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장르문학을 구별하는 방식은 대충 환타지, 무협, 가상현실게임소설, 대채역사소설, SF, 그리고 퓨전이지요.
이중 대채역사소설은 밀리터리와 함께 따로 구별해야 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지만 뭐 분위기가 그러니 그냥 넘어갑시다.
어떤분이 사이케델리아를 퓨전의 시조라고 거론하시고, 대부분이 그런 평가를 내리길래 약간 반감이 섞여서 한 마디 적습니다.
개인적으로 사이케델리아는 이계진입물 즉 엘리스식 환타지라고 생각합니다. 퓨전이라고 부르려면 환타지에 기계문명이 조합되는 스팀 펑크라던가, 무협과 환타지 세계관이 공존한다거나, 마법사가 무림에 가서 마법으로 무림을 개혁한다거나(골렘님 작품의 주류죠.) 무공을 익힌자가 환타지 세계에 가서 무공으로 날린다거나(요즘 주류)하는 그런 방식이어야 퓨전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확실히 사이케델리아는 기념비적인 작품이기는 해도, 시작점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봅니다.
무협 주인공을 처음으로 환타지풍 세계에 투입한 것은 묵향외전이었고, 환타지의 기사들이 검강 즉 오러소드를 쓰는 소드마스터가 된 것은(즉 환타지 기사주제에 무림인처럼 무공을 쓰는 소설)초룡전기 카르세아린이었죠.
거기에 현대의 인물이 환타지 풍 세계나 무협풍의 세계로 가는 소설은 아주 아주 아주 고전적인 겁니다. 최근에 영화로 나온 나니아 연대기의 [사자와 마녀와 옷장]이라던가, RPG게임의 고전 [울티마]라던가가 이런 방식이라고 할 수 있죠. 애초에 이런 글을 부르는 표현인 [엘리스식 환타지]의 어원이 된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도 있구요.
사실 장르의 분류는 중요한 문제는 아닙니다.
애초에 명확하게 구별할 수 없는 글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기왕에 퓨전이라는 용어를 쓸거면 대충 구별은 해서 썼으면 합니다. 똑같은 이계진입물인데 누구는 퓨전이라고 주장하고 누구는 그냥 환타지라고 주장합니다. 거기에 이계진입을 해도 무협으로 하면 무협이고, 환타지로 하면 퓨전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요.
이런 막 쓰는 용어가 애초에 장르문학 시장을 개척하고, 처음 하나의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냈던 많은 작가님들을 상처입힌다고 생각합니다.
이런점들도 좀 생각해봤으면 해서 횡설을 펼쳤습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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