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여러분들도 경험이 있으실겁니다.
어떤 작가 분들은 세계관과 상황설명을 위한 묘사를 할 때 아주 세련된 표현을 쓰시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분들은 설명 자체가 충실하긴 하지만 무언가 작위적인 상황을 연출하여 하는 것 같은 어색함을 보여주시기도 하죠.
두 작가그룹의 차이점은 아무래도 '필력'이라는 말로 표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오늘 문피아의 특정 인기작을 보고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심히 눈에 거슬리는 표현방법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 * *
"문주님 문피아에 불량사용자가 침입하였습니다"
또다시 덮친 골아픈 소식에 금강은 화들짝 놀라 소리쳤다.
"도데체 왜 내가 소림사를 쓰게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 것이냐?
괜히 문주의 꾸지람 아닌 꾸지람을 들은 문지기는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그것이.. 나이가 세살 인지라 문주님의 소림사 집필을 배려해주리라곤.."
문지기로서는 보고의 책무 이외의 군사(?)적인 역할을 강요당하니 어쩔줄 몰라서 머리를 조아릴 뿐이었지만, 금강은 문지기의 어색함은 아랑곳 하지 않고 "문피아 불량사용자"에 대한 생각을 떠올렸다.
문피아 불량사용자, 불량아이디라고도 부르는 그 명칭은 건전한 문피아의 작가와 독자사이의 유기적 시스템에 바이러스격인 존재를 총칭한다. 그 분류방법은 매번 업그레이드 되고 있고, 갈수록 치밀해지는 불량사용자의 수법에 규범이 따라가기는 어렵지만, 대부분 욕설, 이유없는 비난등으로 점철된 사용자들을 총칭하는 말이다. 가벼운 경우는 경고로 끝나지만, 심한경우나, 경고가 누적된 재범의 경우는 강퇴라는 조치를 하기 마련이고, 그 아이피 또한 영원한 블랙리스트로 등재된다. 한사람의 사이버인격을 말살하는 행위니만큼, 그것을 가려내고 형을 집행하는 행위 또한 신경을 많이 쓰고 시간을 잡아먹는 사안인 바, 작가로서 글을 집필하는 입장에서 소림사를 마저 집필하지 못하는 금강문주로서는 이런 일 하나하나가 통탄할 만큼 안타까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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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 글을 읽고 작위적인 설명에 어색하신 분은 없나요?
저는 상황, 세계관을 설명하기 위해서 캐릭터에게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전지적 작가의 묘사가 항상 특히 보기 싫은 것 중에 하나 였습니다. 사람이 어떠한 객관적인 사실을 떠올릴 때 컴퓨터 자료에서 찾듯이 내용을 꺼내지는 않잖아요? 시간의 경과가 있다고 말하기도 어려울 만큼 한번에 그 부분에 관한[about] 생각을 할 뿐인데 말이죠. 이것은 작가가 캐릭터를 물건으로 다루는 아주 전형적인 묘사행위라고 생각해서 저 로선 더 없이 어색하게 느낍니다.
물론 개인적인 느낌이란 것은 잘 압니다만.. 이런 경우 뿐만 아니라 독자여러분들도 스스로 느끼시는 그러한 어색한 표현들에 대해서 한 두가지 이상은 꼽고 계실꺼에요. 그리고 그것이 자주 드러나지 않는 작가분들을 '필력'이 좋다 라고 생각하시겠죠.
그냥 오늘 본 인기작이 저런 소소한 표현 하나로 주관적인 저(低) 평가를 받는 다는 생각이 드는 안타까움에 적어봤습니다.
별 쓰잘데기 없는 잡설이란 이야기죠. (연재작을 밝힐 수는 없습니다. 그저 여러 작가님들이 읽고 그런 어색한 상황과 필력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보시는 계기가 되기만을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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