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제는 '낫다, 났다, 낳다, 낮다'입니다. 이걸 굳이 지적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습니다만,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가야겠더군요. 그동안 어법에 대해 끼적일 때마다 댓글에 언급된 부분이기도 하구요.
그럼 '낫다, 났다, 낳다, 낮다'를 보겠습니다.
'낫다'에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하나는 '내가 너보다 낫다'고 쓸 때처럼 대상을 비교하는 의미로, 다른 하나는 '상처가 벌써 나았어?'라고 쓸 때처럼 '상처가 아물다'는 의미인 거죠. 우리말 동사에는 시옷받침이 단독으로 쓰이는 경우가 (의외로) 적어서 이를 잘못 쓰는 사람이 많지요.
'났다'는 '-나다'의 과거형입니다. '나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에서 '태어났다'는 '태어나다'의 과거 표현이죠. 우리말은, 영어처럼 동사의 '과거형'과 '현재형'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기에 헷갈리는 경우가 많죠. 또 '낫다' 혹은 '낳다'와 혼동하여 쓰는 수도 있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낳다'는 단 하나의 의미만을 지닙니다. 바로 '아이를 낳다'처럼 '출산하다'라는 뜻이죠. 간혹 '그의 언변이 사업의 승리를 낳았다'처럼 비유적인 의미로 쓸 때도 있지만, 본래의 뜻은 그대로 살아있다고 볼 수 있죠. 절대, '낫다'가 쓰일 자리에 써서는 안 됩니다.
'낮다'는 '높다'의 상대격인 어휘입니다. 물론 단어 자체만의 의미로는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요. 가끔 '나는 너보다 처지가 낮다'고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나는 너보다 처지가 낫다'를 잘못 표현한 것이니 신경쓸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군요. 어법에 대해 끼적거린 건 오랜만입니다. 저야 내공도 쌓이고 하니 자주 적고 싶지만, 원체 생각나는 게 있어야 말이죠. 혹시라도, '이건 헷갈린다' 싶은 게 있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아는 만큼은 상세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그럼 이만, 모두 좋은 밤 보내시길 빌며 물러납니다아.
덧말 : 이걸 적고 맞춤법 검사를 해보고 안 사실입니다. '끄적끄적'은 '끼적끼적'의 오용이라고 하는군요. 깜짝 놀라 사전을 뒤져보니 과연, 제가 틀린 것이었습니다. '끼적거리다'를 쓰실 땐 신경써주세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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