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롤이 너무 깁니다. 각오하실 분만 아래를 읽어주세요.
재미 있을지 모르는? 이야기 하나 하지요.
강원도 정선군에 아주 멋있는 폭포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 지방 유지인 백씨집안의 선산에 자리한 폭포인데, 비록 사유지이긴 하지만 울타리 하나 없는지라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둘 씩 보러 오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백씨집안에는 석씨 사위가 들어왔는데, 손이 귀한 집안이라 데릴 사위로 들어왔습니다. 자식의 성은 백씨로 물려주었지요. 사위의 성까지 바꾸지는 않았지만요.
사실 이 폭포에는 비밀이 있었습니다. 인공의 관을 묻어서 주변 계곡물을 200장을 끌어서 절벽으로 떨어지게 만든 인공의 폭포입니다. 원래 선친들의 청렴을 기리기 위해서 만든 폭포였지만 그 장관은 자연의 폭포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았습니다. 아래 오대천으로 떨어져 내리는 물살을 보면 시원하기 그지 없었으니까요.
선친들과 가문을 위한 폭포니까 사유지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막을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백씨집안의 실권을 쥐고 있는 석씨사위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연을 사랑했고 사람들은 모두 수려한 경치를 즐길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좀더 많은 사람들이 아름답고 즐거운 마음을 이 산세를 통해서 가지길 바랐습니다.
결국 이 유명해진 폭포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구경을 하다 가게 되었고, 백씨집안과 석씨사위의 이름을 따서 '백석폭포'라는 이름을 지어주게 되었습니다.
석씨 사위는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서 많은 일을 합니다.
골짜기 초입부터 폭포로 안내하는 표지판을 세우고, 구경하는 사람이 다 원하는 사진을 찍어갈 수 있도록 줄 서는 곳도 만듭니다. 그리고 조용한 계곡물을 즐길 수 있도록 떠들고 음식먹는 곳도 별도로 나누어서 지정해 놓습니다. 물론 그 모든 비용과 온전한 땅값에 대한 세금은 전부 백씨집안이 물고 있지요.
그런데 표지판에 오줌을 갈기는 사람이 생겨나고, 조용한 정자에서 음주가무를 즐기는 사람도 생겨나고 사진촬영장소를 새치기하는 사람들도 늘어납니다. 이에 백씨집안에서는 초입에 백석폭포에서 지켜야 할 사항을 적어서 게시합니다.
술을 먹는 장소를 정해놓고,
떠드는 장소를 정해놓고,
줄서야 하는 규칙들을 정해 놓습니다.
이는 백씨집안의 사리사욕도 아니고, 집주인의 횡포도 아니며 궁극적으로 모두가 최대한의 행복을 나누어 가지고 돌아가기위한 조치입니다. 그런 조치는 집주인만이 할 수 있는 자격이 있지요. 아무도 이 관광지를 오가는데 입장료 조차 내지를 않으니까요.
