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가끔 글이 막힐 때, 술의 힘을 빌립니다. 그게 낮이건 밤이건 상관은 없습니다. 막히면 집에 잔뜩 담근 담금주(지금은 대추와 산수유, 복분자주가 있네요.)를 머그컵 한잔 가득 따라 먹고 키보드 앞에 앉습니다.
아주 잘 써집니다. 저만의 특징인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술이 들어가면 판단력이 흐려지고 제대로 된 생각이 힘드니까요. 하지만 저는 글을 쓸 때에 무척 불필요한 고민이 많은 편이라 술이 들어가면 그런 부분을 확 넘어가버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장면을 앞에 두고, 맨 정신으로 일주일을 고민하며 못쓰고 있는 경우 술의 힘을 빌려 단번에 결정을 내리고, 이후 내용을 이어나가는 식이지요. (물론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취해서 글을 쓴다는 건 아닙니다. '결단'에 대한 용기를 얻는 용도.)
술이 없으면 담배를 피웁니다. 흡연자 분들은 알 겁니다. 담배 피울 때만큼은 여러 가지 복잡했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자연스레 갖게 된다는 것을요. 이런 저런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정말 저는 안좋은 걸로 힘을 얻는 스타일인 듯 합니다. 사실 건강에 좋지도 않고, 좋은 글을 쓰려면 맨정신에서의 고민이 더 나을 텐데도, 이런 유혹을 이기지 못합니다.
그냥 글을 쓰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 씁니다. 연재한담에는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일까요? 음... 그냥 이런 사람도 있다... 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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