해도 저는 상관이 없습니다. 제가 5만자를 폭탄투하하겠다! 하는 게 아니라, 만천자씩 꾸준히 마지막까지 달리기로 마음먹은 제 목표를, 제 스스로 이루어내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니, 작가님들 부탁드립니다. 억울한 마음을 조금만 숨겨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원하신다면 만약 제가 1등이 되었을 경우 그 상품을 넘겨드리겠습니다.
글쟁이가 이렇게 한담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좋지 않게 보시는 것 알고,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좋지 않다는 것 압니다. 하지만 연참대전 기간동안 마음이 너무 좋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마음먹고 꾸준히 시행한 제 노력이 마치 '운이 좋아서 1등한놈' 처럼 비춰지는 것 같아서 정말 허탈합니다.
'이분들 ㅎㅎ 다 장난치시네! 재밌다..'
라고 생각하지만, 또 몇몇분은 너무나 억울해하시고 진심으로 저를 미워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 마음을 지우려 했지만 쉽지 않습니다. 저는 귀가 얇고, 사람들의 반응에 약한 놈이기 때문입니다.
용량제한이 풀려도 괜찮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역전의 기회를 드리는 것, 독자분들께도 더 재밌는 상황이고 즐겁다는 것 압니다. 용량 제한을 풀어달라고 말씀하시는 건 지켜보는 저도 재밌고 즐겁고, 저를 장난스레 놀리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11000자를 쓰지 못한 날, 전 바락바락 11000자를 쓰기 위해 조금은 더 수고를 했음을 알아주십시오. 혹시나 낮잠자다가 그날을 넘겨버리진 않을까. 하고 낮잠도 안잤습니다.
저의 연참대전 1위를 마치 운인듯, 요행인듯 말씀하지 말아주십시오. 마음 약해빠진 제가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대략 이주 간 저와 싸워 온 제 자신이 너무 허탈해져서 말입니다.
-이 글이 문제가 있다면 폭파시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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