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소설이 뭘까요?
게임이란 뭘까요?
어제 오랜만에 헌책방 순례를 돌았습니다. 거기서 스타크래프트를 소재로 한 게임소설을 발견했지요. 게임소설을 써보자! 라고 마음을 먹었을 때, 처음 '게임'이라는 소재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게임소설이란 뭘까. 게임을 소재로 한 소설이겠지.
그렇다면 게임이란 뭘까?
저는 이때까지 해온 많은 게임들을 떠올렸습니다.
와우, 에버퀘스트, 리니지와 같은 온라인 게임, PC방에서 하던 대전게임들, 테트리스, 헥사와 같은 캐주얼 게임, 지뢰찾기, 프리셀, 핀볼 등 윈도우 게임, 오락실에서 하던 레이싱 게임, 총질하던 게임, 버파, 펌프나 DDR같이 폴짝폴짝 뛰던 게임, 두더지 잡기, 땅따먹기, 구슬치기, 고무줄놀이...
'게임'이라는 타이틀을 단 무궁무진한 소재가 있었습니다.
가상현실 게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것은 압니다. 대개는 온라인 판타지 알피지 게임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요. 그러나 그것만 게임은 아닙니다..
게임을 소재로 한 소설을 쓰면서, 가상현실 게임이라는 소재를 다루면서 힘들었던 점은 현실과 병행하기 힘들다는 점이었습니다. 초반에 어떤 계기로 게임 안에 들어가고, 그리고 주인공은 게임 안을 모험하며 여러가지 일을 경험하지요. 중간에 현실 이야기가 나온다면 역시 운영자 측의 이야기 정도밖에 없을 겁니다.
하지만 여타 다른 게임소설을 보더라도, 게임 속 모험을 읽다가 갑자기 현실 이야기가 튀어나오면 이야기 흐름이 끊기고 기껏 잡아왔던 분위기가 깨지는 것을 경험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게임 이야기니까, 게임 속 이야기를 써야지, 바깥 현실 이야기를 써서 그래..라고 생각했지만, 최근 깨달았습니다. 게임 소설일수록 이야기가 진행되는 중간에서는 게임은 주(main)가 아니라 부(side)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요.
복수가 주제인 소설에서 복수는 마지막에 이루어지고, 사랑이 주제인 소설에서도 사랑은 마지막에 이루어지지요. 고기는 어차피 같은데 양념이 다르다는...요리 맛을 결정하는 것은 언제나 주재료보다는 부재료인 향신료거든요...
예전에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데...고향의 책장에서 어릴 때 보았던 컴퓨터 소설(표지에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용의 전설'을 보고 꽤 확신을 가졌습니다. 물론 게임 안에서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진행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그건 그냥 기본이고, 거기서 한걸음 앞으로 더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게임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은 아무리 게임에 대해서 설명해도 알지 못합니다.. 바이올린을 켜본적이 없는 사람에게 바이올린을 켜는 시늉을 해줘도 그게 뭔지 모릅니다..(유리가면에서 나온 대사죠..ㅎㅎ) 김치를 먹어본 적이 없는 외국인에게 김치 맛이 어떤지 장황하게 설명해봐야 모릅니다.. 왜 그걸 몰라? 바보 아냐?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사람들은 모든 분야에 대해서 모두다 알고 있는 게 아니지요. 내가 모르는 것을 저 사람이 알 수도 있고, 내가 아는 것을 다른 사람이 모를 수도 있는 겁니다.
게임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시장을 넓히려면.. 게임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보여주어도 재미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게임은 조금만 넣고..다른 사람들에게 익숙한 많은 양념들을 넣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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