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배경이 거의 보면 중세 아니면 르네상스에서 16~17세기의 세계관입니다.
두루두루 섞인 것도 요새 나오고, 근세배경이나, 현대물, 미래물도 나오고 있습니다.(좋은 경향이죠... 4년 전에 삼룡에서 비공정 나오고 엘프 총쏘는 판타지 썼다가 존내 다구리 당했습니다.)
아무튼 절대 다수는 유럽 중세스런 배경입니다.
아... 한국사람이 무슨 서양배경 소설을 그렇게 갈기냐는 독자들이 계실지 모르는데, 이건 상관없는 겁니다.
세익스피어 이 사람은 영국땅 한발자국도 벗어난 적 없으면서 덴마크, 이탈리아 배경 소설 아주 잘만 썼습니다.
조선시대 매설가들도 중국배경 소설을 많이 썼지만, 실제 중국 가본 사람은 적었습니다.
뭐 그런 겁니다... 별로 부끄러워 할 일은 아니라는 거죠...
아무튼 우리가 착각하고 있거나 잘 몰랐던 중세 이야기 좀 하렵니다.
1. 투핸드소드는 무거워요...
무겁습니다... 보통 도검의 관점에선... 대략 5~7kg 나갑니다. K2소총이 3.5kg 정도 하니까 최고 2배의 무게인 셈입니다.
그래도 몇몇 소설들에서 나오는 100kg급 투핸드에 비하면 무척 가벼운 편입니다.
그래도 실제 휘두르려고 하면 무겁답니다. 두손으로 드는 이유가 검이 무거워서가 아니라 길어서 밸런스 잡고 때리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보통 투핸드는 베는 동작이 크기에 날렵한 동양검보다 둔하지 않냐고 하는 말들이 많지만... 이거 대련 동영상 디펜스코리아나 DC에서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인생 한방이라는 이야기가 어디서 나온 건지 아실 겁니다.
2. 서양검은 날이 둔해서 몽둥이로 패는 거랑 다름없다...
저도 1년 전까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전문가에게 안드로메다까지 관광당한 후 책 보고 몇자 더 공부하니 자아비판의 쯔나미가 넘실대더군요.
서양검도 명품은 날이 무척 날카롭습니다. 문제는 동서양이 마찬가지지만 명품은 '적다'는 겁니다. 양산되는 도검들에게 명품과 같은 성능을 바란다는 건 무리입니다.
칼이란 게 원래 날이 잘 손상됩니다. 갑옷이나 체인에 부딪히거나 칼날끼기 부딪혀도 날이 상합니다.(그래서 헤머나 메이스가 쵝오라는 소리가 나옵니다.)
동양의 경우에도 도검의 날 손상 문제는 있었습니다.
고구려 장군들이 칼을 5개씩 차고 다녔다고 해서 누가 오도류라는 검술이 있었다고 이야기 하는데 그런게 아니라... 검이 전투중에 날이 잘 나가고 잘 부러지기 때문입니다. ...환두대도 안 그래도 직검이거든요...--; 다시 말해 나머지 칼 4개는 리페어인 셈입니다.
칼날 본좌라는 일본도도 양산품이 저질인건 마찬가지였습니다. 몽골 침공당시에 일본도는 몽골이나 고려군이 입고 있던 두정갑을 벨수가 없어 부러졌다고 합니다.(...)
그 이후 현대와 같은 카타나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양산은 저질이었습니다. 2차대전때 양산일본도 들고 설치던 일본군을 영국군 용병인 구르카족이 쿠쿠리를 휘둘러 검과 함께 두동강을 낸 일도 있습니다.
3. 평민의 주식은 야채?
귀족은 괴기먹고 평민은 풀 뜯고... 아... 뭐 그런 판이지만, 중세엔 그렇지도 못했습니다.
감자가 유럽에 상륙하기 전까지 유럽의 농노들은 오직 빵으로 살았습니다. 그것도 검은빵... 재료는 귀리나 보리였지 밀이 아니었습니다. 조선시대 평민들은 꽁보리밥 먹고 양반들은 쌀밥먹은 것과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야채가 평민들에게 떨어질 것은 없었습니다. 야채가 우습게 보여도 일단은 고급요립니다.
몇몇 판타지소설 보면 기근때 농노들 산에서 나물캐는 모습이 나오는데... 아, 이것은 너무나 한국적인 세계관입니다...
서양 친구들 고사리가 먹는건지, 씀바귀가 먹어도 되는 건지도 모릅니다. 아는 거라고 해봤자 버섯 몇몇 종류입니다.
오죽하면 서양학자들이 동양처럼 산이나 들에서 식용가능한 식물을 개량, 재배해서 밀과 감자같은 몇몇 곡물의 굴레에서 벗어나면 지구상의 기아에 도움이 될거라는 논물을 쓸 정도입니다...
어떤 미국 교포 한분은 정원에 깨랑 상추 심어놨었습니다. 옆집에 미국애한테 정원손질좀 하라고 돈을 주고 일을 시킨적이 있었습니다. ...이 미국애 깨랑 상추까지 다 뽑아버렸습니다... 단순히 애가 몰라서가 아닙니다. 원채 이 친구들 모릅니다.