이에 발끈하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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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지는 백씨집안이 독단으로 정했기 떄문에 무시해도 되는 규칙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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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를 안보고 하고싶은대로 규칙을 어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을 제제하는 백씨집안의 청년들이 있다면 그들은 횡포를 부리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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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폭포를 보러 와주고 소문을 내주니 고마운줄 알아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틀린말은 아니나 듣는 백씨집안 사람들은 가슴이 아픕니다. 과연 백씨집안의 영달을 위해서 이 경치를 더 많은 사람들이 보러 와주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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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주변을 청소해주고 경치를 더욱 아름답게 가꾸어주는 봉사단체들도 있습니다. 그들에게 다른 관광객들이 '좀더 깨끗하게 할수 없냐'고 호통을 칩니다. 봉사단체들은 스스로 더러운 경치를 보기싫어 빗자루를 든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은 본업도 팽개치고 여러날 봉사중인데, 백씨집안에선 적은 수고료 밖에 주질 못합니다. 하지만 그 돈 또한 엄밀히 말하면 호통친 사람들 덕에 나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들덕에 유명해진 이 관광지에 대기업들이 투자를 해주었거든요. 그 돈이 돌고돌아 봉사자들에게 돌아가는 이상 이들은 그런 소리를 들어도 싼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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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단체도 전문 장비를 동원하면 좀더 깨끗하고 양질의 내용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깨끗해보이는 전문장비의 동원이 20년 30년 지나다 보면 결국 생태계의 파괴를 가져옵니다. 혹은 그렇게 믿고 있는 자연주의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직접 손으로 하느라 작업이 더디고 불만족스럽기도 합니다. 이들은 자신의 입장을 호통자들에게 설명하고 있어야 할까요? 왜? 한시라도 폭포를 가꿀 시간도 부족한데 말입니다. 연구논문을 곁들여서 3일 4일 설명하고 나면, 다 들은 사람들은 그저 호기심을 충족하는 것일텐데 도와주지는 못 할 망정 설명까지 해내라고 떼쓰는 사람들에겐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게다가 장시간 설명한다고 이해해준다는 보장도 없는 일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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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물소리 감상 정자에서 너무 떠드는 사람이 있어서 그걸 제지하러 백씨집안 청년들이 출동했습니다. 조용히 하라는 와중에 언성이 서로 높아지고 겨우 제지를 했건만, 다른 분이 나타나서 앞의 소동자들에게 욕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청년들이. '더이상 떠들지마세요' 라는 말을 합니다.
그러자 그 다른 분 냅다 하는말이
'지금 너만 조용하면 돼',
'넌 떠드는데 난 왜 안되냐? '
이럽니다.
그 순찰대 청년들은 얼마나 서글플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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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는 규칙에 항의하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내가 대한민국 땅에서 떠든다는데 왜 안돼?'
'문제가 생기면 벌만 주고 제도를 개선할 생각은 안하다니 여기가 왕정이야? 민주주의야? '
라고 따지는 사람까지 생겨납니다.
이땅의 세금을 내는데 한 푼도 보태준 적없는 사람들이 말입니다. 백씨집안 사람들은 그저 풍광을 즐기고 이 문화를 널리 전파하고 싶을 뿐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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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통제가 눈에 띄게 늘어나게 되는것은 결국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의 오손도손한 맛은 사라지고 단체를 통솔하는 일만이 효율적이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백씨집안의 사람들은 관광객들의 아름다운 마음을 믿고, 일부러 여기까지 경치를 보러온 사람들의 심성을 사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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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일일히 설명하거나, 인간대 인간으로 해결하기엔 방문자들이 너무 많아져 버린 이 관광지에는 좀더 확고한 규칙만이 남고, 아름다운 여유를 즐기기엔 너무 삭막한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지 않기위해서 백씨사람들과 봉사단체가 열심히 노력한다하여도 정말 그것은 그들만 노력해야 하는 문제였을까요?
1. 문피아의 규칙은 문피아의 사리사욕을 위해서가 아니라 여기를 찾아오는 모든 분들이 가장 많은 행복을 가져가기 위해서 정해진 것으로 세월이 지날 수록 좋은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습니다.
2. 공지사항을 확인해주시고 그 내용을 지켜주시는 것은 이 사이트에 방문하는 모든 분들을 위한 기본 예의입니다. 그것을 지켜주셔야 나와 남이 다 같이 행복해집니다.
3. 여러분이 문피아를 방문해주시고 여러 작가들의 책을 빌려보고 사주시는 것들은 장르문학에 큰 도움이 되며, 더 큰 문학교류의 장이 되기위한 교두보가 될 것입니다. 서로의 입장상 독자는 재미있는 글을 써주는 작가분이 고맙고, 작가는 읽어주는 독자분께 감사를 드리는거지, 독자가 몸소 글을 읽어준다거나, 심심하던차에 작가가 독자에게 글을 하사해주시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본인들 스스로 그렇게 말씀하실 수는 없습니다.
