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일반란의 <전국시대>를 추천합니다.
일반란이 무협, 판타지, 퓨전, 현대물 등의 주요장르에 비해 독자수가 현저히 적어서 골든베스트에 끼지는 못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본 작품 중 실로 수작으로 꼽을 만합니다. 만약에 독자수가 쉽게 늘지 않아 설은하수님이 무력감에 펜을 놓으시면 저로서는 귀한 보물을 잃을 것 같은 생각에 추천글을 남깁니다.
아직 편수가 10편 밖에 되지 않아 전반적인 줄거리를 소개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지금까지 나온 것이나마 간단히 정리하겠습니다.
본래 수학강사이던 주인공이 술에 취하여 잠 들었다가 고대 중국에서 다시 눈을 뜹니다. 차원이동을 한 것은 아니고 웬 궁중에서 귀한 신분으로 깨어나지요. 15세로 병마에 시달리다가 병상에서 쾌유한 조나라의 태자 '휘'로 말입니다.
어리둥절해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깨닫게 됩니다. 때는 중국대륙 전역이 전화에 휩싸이고 백성들은 도처에서 고통에 신음하던 전국시대. 이곳에서 머뭇대다가는 자기도 전쟁에서 죽어나가게 됩니다. 이 때는 진나라가 강성하여 명장 백기 장군이 호시탐탐 한, 위, 조 3국의 국경을 탐내던 시기입니다. 화씨벽이나 문경지교의 고사로 유명한 인상여나 염파 장군, 그가 사령관으로 있었다면 백기 장군의 대학살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하는 명장 조사가 활약한 시기도 이 때죠. 따라서 휘는 생존을 모색해야 했고, 그 이상(천하통일)을 추구해가려면 인재를 모으는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그래서 인재를 모으고 나름대로 둔전제라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토지정책(제가 기억하기로 조조가 처음 도입했다고 하는데 확실치는 않습니다)을 제안하는 등 궁중에서 입지를 다져갑니다.
그러나 장군들이 전쟁을 지휘하기 위해 국경에 떠난 사이 부친인 혜문왕이 병상에 눕고, 왕비가 섭정을 행하면서 위기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왕비는 휘의 친어머니가 아니고 본인 자식을 왕위에 올리기 위해 그동안 노리고 있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기회를 틈 타 휘를 살해하기 위해 군사를 움직이게 되고 휘는 궁궐에서 소수의 추종자들만을 이끌고 도망합니다. 도주하던 중 측근이 고기를 권해서 먹었는데 곧 그것이 추종하는 병사의 인육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절망감에 처합니다. 그러고는 혈루를 흘리며 복수를 다짐하게 됩니다.
이 작품은 <삼국지>나 <초한지> 등에 워낙에 익숙해져서 모두 혼란기임을 알면서도 쉽게 소설로 접하지 못했던 춘추-전국시대 중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같은 꿈을 꾸다'나 '풍운비양'과 같은 걸작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미 아는 이야기라는 단점이 있지요. 전 당대를 배경으로 하는 <열국지>를 재미있게 읽기는 했지만 그 작품의 경우 등장인물이 너무 많고 시점도 앞서 두 작품과 다르게 계속해서 변하다보니 감정이입이 어려운 측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휘의 관점에서 서술하니 그와 같은 단점 없이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또 본래 역사대로라면 조나라는 곧 망해야 하는데 설마 주인공의 나라를 그렇게 쉽게 망하게 할 것 같지는 않으니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재미도 있습니다.
이에 이 작품을 추천합니다. 꼭 읽어 보세요. 몰입감에 깜짝 놀랄 것입니다.
주소는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gon&category=691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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