요새는 아는지 미국에서 지금 한국인들이 산마다 고사리, 쑥 다 뜯어간다고 호들갑입니다...--;;;(근데 그 동네 고사리와 쑥은 맛이 없데요...)
아무튼 중세 농노들은 검은빵을 주로먹고 살았습니다. 그것도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영주님 식사때 접시나 받침대로 쓰던 딱딱한 검은빵이 있었는데 이것을 받아서 감사히 먹었답니다...(아이고, 안습이...)
중세 이후... 신대륙에서 감자가 들어온 이후에는 빵마저 먹지도 못했습니다. 지겹게 감자로 살았습니다. 덕분에 각기병에 걸리고 고생들을 많이한 서양사람들입니다.
4. 귀족이나 왕족은 글을 알까?
모릅니다... 무식했습니다... 중세때 지식층이라고 해봤자 수도사나 신부들 정도였습니다. 영지나 국가 지키면서 싸우기 바쁜데 글공부할 시간이 어딨습니까?...
말기엔 좀 나아지지만, 자기 이름 쓸줄 모르는 귀족이나 왕이 수두룩 했습니다. 중세문명의 아버지라는 프랑크 왕국의 카롤루스 대제께서도 자신의 이름이 뚫려진 금판을 갖고 계셨습니다. 대략 서류에 결제할 일에 이 금판을 대고 이름을 '그리셨습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글공부 할래도 책은 성경책이 고작이었습니다. 그나마 그것도 열 집에 한 권 있으면 다행입니다.(그래서 구텐베르그 아저씨가 성경부터 막 찍어낸 겝니다.)
중세 파리대학 도서관이 유럽에서 가장 문고가 많았는데, 100권의 장서를 자랑했답니다... ...같은 시기 이베리아의 이슬람 대학에선 몇권이나 소장했는지 알게 된다면 놀라실 겁니다...
5. 서양 기사들은 말타고 활을 못 쐈다...
도통 몰랐던 거 아닙니다. 이미 로마시절에 파르티안 샷이라고 해서 마상궁술이란 걸 서양에서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왜 말에서 활을 안 쏘고 창들고 랜스차지나 했을까 하시면 일단 서양말과 동양말의 특징과 크기를 비교하면 되겠습니다.
동양말의 대표라는 몽골마는 크기가 자그마하고 크게 빠르지는 않지만 지구력이 좋고, 말의 안정감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장거리로 쫓아다니며 활 쏘기 편했습니다.
그러나 서양말은 덩치 크고 순간 가속력은 좋은데, 말이 큰 만큼 안정성은 떨어졌고, 지구력은 몽골마에 비하면 떨어졌습니다.
당연히 이런 말 타고 활 못 쏩니다... 특징에 맞게 그냥 순간 가속력 붙여서 랜스로 밀어붙이는 게 최고였습니다.
6. 갑옷 무게가 엄청났다?
갑옷 무게 엄청난 건 동양도 마찬가집니다. 예전에 KBS에서 사극 찍는다면서 갑옷 제작했는데, 진짜 쇠로 제작해서 연기자들 죽을 뻔 했습니다.(재료를 플라스틱으로 바꿉니다.)
보통 체인메일은 10~15kg 수준입니다. 후대에 고리를 극단적으로 늘이는 바람에 30kg까지 가지만, 여기까지도 감당가능한 무게입니다. ...현대의 군대 완전군장보다는 쪼금 가볍습니다.
판타지에 나오는 극단적으로 무거운 갑옷은 르네상스 이후에 나왔습니다. 총알을 막기 위해 만든 것으로 17세기까지 전쟁터에 입고 다녔고, 18세기 부터 의장용으로 돌려졌습니다.
18세기 쯤 되면 동양이나 서양이나 갑옷 안 입을라고 별 G랄을 다했습니다. 입어봤자 총알에 뚤렸으니까요...
불멸의 이순신에 나온 조선군의 복장은 사실 조선 후기 복식입니다. 전기에는 흉갑이나 경번갑이라고 해서 사슬과 철판이 이어진 갑옷 입었습니다. ...대략 방송국 제작진에서 돈 많이 든다고 무시했습니다.(쪽바리갑옷이랑 중국갑옷 만들고 사는덴 돈을 수천씩 썼지요. 어처구니 없는 작자들...)
7. 바이킹은 해적이다?
해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 세력이 끝날때 까지 해적으로 활동한 것은 아닙니다. 초반에 하도 해적으로 끝발 날려서 해적으로 악명을 떨친 겁니다.
해적질 이후엔 이 친구들 영국이나 프랑스나 동로마에 정착해서 농사짓거나 왕조세우거나 용병일을 하면서 살았습니다. 시칠리섬을 기반으로 이슬람과 상업활동한 사람들도 있구요.
말기에 가면 다들 오딘님아를 배신하고 경건한 기독교신자가 되는데, 선교사의 세례의식이 너무 멋져보여서 개종하는 바이킹들이 많았다고 합니다...--;;;(바이킹들 개종하는 꼴 보면서 오딘신을 모시는 무당들은 세상 쫑났다면서 '라그나로크'쓰고 계셨겠지요.)
뭐... 몇 가지 더 있지만 이 정도로 하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한번 중세사 찾아서 보시길...
제법 경악스런 내용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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