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연란에서 '람의 계승자'를 연재하고 있는 저스연입니다.
이 이야기는 '신의 아이'을 둘러싼 음모에 휘말린 '루도'라는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나름 식상한 주제라 여기실 지 모르지만, 직접 읽어보시면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아니 뭐, 후회하셔도 뭐라 드릴 말씀은 없지만;;
현재 두 번째 에피소드를 진행 중이구요, 성실 연재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럼 람의 계승자 많이 보러 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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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中>
“킥킥킥킥! 이제 머리끝까지 화가 나버렸어. 편하게 죽을 생각은 하지 마라. 뭐시기의 생존자건 뭐건 이젠 필요 없어. 날 화나게 만든 자식들은 지금까지 모조리 죽여버렸으니까.”
루도는 나무 기둥을 붙잡고 겨우 일어났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무너지려는 그의 몸을 억지로 지탱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슬라크의 더러운 이빨에 침을 뱉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그럴 여력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슬라크는 고통스러워하는 루도를 보며 즐겁다는 듯이 낄낄댔다. 그의 얼굴에 난 흉터가 주름에 겹쳐져 흉측하게 뒤틀리고 있었다.
“크핫! 좋아. 지금 당장 내 앞에 무릎 꿇고 내 신발을 핥으며 ‘제발 살려주세요’ 하고 빌어봐라. 그럼 눈알을 뽑고 사지를 절단하는 정도로 끝내주마. 그렇게라도 목숨을 부지하고 싶다면 말이야.”
“....뭐?!”
순간 가슴 속의 무언가가 픽, 하고 켜졌다. 그것은 이내 불꽃이 되어, 루도의 심장을, 눈동자를, 머릿속을 태우기 시작했다. 수천 개의 칼날로 이루어진 톱니바퀴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칠흑의 동굴 속으로 수만 개의 등불이 불을 밝혔다. 팟팟팟팟팟! 이성은 있었으되, 이미 그의 것이 아니었다.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이 남자는 대체 뭐지? 뭔데 자신을 죽인다 살린다 지껄여대는 거지? 대체 뭐기에 내 목숨을 쥐었다 폈다 하지? 가슴 속이 분노로 들끓었다.
“웃기지 마!!!!”
갑자기 터져 나온 노호(怒號)에 슬라크도 흠칫 놀라 뒷걸음질쳤다. 루도는 고통조차 잊은 채 매섭게 쏘아붙였다. 눈동자에 서슬 퍼런 독기가 서렸다.
“네가 뭔데! 너 따위가 뭔데 날 죽인다 살린다 나불대는 거지? 나를 살려준다고? 하! 웃기는 소리 하고 있어!”
“뭐...뭣?!”
갑작스럽게 돌변한 루도의 태도에 슬라크는 당황하여 말을 잇지 못했다. 어쩌면 눈앞에 서 있는 소년의 표독스러운 기세에 눌렸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았다. 루도는 불꽃을 토해내듯 외쳤다. 온 사방이 그가 토해낸 잿가루에 놀라 숨을 죽였다.
“네가 살려주는 것이 아니야! 내가 살아남는 거지! 너 따위에게 휘둘릴 인생이 아니란 말이다, 버러지!!”
“이...이 꼬맹이가 드디어 실성을 했나! 드디어 겁을 상실했냐?!”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그는 이미 슬금슬금 물러서고 있었다. 루도의 모습은 털을 잔뜩 세운 고양이 같았지만, 그 위세는 호랑이에 필적할 정도로 온몸을 저리게 만들었다. 보이지 않는 칠흑의 파도가 그를 중심으로 토해져 나와, 온 사방을 뒤덮고 있었다. 어깨를 짓누르는 중압감에 주저앉을 정도였다. 슬라크는 이를 악물고 양다리에 힘을 줬다. 허벅지에 팽팽한 힘줄이 드러나며 그가 쓰러지는 것을 막았다.
루도의 광기 어린 외침은 계속됐다.
“난 가린워드의 생존자 따위가 아니야! 난 루도 레인폴이다! 어느 거지 같은 마을의 생존자라는 이유로 살리고! 죽이고!!! 다들 엿 먹으라고 해! 죽고 살고는 내가 정해! 내가 가진 내 목숨이야!! 생존자?? 하, 좋아! 내 가치가 살아남았다는 이유로 증명되는 거라면, 살아남아주지. 나락에 떨어지고 시체 밭을 기어가는 한이 있어도, 반드시 살아남아 주겠어!! 난 앞으로도 생존자일 것이고, 앞으로도 살아남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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