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에게 문피아는 어떤 곳인지요?
사실 이번 연담의 사태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 한 사람입니다.
몇 가지 말을 하고는 싶은데...
아무래도 현재 연재를 하고 있는 작가이고, 앞으로도 작가로 활동할 사람이기에 이런 입장 표명 부분에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어서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도 이 글을 적는 이유는 문피아를 애정하는 한 명의 일원으로서 얘기하고 싶은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유료연재 연중 문제.
같은 작가로서 글이 막히는 건 십분 이해하지만, 무단연중이라는 것은 사실 돈을 내고 읽는 독자들에게 용납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사실 이 무단연중은 문피아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타 사이트에서도 마찬가지이고, 출판사를 통해 책을 낼 때도 마찬가지이며, 장르판이 아니라 국외로 시선을 돌려도 숱한 일입니다.
가령 이름만 말해도 알만한, 그리고 수많은 팬들을 보유한 베테랑 작가들조차 연중을 하고 잠수를 하거나, 연중에 가까울 정도로 주기가 느린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 부분에서 연중 작가에게 일종의 철퇴를 내리는 행동을 하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출판사조차 계약서에 따라 법적 절차를 밟을 수 있어도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문피아에서 연중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한 부분이겠지요.
실제로 문피아에서는 연중 작가들에게 몇 가지 조치를 취하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 강압적으로 하기는 좀 어려운 부분들이 많지요.
아마 유료연재를 하다가 무책임하게 그만 둬 버리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지 못한 부분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전 좀 더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피아에서 책임을 지는 게 아니라...
대신 신뢰지수 같은 것을 도입하는 거죠.
처음 쓰는 사람은 새내기 작가로 표시, 완결을 한 작품이 있을 때마다 높은 신뢰지수로 표시해서 독자들에게 작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요.
(연중 작가에게 가장 좋은 방법은 독자의 외면입니다. 아, 물론 ‘유료연재’일 경우입니다.)
두 번째는 연재한담의 존재입니다.
최근 연재한담에서 이동/삭제 되는 글들을 보면서 언론통제 식의 운영이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문피아는 특별히 언론통제를 하지 않습니다.
다만 ‘연재한담’ 자체가 너무 유기적인 기준을 지니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가령 토론마당이나 강호정담 등에서도 규정에 어긋나는 글이 아니면 전혀 제약을 받지 않습니다.
연재한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연재한담의 규정에 어긋나는 것을 알면서도, ‘자, 그래도 난 여기 쓴다. 왜냐고? 사람들이 볼 테니까.’ 라고 해놓고 삭제되었을 때 ‘역시 언론통제네.’ 라고 하는 건 옳지 않다고 봅니다.
솔직히 언론통제다라고 하시는 분들 중에.. 토론마당이나 건의 게시판, 핫이슈 게시판을 통해 문제제기 하는 분들을 ‘많이’ 보지는 못했습니다.
즉, 연재한담의 용도에 맞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올렸다는 뜻이지요.
그럼 이렇게 묻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건 삭제됐는데, 저건 왜 가만히 놔 두냐? 입맛대로 노냐?”
이게 바로 관행적 혹은 유기적 기준의 문제점이라고 봅니다.
최근 가입하신 분들은 모르겠지만, 고무림 시절부터 계시던 분들은 연재한담이 문피아의 역사나 다름없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연재한담의 규정들은 처음부터 있었던 것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절충된 규정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한담의 용도에서 조금 어긋나더라도, 용인하는 경우들도 있었습니다.
아래 ‘율이아버님’ 님의 글만 하더라도 엄밀히 말하면 카테고리에 아주 적합하다고 보기는 어렵겠습니다만... 그 내용이나 다른 유저들의 반응을 보아 용인할 만한 수준이라고 여겨집니다.
이토록 연재한담은 애초에 ‘모호한’ 기준들이 존재했습니다.
