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개인적으로 게임소설 싫어하는 편입니다. 게임 주인공들이 하나 같이 부모 잃은 고아나 과거회귀한 놈들이 많아 패턴도 그게 그것이거니와 무엇보다 '게임'과 '현실'의 경계를 제대로 표현한 소설들이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입니다.
게임은 어디까지나 게임인데 아무런 배경이나 근거도 없이 그 속에서 울고 웃고 닭살 돋는 중2병 전개 펼쳐보이는 소설들 보면 저도 모르게 작가를 향해 혼잣말을 중얼거립니다. 당신이라면 그러겠수...라고요. 그나마 볼만했던 게임소설은 이제 고대의 유물이 되어 버린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 정도일까요?
그렇게 편협한 취향을 가진 제가 오랜만에 정신없이 일독한 게임소설이 바로 시뮬라크르였습니다. 쟝르는 판타지나 무협이 아니라 현실 밀리터리물입니다. 그것도 현실의 국가를 그대로 축소해서 옮긴 듯한 장대한 배경의 게임입니다. 미국, 중국, 한국, 일본, 영국 그외 기타등등의 국가들이 현실과 같이 존재합니다. 또한 게임이 어찌하여 현실에 그리도 큰 영향을 미치는지, 어째서 유저들은 게임의 이권에 그리도 목을 메는지 빈틈없게 설정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읽다보면 '오~ 그렇구만'이라는 감탄사가 나온달까요.
게임의 올드 유저인 주인공은 저격으로 이름을 날렸던 스나이퍼입니다. 주인공이 속사정은 전혀 모르고 맡았던 의뢰에 의해 미국과 중국과의 전쟁이 발발하면서 혈맹으로써의 관계, 또한 막대한 이권을 얻게 된 한국도 전쟁에 참전하게 됩니다. 그 전쟁에서 주인공이 속해있는 부대는 대활약을 펼치죠. 단순히 주인공이 '나 졸라쌔~~~!'하는 게 아닙니다. 팀원간의 유기적인 협력이 돋보입니다. 아무리 잘났어도 스나이퍼 한명만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없다는 리얼리티가 드러나죠.
더이상의 누설은 네타가 될 테니 생략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 소설의 가장 큰 강점은 배경지식이 풍부한 작가님의 필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각종 용어나 배경묘사만 봐도 작가님이 얼마나 정성을 들여서 집필을 하셨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캐릭터들간의 대화로만 몇 페이지 넘어가는 게 아니라 중간중간 배경묘사, 심리묘사 등이 조화롭게 들어가있는, 정말 소설다운 소설입니다. 몇 편 보시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실 겁니다. 그리고 편당 용량이 참 복스럽다는 것도 보는 사람을 기쁘게 만듭니다.
게임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저처럼 게임소설을 싫어하시는 분들께도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출판하면 당장에 초판을 사고 싶은 명작이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밀리터리 게임소설 시뮬라크르 강력추천합니다!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bn_962
Comment '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