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도 모른채 나는 억울하게 살해당했다.
범인은 내가 죽은 후 한달만에 경찰에 잡혔다. 아니, 자수했다는 게 옳을 것이다.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범인이라고 담담하게 말한 후 병원으로 들이닥친 경찰에게 지금은 수술집도 중이니 잠시만 기다려달라며 태연하게 말한 후 수술이 끝나자 순순히 체포되었다.
나를 [살해]한 범인은 서른살의 젊은 외과의사다. 유명한 대학병원의 최연소 전문의로 이미 의학계에서는 유명한 젊은 천재의사였던 모양이다.
녀석이 이른바 사이코패스인 건 틀림없다. 왜냐하면 녀석이 나를 죽일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살해동기.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런게 존재할 리가 없다.
잠깐, 하고 누군가는 의아할 것이다.
왜 살해당했다는 내가 이렇게 살아있는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사실 나 자신도 의문이다. 어째서 내가 이렇게 살아있는 걸까.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이미 죽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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