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층 대부분이 남자라 여자인 주인공에 몰입이 힘들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단순히 그것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 글쓴이가 여자다.
여자가 주인공인 소설은 대부분 글쓴이가 여자입니다.
여기서부터 갭이 생기는 거죠.
진산, 전민희, 이수영 등 걸출한 여성 작가들도 있지만 그분들은 특별 케이스고...
문피아 같은 연재 사이트에서 여성 글쓴이 특유의 색채가 드러나기 시작하면 솔까말 대부분의 남성 독자들은 그 글을 피하게 됩니다.
피하는 이유는 글의 성향, 전개, 대사, 내용 등과 연관이 있죠. 잘 쓰고 못 쓰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2. 연애요소
솔직히 출판작이건 연재작이건 판타지 무협에 있어 연애는 그냥 곁다리입니다. 아예 연애 요소가 없는 글을 찾는 분들도 많고요.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연애를 제대로 쓸 줄 아는 작가분들 자체가 얼마 없기도 하고... 연애 요소가 나오면 글이 삼천포로 빠지는 경우도 많고 하니까요.
그런데 여자가 주인공인 소설치고 연애가 핵심이 아닌 글은 거의 없습니다.
더욱이 요 근래는 남자 하나, 여자 여럿인 하렘물도 기피되고 있는데, 여자 하나에 남자 여럿이라는 역하렘 구도가 펼쳐지면 대부분의 남자 독자들은 질색을 할 수밖에 없게 되죠.
그리고 여자가 주인공인 소설의 연애 상황을 보면 대부분 여자인 주인공이 사랑을 '받는' 입장입니다. 수동적인 스탠드를 취할 수밖에 없고... 결국 글이 더 기피되죠.
3. 여성 특유의 설정, 남성 특유의 설정.
분명 갭이 있습니다.
당장 저만해도 글 보다보면 아, 이건 남자가 썼구나, 여자가 썼구나하고 감이 옵니다. 그리고 그 감은 십중팔구 맞아떨어지고요.
설정이라고 에둘러 표현하긴 했지만 대사나 전개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예라고 하긴 뭐하지만,
문피아에서 연재되던 어떤 소설이 있습니다. 이건 주인공이 남자입니다. 정치가 메인 소재에 가깝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주인공이 남장을 하고 다니던 여자 인물과 연애관계에 빠져들고...
그때부터 글이 삼천포로 빠지는 기분이라 일단 저는 접었습니다.
남자가 쓰는게 옳다, 여자가 쓰는게 옳다 이 이야기를 하려는게 아니라(애당초 그런 식으로 따질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고요)
현재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남자 독자들이 저런 성향의 글을 꺼려한다는 겁니다. 수요층이 꺼려하니 생산자 층도 여자가 주인공인 소설은 꺼려할 수밖에 없고요.
덧1) 그럼 낙월소검은 어떻게 된 거냐 하실지도 모르지만 그건 여러모로 본문 내용과 동떨어진 파격작이라 생각합니다. 애당초 글의 여성성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이수영 작가님이 쓰신 글이고요.
덧2) 하지만 말은 이렇게 해놓고 전 여자가 주인공이고 연애(?)가 메인 소재인 글을 최근에 써서 완결까지 봤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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