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덮인 선반에서 추억이 담긴 액자를 발견했을때의 느낌.
마녀의 기사는 제게 그렇게 다가옵니다.
주인공 아카드는 귀족가의 차남이지만 유약한 형을 대신하여
가문의 규율을 관장하여 왔기에 감정을 절제하는데 익숙합니다.
그러한 아카드의 성향과 1인칭 시점이 맞물려
작품 전반에 억제된 듯한 고요함이 흐르고 있습니다.
이 1인칭 시점은 가끔 예고없이 튀기도 하는데,
발랄한 여기사의 눈으로 옮겨갔을 때는 진중한 분위기가
완전히 역전되어버리기도 합니다.
통쾌한 복수, 파괴의 짜릿함, 절륜한 재지 등
장르소설의 양념과도 같은 요소들이 절제되었기에
지나치게 담백한 구성이 취향을 가리리라 생각됩니다.
느긋한 마음으로 환상문학의 정취를 즐기실 분께 권해드립니다.
마녀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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