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나 천사 같은 위대한 존재에게 인간은 어떤 존재일까?
신이 자신을 닮게 하여 만들었다고 하는, 먹이사슬의 정점에 올랐다고 생각하는, 모든 생물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자부하는 이 인간이라는 종족을 상상의 한계를 뛰어넘은 그 위대한 존재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들에게 있어서 인간이라고 하는 동물은 많은 숫자만이 장점인 벌레, 즉 우리가 개미를 보고 느끼는 것과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간을 벌레라고 한다면 물론 많은 사람들이 헛소리라고, 만화를 너무 많이 본 것 아니냐고, 그렇게 염세주의자같이 생각하면 결국 모든 것이 불행할 뿐이라고, 특히나 종교인들은 악마에게 홀린 것 아니냐고 말하겠지.
하지만 너희들은 그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어?
그들에게 있어서 우리가 개미 같아 보이지 않는다고 어떻게 증명할 수 있어?
결국 그들의 전지전능함 앞에선 우리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머저리들일 뿐인데?
우리들은 그저 그들을 상상하며 두려움을 느끼고 경외감을 느끼는 하찮은 존재일 뿐인데?
……논점에서 조금 벗어나 버린 것 같군.
결국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 위대한 존재들, 그 중에서도 악마야.
악마, devil.
사람들을 홀리고, 고통스럽게 하고, 추악하게 만들고, 재앙을 내리고, 해를 끼친다는 그 존재.
악마는 왜 언제나 전설이나 기록상에서 소원을 들어주는 대가로 사람의 목숨을 가져갈까?
그들에게 있어서 우리는 그저 세계에 1%조차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발버둥치는 벌레들일 텐데, 개미를 보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시선으로 우릴 보고 있을 텐데 대체 왜 꼭 목숨을 대가로 받는 것일까?
전설대로 인간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싶다면 목숨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를 가져가야 하지 않을까?
사실은 어린아이들이 개미를 한 번에 짓눌러 죽이지 않고 다리와 더듬이를 하나하나 떼어내고 몸을 토막 내는 것처럼 언젠가 목숨을 빼앗더라도 다른 무언가를 먼저 빼앗지 않았을까?
사실은 개미의 다리와 더듬이 같이 우리에게서 빼앗아간 무언가 때문에, 빼앗긴 사람이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기 때문에 목숨을 빼앗았다고 오해하고, 기록한 것은 아닐까?
결국, 모든 것은 착각과 오해 속에 점철된 거짓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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