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 서쪽으로
작성
06.10.26 19:43
조회
1,074

추천은 하고 싶으나 글 솜씨가 미천하여 작가님의 본문을 옮겨 적습니다.

정말 마음에 드는 소설인데 말이죠....

지금 적은 본문은 햇빛고양이님의 로망에서 란돌프(드워프)와 미드(주인공)의 대화 내용입니다. 옮겨 적느라 힘들었어요 -_-;;

(앞부분 생략)

"인간들의 속담 중, 드워프의 길은 밑으로 향한다는 말이 있잖은가?"

나는 대답하는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드워프들은 깊은 미궁에 자신이 캐낸 보석을 숨긴다.

그것은 보석을 좋아하는 드워프라면 당연한 행동이지만, 그들의 외향적인 성격을 생각한다면 정반대의 행동으로 볼 수 있다.

숨긴다는 것은 소극적인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드워프의 길은 아래로 향한다.’는 식의 농담은 무언가를 숨기려는 사람에게 은근히 찔러본다는 투로 사용되고는 한다.

란돌프는 껄껄 웃으며 말했다.

"그 농담이 나오게 된 경위는 잘 알고 있겠지? 그런데 물건을 숨기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 아는가?"

물건을 확실히 숨기는 방법?

나는 고통스런 신음을 흘리며 머리 둘레를 재기시작했다.

손가락으로 머리 구석구석을 만지고 있으니, 둘레를 잰다고 말할 수밖에....

흔히들 쓰는 표현으로 머리를 쥐어뜯는다고 하지만 그런 자학적인 표현은 너무 무시무시하지 않는가?

제기 아무리 생각해도 답안 대신 엉뚱한 생각만 드는군.

란돌프는 엉망이 되어버린 내 머리를 가리키며 한바탕 웃었고, 그 후에도 계속해서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나는 돌아다니면서 귀중한 보석을 숨기는 것에 대해 여러 종족들에게 물어보았네. 드워프야 말할 것도 없이 눈이 돌아버릴 정도로 복잡한 미궁을 만든다고 했고, 내 호비트 친구 녀석은 자신이 직접 들고 다닌다고 했다네."

"흐음, 둘 다 비슷한 종족이네요"

란돌프는 내 말에 눈썹을 세우며 소리쳤다.

"예끼! 그런 좀 도둑 같은 녀석들과 비교하지 말게! 자기들 할 일은 안하고 돌아다니기 바쁜 녀석들 같으니..."

란돌프가 호비트에 대해 기나긴 욕을 할 것 같아, 나는 서둘러 그의 말을 끊었다.

"그럼, 다른 종족들은요?""

란돌프는 헛기침을 몇 번하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멍청한 숲의 종족은 왜 광석을 파냐고 도리어 물어보더군. 페어리는 자신만이 열수 있는 보금자리에 숨긴다고 했고. 드래곤은 만나보질 않아서 모르겠지만, 드워프를 부려서 복잡한 미궁을 만들고 마법을 걸어 지킨다고 하겠지."

나는 휠에게 끌려나오면서 처음 드워프를 봤는데 란돌프는 대부분의 종족을 다 만나고 다녔군.

그런데 인간이 빠졌지 않나?

내가 이것에 의문을 느끼고 란돌프에게 질문을 하려는 찰나, 란돌프는 쓴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런데 물건을 숨기기 제일 좋은 방법은 인간이 알려주더군."

란돌프의 말은 다른 종족들 보다 인간이 낮다고 말하는 것 같았기에 왠지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괜스레 기분이 좋아져 란돌프에게 말했다.

"뭐라고 했는데요?"

란돌프는 품속을 뒤지더니 파이프를 꺼내었다.

"인간은 고민하며 나에게 동행할 것을 요구하더군. 조금 생각할 시간을 달라면서 말이야."

익숙한 손동작으로 파이프에 담뱃잎을 채운 란돌프는 종이를 말아, 타오르는 램프의 불빛에 가져갔다.

밝은 빛을 내며 타오르던 불은 빨간 흔적만 남기고 사라졌다. 란돌프는 아직 불씨가 남아있는 종이를 담뱃잎에 올려놓고 깊게 빨아 당겼다.

파이프에 빨간 불씨가 피어오른다.

"인간은 나와 함께 삼일 동안 걸은 후 말했다네."

"뭐라고 했는데요?"

란돌프가 뿜어내는 하얀 담배연기가 알싸한 냄새를 내며 안개같이 흩뿌려졌다.

"당신 종족의 성격을 생각한다면 미궁 이외에는 답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네."

"에게?"

나는 실망한 표정을 지으며 란돌프를 바라보았다. 란돌프는 그런 내 모습에 껄껄 웃으며 파이프를 빨아들였다.

"나도 자네와 같은 표정을 지어보였지. 그리고는 화를 냈다네. 그럼, 자네의 입장에서 답을 말해보라고 말이야."

"말해주던가요?"

란돌프는 고개를 끄덕였다.

"보석이 있다면, 다른 사람 앞에 내놓으라고 말했다네."

"에이. 그게 뭐가 숨기는 거예요?"

"하하하. 나도 그렇게 생각하며 사내의 말을 무시했다네. 그런데 30년이 흐르고 생각해보니까 그의 말이 이해가 되더군."

"무슨 뜻인데요?"

란돌프는 말없이 앉아 램프의 불빛을 바라보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내가 기다림에 지쳐 란돌프를 다시 한 번 부르려 했을 때, 란돌프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는 드워프답게 미궁을 파고 보석을 그 곳에 숨겼다네."

나는 어눌한 어투로 되물었다.

"그래서요?"

란돌프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 보석을 누군가 훔쳐갔었지."

"에엑! 누가 드워프의 미궁에서 보석을 빼간 거예요?"

란돌프의 웃음이 쓴웃음으로 바뀌었다.

"나에게 보석을 숨기는 방법을 알려준 사내...."

"그 사람이!"

"예끼!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 나에게 보석을 숨기는 방법을 알려줬던 사내의 아들이 훔쳐갔다네."

"잘 못하다간 이종에 팔촌뻘이 훔쳐갔겠네요? 그런데 ‘갔었단’ 말은 다시 찾으셨나보네요?"

란돌프는 내 농담에 크게 웃고는 말을 이었다.

"찾은 것이 아니고 돌아왔다네."

"보석에 발이 돋아났던가요?"

다시 쓴웃음을 짓는 란돌프.

"나에게 보석을 숨길 방법을 가르쳐줬던 사내가 돌려주러 왔더군."

이번에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런 것인가…….

란돌프는 여전히 붉게 타오르는 램프를 바라보며 파이프를 까닥거렸다.

"그때 그 사내가 말했던 인사가 ‘드워프는 아래로 향한다.’라는 인사였지."

란돌프는 잠시 파이프의 연기를 들이켰다.

"인간은 다른 종족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변화의 생물이야. 변화에 익숙하지 않은 드워프랑은 다르지.... 인간들이 지어낸 ‘드워프는 아래로 향한단’말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크게 웃어젖히던 란돌프는 이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으나, 나는 란돌프가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래서 드워프는 바다를 무서워한다네.”

써보니 엄청 길군요... 작가님은 대화체를 『 』 괄호로 쓰셨는데...ㄷㄷㄷ, 똑같이 옮길까 하다가 너무 귀찮아서 포기 ㅠㅠ.

여튼 저는 이런 인물간의 대화를 좋아합니다.

햇빛 고양이님의 로망.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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