4. 작가들은 결국 독자들 때문에 있습니다만, 호통을 치시는 독자분들 때문에 글을 쓰시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조용히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글로 활력소를 얻거나 이유있는 비평을 해주시는 독자 어르신들을 위해서 글을 쓰는 것이 작가입니다. 냉철히 말해서 호통치는 독자는 필요없으니 저희 폭포를 방문하지 않으셔도 무방합니다. 저희는 방문하는 관광객의 민주주의를 보장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폭포를 사랑하고 경치를 즐기는 분들만 원할 뿐입니다. 그떄문에 개인의 민주주의적 권리가 침해되어도 경치를 위해서 조금씩 조금씩 참아주실 아름다운 분들만 필요합니다. 저희가 작가를 좀더 두둔하는 경향이 있다면 그런 이유 입니다. 왜 저희가 민주주의를 수호해야하는지 이유를 말씀할 수 있는 분이 계실까요?
5. 작가들은 제밥그릇 챙기기도 바쁩니다.
물론 작가를 욕하는 독자의 마음 또한 자유이지만 이곳은 관공서가 아니므로 여러분의 민원을 받지 않습니다. 사유지인 이곳에서는 저희가 최소한 사리사욕만을 위하지 않는 이상 소란피우지 않아야 하는 규칙을 따라주시고, 욕을 하더라도 공론화 해서 피해를 주지 마세요. 공론화는 토론 사이트인 다음 '아고라' 같은 곳에서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물론 문피아에서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는 목적'의 민원은 콜센터에서, 토론은 토론마당에서 정당하게 받고 있습니다. 다만 연재한담은 계곡 초입의 안내게시판 같은 곳이므로 어지럽게 토론하거나(누가 옳던) 싸우는 모습을 보이지 마시고 순수하게 어떤 경치가 어디있나를 찾고 싶은 초입자를 위해서 비워주세요. 연재한담의 목적이 그것입니다.)
6. 연재한담또는 문피아의 공지는 항상 초법적 권한을 지닙니다. 이는 규칙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수입니다. 공지의 내용을 절대적으로 지켜주시기 바라며 그에 불만이 있는 분들은 싸이렌 울리는 경찰차가 중앙선 넘는것을 찍어서 신고하시는것이 사회정의를 위해서 더 좋을겁니다. 문피아에서의 사회정의 실현보다는 말이지요.
7. 여기는 왕정이 아니지만 민주주의도 아닙니다. 최소한 저희 운영진이 독단결정을 하더라도 사욕을 위해서가 아니라 모두를 위해서 하는 결정이라는 것을 믿어주는 분들의 권익을 최대로 보호하는 곳입니다. 아무리 떼쓰셔도 운영진은 이 원칙에서 흔들리지 않습니다. 대부분 독자만 제재하는 것 같아도 작가들의 제재는 개별적으로 더욱 확실하게 하고 있습니다. 연무지회라는 것을 통해서, 그리고 금강님 개인적인 친분인맥을 통해서 가능합니다. 작가들은 아직 소수거든요. 그 일면만 아시는 분들은 독자만 통제한다 억울해 하시는데, 전화로 직접 말 듣는것 보단 그것이 훨씬 덜한 통제일 것입니다. 실제로 독자분들에겐 전화등의 수단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서이기도 합니다.
8. 이 문피아 사이트의 운영비만 해도 큰 비용이 들어갑니다. 유지하기도 버거워서 모든 운영진이 비영리로 일을해도 힘이 듭니다. 여러분께 권하는 리얼클릭이나 광고 같은것은 문피아의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보장입니다. 폭포가 없어지지 않도록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9. 저희는 가능한한 여러분의 자정작용에 문피아의 질서를 맏깁니다. 이시대의 마지막 문학과 경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여러분들이라 믿고 있습니다. 바르고 고운말 쓰기, 문피아에서 안하면 어디서 할까요? 삭막해진 인터넷에서 이것에 안락을 느끼는 많은 분들도 문피아를 방문해주고 계십니다. 그분의 권리를 침탈하고 계신다는것을 안다면 가능한한 조용히 문피아를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백석폭포는 평창군 진부면(珍富面)에서 정선군 북평면(北坪面)에 걸쳐 있는 백석봉(1,170m) 정상에서 오대천(五臺川)으로 떨어져 내리는 인공폭포입니다만. 이야기는 완전히 픽션입니다. 실제로 가보시면 굉장히 멋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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