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끔찍한 교통사고를 겪었다.
그 후로 내게도 정신병이라고 할 만한 증세가 생겼다.
나는…… 잠을 자지 못한다.
뭣도 모르는 사람들은 그걸 축복이라고 말한다. 무지한 자들의 개소리다.
그건 고통이다.
뜬 눈으로 버라이어티 쇼를 봐도 웃질 못한다. 아이돌 가수를 봐도 아무런 감흥이 없다. 인간들과 다른 난 소외를 받는다.
철저하게 격리 된 느낌…… 난 나를 잃는 기분을 강하게 받는다.
그래.
백번 양보해서 그건 참을 수가 있다.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망상은 날 지긋지긋하게 괴롭히다. 너무 시달리다보면 현실인지 가상인지 구분도 가지 않는다.
억지로 잠을 청하다가 두려움에 눈을 떴다.
겨우 몇 분이 지났을 뿐이다.
이 밤이 너무나 두렵고 무섭다. 원치 않는 잡념에 시달리고 나면 잠을 잔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깨닫게 된다.
아.
이제 겨우 새벽 4시다.
해가 뜨기까진 절망에 가까운 몇 시간을 홀로 버텨야 한다.
끔찍하게 긴 이 밤을 버티는 방법은 멍하니 쇼 프로그램을 보는 게 고작이다.
이대로는 미칠 것 같아 정신과를 찾았다.
일반인으로써는 쉽지 않은 결단이었지만 더 늦기 전에 큰 용기를 냈다.
상담을 받고 MRI를 찍었다. 혹시라도 사고후유증일지도 모른다는 의사의 조심스러운 권유 때문이다.
드디어 결과가 나왔다.
이어진 의사의 말은 충격 그 자체였다.
“두개골에 구멍이 뚫렸던데…… 혹시 뇌수술을 받으셨나요?”
웬만해선 병치래도 않던 난 병원을 찾은 횟수도 손에 꼽는다. 당연하겠지만 뇌수술을 받은 이력도 기억도 없다.
극구 부정을 하는 내게 의사는 약물처방을 내렸다.
병원을 나서던 어머니가 우뚝 섰다.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망연자실한 내게 어머니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으셨다.
“지난 삼 년…… 무슨 일을 겪은 거니?”
내가 묻고 싶다.
잃어버린 시간.
내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정규연재란 유아인 쩐의 반란입니다.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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