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우려내면 버리는 그런 티백같은 글이 아니라, 우려도 우려도 여전히 그 향과 맛이 남아서 입 안을 맴도는 글이 있습니다.
제가 이번에 추천하려는 작품이 바로 그런 글입니다.
이 글은, 온전히 사랑을 받고 살아가는 존재와 온전한 사랑을 원없이 받아야만 하는 존재의 이야기 입니다.
이끼 핥는 법은 결코 화려한 글이 아닙니다. 그러나 내게 무언가 깨달음을 주는 글귀들을 노트 한 귀퉁이에 끄적여, 시간이 날 때 마다 들여다보듯 이 글 또한 문장 하나 하나를 유심히 지켜보게 되는 매력이 있습니다. 쉽게 스크롤바를 내리지 못하지요. 그래서 이 글은, 속독하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마시멜로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로맨스를 기대하시는 분이라면, 이 작품은 취향에 맞지 않으실 겁니다. 어디까지나 이 글은 이끼 마냥 축축하거든요. 대신, 그들은 안온해 지고 있습니다. 곧, 안온해지겠지요.
축축하지만 서늘하지만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
조모님의 이끼 핥는 법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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