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피아 돌아다니다가 답답해서 써봅니다. 시간이 넘쳐서 뻘짓을 하나보다 생각하고 한 번쯤 훑어봐주세요.
-문장부호
문장부호의 경우 중에서 가장 많고 또 거슬리는 게 느낌표입니다. 읽다보면 글 자체에는 별 하자가 없는데 대화체에서 한 마디가 끝날 때마다 느낌표를 붙이는 글이 적잖게 보입니다.
"그래! 알았어! 거기 있는 놈들 모두 끌고 와보라 그래!"
"맞아! 내가 바로 철혈검 적표지! 너희들은 이제 모두 죽었어! 하하!"
뭐 이렇게요. 느낌표는 말 끝에 악센트를 주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쓴 걸 속으로 한 번 발음해보면 무슨 입 돌아간 놈이 꽥꽥 되는 것처럼 됩니다. 무슨 말할 때마다 영탄법 쓰는 것도 아니고··· 작가님들, 말하는 장면 쓸 때 한 번쯤은속으로 발음해보면서 써주세요;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이건 문장부호 본연의 느낌에 너무 충실한 경운데, 예컨데 이런 겁니다.
"헉!!!!!!!!!! 저럴 수가!!!!! 그럼 여기가 판,판타지 세상이란 말야?????"
"그래,, 나도 이해할 수가 없지만,,, 여기는 지구가 아니야,,"
이렇게 반점이나 느낌표, 물음표 따위를 중복해서 쓰게 되면, 솔직히 말해서 글이 천박해 보입니다. 읽고 싶은 맘이 확 떨어지죠·· 느낌표, 물음표는 한 개만 있어도 충분합니다. 전 작가가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정말 강조하고 싶을 때도 그냥 두 개 정도까지만으로 참아주시면 좋겠네요.
또, 작은 따옴표는 작중 인물의 심리묘사 또는 강조해야 할 단어가 나올 때 쓰이는데, 전 강조해야 할 단어가 뭐 그리 많은지 오륙천자 읽는 도중에 심지어 열 번도 더 넘게 쓰인 글을 본 적도 있습니다. 쪽지 보낼까 하다가 귀찮아서 선작 삭제하고 말았는데, 이런 경우도 의외로 많다죠.
온점과 말줄임표의 경우도 있습니다. 귀찮다고 온점 여러개 찍는 것으로 말줄임표를 대신하는 건지, 정말 모르시는 건지 정말 많은 분들이 온점과 말줄임표를 딱히 구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둘은 엄연히 다릅니다. 말줄임표는 '··· ···.' 이런 거고, 온점은 문장을 마치고 찍는 거죠. 말줄임표의 경우는 ㄱ+한자에 한 페이지 넘겨 8번, 또는 컨트롤 + F10으로 찾아 쓰심 됩니다. 전 많이 쓸 때에는 그냥 복사해 놓습니다만.
-맞춤법
사실 문장부호도 맞춤법의 범주 내에 속하지만, 너무 많으므로 별개의 경우로 써봤습니다.
뭐 그래서 맞춤법의 경우로 말하자면, 역시 가장 많은 건 띄어쓰기와 철자법 이 두 가지죠. 이건 솔직히 틀리는 사람도 이해가 안 되고, 또 틀린 걸 그냥 내버려 두는 사람도 이해가 안 됩니다. 그냥 한글에 옮겨서 빨간 줄 쳐진 데만 고침 되는 데 이게 뭐가 어렵다고? 그런 이유로 딱히 드릴 말씀도 없습니다.
-설정, 복선 등
정말 글 보면서 웃기는 경우가 있는데, 자기 단점이 단점인 줄 모르고 자랑해대는 작가님을 볼 때 그렇습니다. 작가님들아, 독자가 글 보고 모르는 걸 설정 공개해서 가르쳐 주는 건 절대 자랑이 아닙니다, 진짜로; 웬만한 사실은 글을 보고 알게 해주세요·· 설정 공개 없이 못 보는 글 정말 싫습니다.
복선도 그렇습니다. 괜찮은 글 중에서, 뭔가가 이상할 때 가장 많이 거슬리는 경우를 뽑으라면 단연 최강이죠.
글을 잘 아는 세심한 독자 여럿이 봐도 모르는 복선이라면 그건 복선이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추리가 테마인 장 章 또는 추리 소설 중에서, '이러이러하고 저러저러해서 범인 ㅡ 추리 소설이 아닐 때엔 사실 다른 무언가일 때가 더 많지만 ㅡ 은 사실 그였다.' 이런 류의 글을 볼 때 대부분 앞뒤 없는 끼워맞추기더군요.
독자는 완성도 있는 계획성의 글을 좋아합니다. 저는 심지어 주인공 일행이 스토리 전개가 안 될 정도로 전투력이 딸릴 때, '··게다가 그들은 전부 군대를 다녀 온 성인 남자였고, 군 경험 있는 남자들의 전투 실력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라는 식으로 넘어 가는 글을 본 적도 있습니다. 그 글의 몇 페이지 전에 주인공은 심약했고 일행 중에 뚱뚱한 사람이 몇 있었기 때문에 이동 속도는 느렸다고 서술되어 있었죠·· 정말 완벽한 끼워 맞추기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설은 소설이지 설명문이 아닙니다. 설정을 설명하기 위해서 슬쩍슬쩍 끼워 넣는 건 괜찮지만, 그게 주가 되어선 안 되죠. 전체 비율로 보면 이런 글들은 많지 않지만, 제가 좋아 하는 작가님들의 글 중 무려 삼사 할이 설명문화(?) 되어 가고 있어요··ㅠ
와 진짜 쓰다 보니 엄청 길어졌네
내가 이걸 왜 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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