그 모호한 기준이 ‘순기능’으로 작용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예전 문피아의 최고 장점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문피아 유저들은 특유의 자부심을 지니고 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유료 사이트가 되며, 더 많은 사람들이 유입될수록 그 순기능이 역기능으로 변하는 것 같습니다.
해서 저는 연재한담의 규정이 아니라, 게시판 정리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고 봅니다.
(유료연재에 관련된 게시판이 따로 생겨도 좋을 것 같고요.)
마지막으로 또 하나의 문제가 ‘무익한 비꼬기’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조금 절제됐으면 하는 부분입니다.
예전에 리뉴얼 당시 올렸던 글이 있는데...
인터넷 사이트든 오프라인의 어느 집단이든, 구성원이 으쌰으쌰 하며 문제해결을 위해 토론하고 뭉치는 것과, 비난을 하듯 성토하며 문제제기를 하는 곳의 발전도는 차원이 다릅니다.
제가 경험한 고무림, 문피아는 일방적으로 독자의 요구를 무시하지 않습니다.
토론마당이나 건의게시판을 통해 독자의 뜻을 함께 밝히고, 요구를 하면 언제나 반영이 됐습니다. (반영이 된다는 건 무조건적인 승낙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설령 요구하지 않더라도, 독자들의 불만 등이 강호정담이나 연재한담에서 나오면 늘 검토되었던 것으로 압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것보다는 비꼬기 식의 비난이 더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어떤 분은 “참을 만큼 참았다.” 라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우리가 바라는 지점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바라는 건 문피아가 보다 발전하는 것이고, 질과 양적으로 독자나 작가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장르 시장입니다.
현재 문피아는, 그리고 장르 시장은 사상 최대의 과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유료 연재가 될 당시, 망할 거라고 외치며 여론몰이 했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전혀 망하지 않았습니다.
망할 거라고 했던 사람들은 어디 갔을까요? 그리고 지금 무슨 말을 할까요? ‘곧 망할 것이다.’ 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현재까지는 잘 해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디에서나 초창기, 과도기에는 문제들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문피아의 대처 중에 문제가 있었던 부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일방적으로 비꼬거나 비난만 해서는 좋은 방향으로 나가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고무림 시절에 감탄했던 것 중 하나가.. 문피아 분들의 점잖은 태도와 장르를 사랑하는 애정도였거든요.
이런 사이트도 있구나 싶었던 분위기였습니다.
지금도 그런 문피아만의 장점들이 조금 살아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어제만 해도.. 추천글을 표방한 다른 의도의 글이 올라왔기에.. 그분은 그 소설을 한 번도 읽지 않았다고도 하시기에.. 도의적으로 이건 좀 아니지 않나 하는 마음으로 댓글을 올렸습니다.
(지금은 삭제됐습니다만) 그랬더니 그 댓댓글에, ‘문피아 많이 옹호하세요.’ 라는 글이 달려서 조금 충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분이 제게 어떤 악감정을 갖고 있나 했는데, 그럴 만한 일도 없으리라 생각되고요.
이분은 제게 무엇을 바란 걸까요?
합심하여 문피아를 비난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을 하고 싶으셨던 걸까요?
내가 화나고, 내가 문피아가 싫어졌다고, 문피아를 소중히 여기는 다른 사람의 마음까지 짓밟는 건 옳지 못합니다.
그리고 옹호.. 네 저는 문피아를 옹호하고 싶습니다.
독자로서도, 작가로서도 지난 추억과 앞으로의 꿈이 담긴 공간입니다.
하지만 그게 아닌 일에도 맞다고 우길 거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과도기에 들어선 현재에... 비효율적인 비꼬기 보다는 좀 더 건설적인 방향으로 의견제시를 하고 싶다는 것이지요.
쓰다 보니 긴 글이 되었는데..
아무쪼록 문피아 운영진과 독자 모두가 국내 장르시장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적었습니다.
p.s. 이 글은 딱히 어떤 특정인을 표적하여 쓴 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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