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 시리즈나 혼블로어 시리즈를 소개하는 블로거 중에 Nasica라는 분이 있습니다.
카튜사 출신이고 현재도 사업 문제로 외국인과 자주 접하시는 모양이더군요.
이분이 한번은 외국인 바이어와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한식이 적응이 안될 거라 생각해서 빕스인가 아웃쀍인가 거기 데려갔답니다.
일단 처음엔 그랬고, 다음엔 한식 고깃집에 갔답니다. 그러자 바이어가 화를 냈다는군요.
"아놔, 왜 이런 데를 두고 처음엔 날 맛없는 곳에 데려간건데?"
...라고.
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문화지만 외국인들에겐 아주 '환상적'으로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야 흔한 파전이지만, 저들의 눈에는 '하악하악'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겁니다.(역으로 우리는 피자에 꿀꺽...하지만 이탈리아 입장에선 왜 그리 환장해?...라고 물을 수 있습니다.)
헐리우드에서 90년대에 일본문화가 장악했었고, 2000년대 초반엔 홍콩식 액션과 중국 문화가 대량 도입되었습니다.
미션 임파스블의 오우삼의 비둘기가 우리에겐 '아놔.. 또 닭둘기'라고 외칠 것이었지만, 미국애들에겐 '우왕 ㅋ굳ㅋ'라고 보일 수 있었던 거죠.
타문화에 대한 신비와 동경은 어느 민족, 어느 나라 사람이든지 가지고 있습니다.
19세기 일본의 우키에요(판화그림)는 일본 현지에서는 상품을 싸는 포장지에 불과했지만, 당대 유럽화가들에게 꽤 상당한 감명을 주었다고 하지요.
아무튼 그것은 글에도 마찬가지인 겁니다.
조선 후기의 소설만 해도 중국을 배경으로 한 것들이 꽤 있었고, 세익스피어는 영국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었으면서 덴마크나 이탈리아 배경의 소설들을 집필했습니다.
톰 소여로 유명한 마크 트웨인... 이 양반도 왕자와 거지라는 16세기 영국 궁정 배경의 소설을 집필하고, 괴작으로 '양키 아더왕을 만나다'는 시간이동물을 쓰기도 했습니다.
무협과 판타지에 나오는 중국과 서구문명은 그야 말로 '환상적'입니다.
역사적 현실은 시궁창이죠 뭐...
당사자의 입장에선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 3 자의 입장에선 환상적으로 보이기에 남의 나라 이야기에, 딴 세상 이야기에 더욱 깊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겁니다.
아래 한국판타지가 정형화 되지 않아 시장성이 없다고 하신 분이 있는데, 제가 보기엔 이런 문제가 더 크지 않나 싶습니다.
Comment '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