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올라온 따끈따끈한 새글을 보다가
또 재밌는 생각이 떠올라서 주절거려 봅니다.
(그래봤자 또 옛날 이야기들...)
구봉이 등에 꼽힌 화살을 뽑자
몽연히 화살촉에 혀를 대어보고 독이 없음을 확인하죠.
그리고는 상처구멍에 혀를 대어 깨끗이 핥아주고는
약을 입으로 씹어 다시 혀로 약즙을 발라주는...
대목이 있습니다.
흠 -_-;;;
어찌보면 좀 애로틱하기도 하고
어찌생각하면 좀 더럽기도 한데...
왜 어릴때 칼에 손을 종종 베이면
자기도 모르게 상처에 입을 대어서 침을 발라주면
그나마 소독이 되고, 쓰라림이 조금 덜한 기억이 나네요.
요즘은 주로 종이에 베이죠 ^^;;;
사무실에서 일을 하다보니...
소설 '허준'에도 보면
의원이 된 허준이 종기환자의 상처에
입을 대어 고름을 빨아서 뱉는 대목이 나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크게 좋은 약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고름을 빨아내는 좋은 약이 있던 것도 아니니
더럽긴 하지만 그 당시로는 아주 좋은 치료방법이었겠죠.
(자기 상처에 대고 고름 빨아내실 자신이 있으신분? ㅎㅎㅎ)
춘추전국시대에 보면
월왕 구천이 오왕 부차에게 붙잡혀 어떻게 자기땅으로
돌아갈까 고민할때, 재상인 범려가 이렇게 충고를 하죠.
"지금 부차가 배가 아파 고생인데, 제가 보니 며칠있다 낫습니다.
왕께서 부차에게 가서 그의 떵을 약간 맛보시고,
며칠있다 낫는다 이야기 하면 그가 왕을 믿어줄것입니다."
더럽긴 하지만 구천은 아픈 부차에게 찾아가
그의 떵을 좀 먹고는 그대로 이야기 하죠.
그 모습에 감동받은 부차는 신하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그를 월나라 땅으로 돌려보내주고...
결국 구천은 자기땅에서 힘을 길러 부차에게 복수하고
그를 자살하게 만듭니다.
예전 시대에 깨끗한 천은 어딨었겠으며
제대로 된 소독약은 또 어떤게 있었을까요?
사자비님의 이런 저런 대목의 표현들이
오히려 뭐 옷깃을 찢어서 금창약을 바르고 싸매줬다...
이런 간단한 표현들 보다는 더욱더 세밀하고 현실적으로 보입니다.
요즘 고무판을 찾는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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