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문득 든 묘사에 대한 생각,

작성자
Lv.16 지석
작성
07.02.09 17:39
조회
1,236

아마 여러분들도 경험이 있으실겁니다.

어떤 작가 분들은 세계관과 상황설명을 위한 묘사를 할 때 아주 세련된 표현을 쓰시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분들은 설명 자체가 충실하긴 하지만 무언가 작위적인 상황을 연출하여 하는 것 같은 어색함을 보여주시기도 하죠.

두 작가그룹의 차이점은 아무래도 '필력'이라는 말로 표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오늘 문피아의 특정 인기작을 보고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심히 눈에 거슬리는 표현방법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   *   *

"문주님 문피아에 불량사용자가 침입하였습니다"

또다시 덮친 골아픈 소식에 금강은 화들짝 놀라 소리쳤다.

"도데체 왜 내가 소림사를 쓰게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 것이냐?

괜히 문주의 꾸지람 아닌 꾸지람을 들은 문지기는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그것이.. 나이가 세살 인지라 문주님의 소림사 집필을 배려해주리라곤.."

문지기로서는 보고의 책무 이외의 군사(?)적인 역할을 강요당하니 어쩔줄 몰라서 머리를 조아릴 뿐이었지만, 금강은 문지기의 어색함은 아랑곳 하지 않고 "문피아 불량사용자"에 대한 생각을 떠올렸다.

문피아 불량사용자, 불량아이디라고도 부르는 그 명칭은 건전한 문피아의 작가와 독자사이의 유기적 시스템에 바이러스격인 존재를 총칭한다. 그 분류방법은 매번 업그레이드 되고 있고, 갈수록 치밀해지는 불량사용자의 수법에 규범이 따라가기는 어렵지만, 대부분 욕설, 이유없는 비난등으로 점철된 사용자들을 총칭하는 말이다. 가벼운 경우는 경고로 끝나지만, 심한경우나, 경고가 누적된 재범의 경우는 강퇴라는 조치를 하기 마련이고, 그 아이피 또한 영원한 블랙리스트로 등재된다. 한사람의 사이버인격을 말살하는 행위니만큼, 그것을 가려내고 형을 집행하는 행위 또한 신경을 많이 쓰고 시간을 잡아먹는 사안인 바, 작가로서 글을 집필하는 입장에서 소림사를 마저 집필하지 못하는 금강문주로서는 이런 일 하나하나가 통탄할 만큼 안타까울 뿐이었다.

*   *   *

윗 글을 읽고 작위적인 설명에 어색하신 분은 없나요?

저는 상황, 세계관을 설명하기 위해서 캐릭터에게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전지적 작가의 묘사가 항상 특히 보기 싫은 것 중에 하나 였습니다. 사람이 어떠한 객관적인 사실을 떠올릴 때 컴퓨터 자료에서 찾듯이 내용을 꺼내지는 않잖아요? 시간의 경과가 있다고 말하기도 어려울 만큼 한번에 그 부분에 관한[about] 생각을 할 뿐인데 말이죠. 이것은 작가가 캐릭터를 물건으로 다루는 아주 전형적인 묘사행위라고 생각해서 저 로선 더 없이 어색하게 느낍니다.

물론 개인적인 느낌이란 것은 잘 압니다만.. 이런 경우 뿐만 아니라 독자여러분들도 스스로 느끼시는 그러한 어색한 표현들에 대해서 한 두가지 이상은 꼽고 계실꺼에요. 그리고 그것이 자주 드러나지 않는 작가분들을 '필력'이 좋다 라고 생각하시겠죠.

그냥 오늘 본 인기작이 저런 소소한 표현 하나로 주관적인 저(低) 평가를 받는 다는 생각이 드는 안타까움에 적어봤습니다.

별 쓰잘데기 없는 잡설이란 이야기죠. (연재작을 밝힐 수는 없습니다. 그저 여러 작가님들이 읽고 그런 어색한 상황과 필력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보시는 계기가 되기만을 바랄 뿐)


Comment ' 13

  • 작성자
    Lv.64 마법독해력
    작성일
    07.02.09 18:02
    No. 1

    제가 생각하기에도 묘사는 정말 필력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더군요. 약 5년전 무려 소설 7회를 끄적일때도 리플 달아주시는 2분께서 묘사가 완전 난감이네요라고 말씀하실때 도저히 고칠수가 없더군요. 거기에 상처받고 창작의 꿈을 접었지만 그건 많이 써보고 읽어보는 방법뿐인것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0 Kill淚
    작성일
    07.02.09 18:02
    No. 2

    필력은 어쩔 수가 없는 것이지요~
    작가님들이 글이란 것을 접한 순간부터 고민에 고민을 하게되는 문제니, 글을 써내려갈수록 처음엔 어리숙한 글에서 점점 매력적인 글로 변하지요~
    다듬고 다듬어져 저와같이 글을 바라보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ㅎ.ㅎ;;
    많이 지난 거지만... 혹 윤여길님의 '청룡국'을 보시지 않은 분이 계시다면... 추천해 드립니다...ㅎ~ 달콤한 그 매력속에 빠져보시길... (全5권으로 완결되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지석
    작성일
    07.02.09 18:09
    No. 3

