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올리면서
무슨 내용이며, 또 어떠한 분위기인지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소개도 없이 바로 연재만 하였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전업무협소설작가를 꿈꾸며 무협소설을 쓰기 시작한 지
근 3년이 되었습니다.
처음에 진마전이라는 제목으로 글 - A4 10pt로 근 250여 페이지 - 을 썼습니다.
그러다가 이전 - 소설의 시점 - 으로부터 30년 전의 이야기가
소설상에서 지나치게 많이 언급되어서는
'그럼 30년 전 이야기를 1부로 하고 그 당시에 쓰던 글을 2부로 하자'는 주관적이고 편의지향적이며 단순무식한 생각 아래 쓰기 시작한 글이 이 '패왕전' 입니다.
그래서 줄거리를 잡고 써내려 가는데
극중 주인공인 '북리관'이 산해관에서 나머지 의형제들과 겪는 이야기가 소설상에 지나치게 많이 소개되어지는 것입니다.
- 그래서, 지금 연재되는 소설의 앞부분에
북리관 사형제의 산해관 군문생활하는 부분의 분량이
A4 10pt로 약 370여 페이지가 있습니다 ( 이것은 지금 써 놓은 패왕전 부분을 연재하는대로 '패왕전 : 산해관외전'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할 생각입니다 ) -
장르문학 출판사에 근 3년여 동안 원고를 투고하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십수차례 거절만 당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이곳에 그동안 쓴 글이나 한 번 연재를 해보자는 심정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글만 올리고 반응같은 것은 신경도 쓰지 말자는 생각이었는데
마진룡님의 추천글과
제 글을 선호작으로 뽑아주신 여러 분들,
그리고 어떻게든 제 글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한 번씩이라도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이 고마워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사설이 너무나도 길었는데
드리고자 하는 말씀은 꽤 간단합니다.
마진룡님께서 제 글의 템포가 좀 많이 느리다고 하셨습니다.
맞습니다.
죄송하지만 '패왕전'은 북리관 사형제가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는 글이 아닙니다.
물론 주축이야 그들, 그 중에서도 주인공인 북리관이라는 인물에 맞추어져 있습니다만
그 이외에 다른 한 축을을 이루는 인물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사공취설이 그 한 축 중의 하나이며,
그리고 그와 함께 등장한 낭인회 밀대원 남원이라는 인물 또한 다른 신분을 가진 중요인물입니다.
또 아직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아진 - 북리관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한 여인으로서, 창기명은 은화(隱花) 그리고 무림에서의 별호는 중원 4대 환제갈 중의 한 명인 하오문 기당 당주 통천은화(通天隱花) 금휘진'이 또 한 축입니다.
그리고 초반에 나온, 북리관의 꿈속에서 등장하는 북리관의 분신과 같은 거인이 있습니다. 그 거인과 관련하여 북리관의 과거 신분이 드러나며 이 또한 이 소설 전체의 기본적인 맥락을 이룹니다.
이외에도 다른 사형제인 여곤, 곽흥전, 구산괴와 비슷한 비중으로 다루어질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할 것입니다.
이들 모두의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엮어서 글을 써내려가다보니
요즘 소설과 같은 빠른 이야기전개가 나오기 힘들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
장면 하나하나의 임펙트를 고려해서
제 능력이 닿는대로 최대한 극적이고 디테일하게 서술하고자 노력했습니다 - 느린 템포를 따라 최대한 자세하게 글을 읽어주신다면, 문장이 이끄는 이상으로 여러분께서 머리속에 그림을 그리듯이 장면을 연상시켜서 보신다면 한 층 더 재미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썼습니다.
(물론 이것 또한 독자분들을 배려하지 않은 글쓴이로서의 변명에 마지않는다고 생각하신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 죄송할 따름입니다)
마지막으로 시대적인 배경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처음에는 시대적인 배경이나 분위기에 대한 자세한 서술을 최대한 피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러나 북리관이 산해관에서 겪을 외전 내용을 준비하느라
그 당시 명나라 사회 경제 분위기는 물론 정치풍토 - 소설상에서도 기술되지만, 불로장생의 연단술에 미쳐 황실재정을 말아먹고 민생을 도외시한 가정제, 그리고 그밑에서 명나라 환관정치의 전성기의 한 축을 맡았던 엄숭 - , 중원 외곽의 이민족들과의 대외적 외교관계, 명나라의 군 편제와 기강 등에 대한 폭넓은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공부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가, 기득권층이 아무렇지도 않게 쥔 손아귀 안에서 피고름이 터져나가는 일면들을 알 수 있었고
그래서 약간은 시대비판적인 시각으로 글을 써내려 가게 되었습니다 - 사파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으면서 일반 민중들을 사파일면적인 성향으로 그려내게 된 것도 이러한 발로에서였습니다.
언제나 인간사회에 있을 약자의 설움과 그 일면, 진심 등을 한 번 쯤 다루어보고 싶었다는 생각에서 깊게 들어가다 보니, 너무 무겁고 심각한 글이 되어버렸습니다.
판단기준은
글을 읽어내려가시는 여러분들 개개인분들께 있습니다.
쪽지로든 그 밖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비판 혹은 의견제시 그 무엇이든
저로서는 감사하고 또한 기쁠 뿐입니다
무협소설을 쓰면서
지금만큼의 기쁨을 누리게 해주신 문피아 여러분들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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