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길치백곰입니다.
이번 추천 조작 관련 글을 읽으며 가슴이 아파 글로 남겨봅니다.
아마추어 작가의 길은 험합니다.
물론 길 자체는 프로 작가의 길에 비하면 보잘 것없이 평탄합니다.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고.... 두려움을 몰라도 되는 시기이니까요.
그러나 아마추어의 길이 프로의 길보다 힘들게 느껴질 때는 단 하나,
프라이드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마추어는 프로와 달리 지켜야할 프라이드도 없고 실패하면 다시 도전하면 그만입니다.
모두들 그렇게 말합니다.
그래서 모두 잊고 있는 것일까요?
아마추어 작가에겐 지켜야할 프라이드가 없습니다.
실패하면 다시 도전하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 지켜야할, 괜히 무겁기만한 그 프라이드라는 녀석입니다.
아마추어의 길이 프로보다 평탄한 이유는 그 프라이드가 없기 때문이지만, 역으로 그 프라이드가 없기에 또 힘겹습니다.
저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지금 제가 연재하고 있는 녀석이 하나 있는데, 읽어주시는 독자도 몇 안 되는 것으로 보아 지지리도 재미 없나봅니다.
애독자 몇 분이 계신 것을 위안 삼아 완결까지 달리고는 있으나 매우 힘듭니다.
또 때려치고 다른 걸 쓰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혹은 자추라도 해서 반짝하고 떠보고 싶은 생각도 무럭무럭납니다.
그렇게 어떤 수라도 써서 뭔가 하나를 터트리면, 그게 내 프라이드가 되고 그게 내 프로의 길을 열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의 두근거림이 멎지를 않습니다.
저는 감히 말합니다.
프로의 길이 자신의 프라이드를 지키는 과정이라면 아마추어의 과정은 나중에 지켜야할 프라이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그렇다면 나중에 지켜야할 그 프라이드가 거짓된 것이라면 나 자신이 나중에 그걸 지켜야겠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요? 과연.... 어떨까요?
물론 머리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가슴은 답답한 게 현실입니다.
게다가 더 갑갑한 것은 난 이렇게 참고 있는데 누군 추천 조작으로 조횟수가 높을때....
물론 금강 선생님의 밀씀대로 추천 조작으로 마지막이 좋은 작품은 없습니다.
마치 도둑이 돈을 훔치더라도 나중에 감옥에 가는 것처럼요.
인과응보겠죠.
하지만 중간 과정에서 지켜보는 타인들은 뭐가 됩니까?
아 나나 쟤나 매한가지 아마추어들인데 누구는 추천 조작해서 조횟수 3천대이고 (연독률은 거지여도) 나는 조횟수 100을 못 넘겨서 매일 같이 울고 있나....(실화이고 이거 제 얘기입니다...)
아주 비슷한 예로 우리나라 청문회하면 신상 털 때 안 나오는 게 없습니다.
위장전입은 이젠 당연한 거고.... 오히려 자식 생각하는 부모의 정성이자 희생이고...
웬만한 뒷돈 검은돈도 애교입니다 애교...
미필은..... 대통령도 미필인데요?!
그렇다고하고....
그럼 그렇게 안 하고 성실히 법규에 따라 착실히 살아가는 우리는 뭐가 됩니까?
우리가 바보여서 그렇게 안 한 거밖에 더 됩니까?
어째서 우리를 바보로 만듭니까?
그런 억울한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범죄는 이어집니다.
그런데 인간의 뇌는 참 편리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서, 시상하부 부위에서 인간은 어떤 행위에 대한 보상을 바라게 되어있고, 그 보상이 노력한만큼 받아지지 않는다면 분노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억울함을 느끼는 것은 그런 이유이지요.
즉, 악순환은 지극히 본능적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냉철한 이성으로 악순환을 끊지 않는다면 악순환은 이어지죠.
지금 문피아에서 일어난 추천 조작으로 제 마음이 동했습니다.
제 자존심마저 버리고 한 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정연에서 연재하는데 편당 조횟수 100도 안 나와준다면 그럴 법도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참았습니다.
제가 바보일 수도 있습니다.
눈이 세 개인 세계에서 나만 눈이 두 개라면 내가 비정상처럼 보이는 것처럼, 편법이 난무하는 세계에서 편법을 쓰지 않는 제가 바보같아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존심조차 버리는 정상인이 되느니 옳은 일을 하는 바보가 되겠다는 생각이 더 커서 추천 조작의 꿈을 버렸습니다.
추천 조작은 그 자체만으로만 나쁜 것이 아닙니다.
전염의 효과가 더 나쁜 것입니다.
모방 범죄라는.... 악의 씨앗을 뿌리지 말아주세요.
큐베도 아니면서 왜 마녀를 키우는 소울젬을 뿌리시는 겁니까....
정말로 아마추어 작가들이 절망에 찌들어 마녀화 되는 것을 보고 싶으신 것도 아닐 테고.....
중언부언 말이 많았지만....
아마추어의 길은 힘듭니다.
부디 그곳에 악순환의 씨앗을 뿌리지 말아주세요.
문피아가 지향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안 그래도 프라이드 하나 없어 힘들어하는 우리에게 절망을 심지 말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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