    제가 좋아하던 청룡장과 이름이 비슷하니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어디서 구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5 샤이나크
    작성일
    07.02.09 18:15
    No. 4

    왜, 왠진 내가 쓰는 방식이랑 비슷한거같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4 고샅
    작성일
    07.02.09 18:15
    No. 5

    필력=세월. 상통합니다. 우리나라 최고 작가님들 최소 30살은 넘으셨을겁니다. 이 말에 어줍잖은 작가님들 이름 내걸으시면 주먹 나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피하지마요
    작성일
    07.02.09 18:33
    No. 6

    개념제로님 상대방의 의견은 자신과 다릅니다. 틀린 게 아닙니다.
    A라는 작가가 개념제로님에겐 최고의 작가일수도 있겠지만 저한테는 그저 그런 작가일수도 있고 제가 최고로 치는 B라는 작가 역시 마찬가지로 개념제로님께는 그저 그런 작가일수 있습니다.

    물론 저도 개념제로님의 생각에 동의는 하지만 "주먹" 나간다니 괜히 기분이 매우 나쁘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디텍티브
    작성일
    07.02.09 18:35
    No. 7

    음 완전 동감.
    작가님들이 자주 실수하시는 부분 중 하난데요. (저렇게 글 쓰면 글 쓰기 좀 편하기도 하고 말이죠.)
    저 개인적으로는 "전지적 작가시점에서의 오류"라고 부릅니다만... 어쨋든,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글을 써나가다가 쉽게 빠지는 오류중 하난데요.
    쉽게 말해서 '작가=전지적 작가 시점에서의 서술자'라고 생각해 버리는 거죠. 좀 심하신 분들은 '주인공=작가' 수준까지 발전시키신 분들도 있더군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특정 등장인물이 그 인물 타입상 할 수 없는 행동을 그 인물이 한다던가, 등장인물의 성격이 왔다리 갔다리 한다던가, 설명을 너무 장황하게 쓴다던가 하는 문제가 생겨버리는 거죠.

    PS//필력=세월이 꼭 들어 맞지는 않는다는 게 또 문제기도 하죠. 글의 깊이에 관한 필력은 필력=세월 이라고 말할수 있어도(항상 그런 것도 아니긴 하지만...), 묘사에 관한 부분은 '센스=필력'이라는 말이 적확할 듯 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지석
    작성일
    07.02.09 18:35
    No. 8

    역시 사람들의 생각은 다른거로군요.

    저도 태산압정님처럼 개념제로님의 생각에 동의하지만, '주먹'나간다는 표현에 기분 나쁘기에 앞서서, 얼마나 심하게 겪었으면 주먹이 나갈만큼 과격한 표현을 쓸까? 하는 생각이 더욱 미칩니다.

    저사람도 분멸 알 것 아는 사람일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무례한 표현을 쓴다면, 그 심정이 정말 절절 했구나.. 하는 것이죠.

    저로선 그 생각의 차이가 상대방을 '인정' 하고 안하고에서 비롯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기분나쁘다는 말씀에는 공감하고, 도를 넘은 표현이라는 것 역시 같은 생각입니다. 그저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 윗 내용이란 뜻일 뿐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ether
    작성일
    07.02.09 19:02
    No. 9

    세월이 흘러갈수록 깊이가 더해진다는 것도 옳지만. 보는 많큼 쓴다가 정답일테죠. 많이 읽고 쓰는게 중요하죠. 필사가 묘사력을 늘리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묘사에 관한부분은 감성적인 영역이기에, 또 묘하기도 하구요. 생각이란 부분도 남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문예 창작과인 학생들은 일정이상의 묘사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묘사력만 보자면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을 탁월한 글솜씨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도 수두룩 하구요. 나이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죠. 그많큼 그네들이 필사를 많이 한다는 뜻이지요. 그 다음은 건축장인과도 같은 구성력이 남아 있겠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59 slglfslg..
    작성일
    07.02.09 19:51
    No. 10

    근데 저거 달마면벽기인가? 한번도 읽어번 적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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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6 지석
    작성일
    07.02.09 20:28
    No. 11

    윗글은 그냥 제가 창작한 한 부분인데요,

    특정 글을 묘사할 수 없기 때문에 만든 예문일 뿐입니다.
    등장인물 또한 가장 문제가 없을 너그러우실 문주님을 담았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각인
    작성일
    07.02.09 22:11
    No. 12

    우리 문주님 여기 저기 출연하시느라 바쁘세요. ^^
    깊어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고개를 숙이기 마련이니...어후. 글 쓰는 건 힘들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스웨렌젠
    작성일
    07.02.10 01:01
    No. 13

    잡설을 맛깔나게 표현하시네요. 남들이 뛰어난 필력이래도 자기한테 안 맞으면 뭐 별 수 없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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