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을 보고 쓰는데 댓글이 좀 길길래 새 글로 씁니다. -_-;;;
음......뭐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오가는데...대체적으로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이걸 좀 더 정치적인 관점에서 접근해 본다면, 검이 주력으로 쓰이던 시절에는 "시민 = 군인 = 사회 주도층" 공식이 성립했습니다. 사회의 기간이 되는 건장한 시민 남자들이 경제의 중추이면서 동시에 상시대기 예비군 집단이었던거죠.
이 시절에도 물론 귀족계급이 있었지만 중세 - 근대를 거치는 과정에서의 귀족과는 좀 다릅니다.
하여간 이 시절에는 뻑하면 서로 조져대는 아름다운 풍습(...) 덕분에 실전경험과 군율, 그리고 장비의 질이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후에 찾아올 시절보다)
전술 자체도 시민이 주축을 이루는 - 여기서는 시민이란 경제적 독립성을 유지한 계층 - 총력전 형태였고, 여러가지 복잡한 이유로 기마세력은 보조병과에 머물렀습니다.
당연히 검을 쥐고 터벅터벅 걸어가 옆 동네 놈들을 차근차근 썰어버리는 방식으로 전쟁을 치뤘습니다. 이러니 검이 주력병기인 것이 당연하죠.
시대가 흘러 특정 계층이 경제력과 권력을 장악하면서 본격적으로 귀족계급이 대두됩니다. 동시에 사회 중진이었던 시민계급이 상하로 분리되어 급속한 계급이동과 재편이 이루어지죠.
이 시점에서 전문적으로 칼질만으로 먹고사는 계층도 생겨나고, 군사행동은 상위 특정집단에 의해 주도됩니다. 동시에 토지에 예속되어 경제적 약자계층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죠. 한정된 재화를 누군가 장악했다면 그 반대계층이 자연발생하는 겁니다.
이들 토지에 예속된 약자계층이 급증하면서 이들을 전력으로 쓰는데 이전 시대의 시민병과 달리 날붙이 무기를 대량으로 공급하기에는 여러가지 사회 인프라가 받쳐주지 못합니다.
이 시점에서 이전 시대에서 보조무기였던 창이 대량으로 보급됩니다. 값싸고 훈련도 필요없고 군사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농민병들을 쉽게 무장 / 무장해제 시킬 수 있는 방식이니까요.
고도로 전쟁에 특화된 귀족 및 전투계급들이 저글링 러시로 동원되어 창으로 무장한 절대다수의 농민병을 상대해야 되는 상황에 이르자 이쪽도 숲에서 나무 잘라다 대충 날붙이 달아만드는 창을 대량으로 보급시켜 농민들을 무장시킵니다. 그리고 그들 자신은 좀 더 방어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을 강구합니다.
쓰다 죽어버릴 농민이야 지천에 깔려있고, 심화된 계급구조에서 소모된 농민을 대체할 최하층은 더 많습니다. 반면에 재화를 독점한 계층은 극 소수이다보니 점점 고도로 전문화된 전투계급과 강제동원된 소모적 농민병이라는 양극화가 가속됩니다.
이게 자세히 이야기 하려면 끝이 없는데......
창이 꼭 전투에서 - 그러니까 전술적 관점에서 - 우위에 있기 때문에 검이 장식품이라는 말은 틀립니다.
그것보다는 전체인구에서 가지지 못한 무산계급이 급증했고, 이 계층을 쉽게 무장시켜 전쟁에 써먹으면서 동시에 언제라도 무장/ 무장해제가 용이한 무기를 찾다보니 창으로 귀결된 것이고, 소수정예의 전투계급과 절대다수의 하층계급 양극화로 전쟁을 이끌다보니 창이 절대숫자에서 더 많은 겁니다.
무엇보다 검의 대량보급에 의한 무장계층 난립의 폐혜는 일본역사에서 쉽게 찾을 수 있고, 유럽에서는 강력한 국가권력이 이들 무장계층을 흡수했기에 좀 다른 양상을 보였습니다.
(동양의 제철기술 수준과도 관계가 있고...상호연관을 따지자면 끝이 없죠...;;;;)
회사에서 쓰는거라 뭐 대충 손 가는대로 끄적입니다.
덕분에 세세한 예시나 정확한 고증 따위는 바랄 수 없고, 그냥 하나의 "흐름"으로서 봐주십시요. 역사란 것은 흐름이지 하나의 상황만 뚝 떼어내서 생각하면 아래의 검 이야기처럼 돌고도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습니다.
뭐...허접 글쟁이 늑호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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