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의 말처럼,
어제 수능시험에 감독관으로 다녀왔더랍니다.
군대도 다녀오지 않고 임용시험을 친 터라(입대까지 -_- 두달 남짓 남았다는;;)
딱 오년만에 다시 들어서는 수능시험장이더군요.
안타까웠습니다.
'먼젓번 쓴 답이 정답인데..'
'옆 칸으로 컴퓨터용 싸인펜이 삐져나갔는데..'
'25번부터 한 칸씩 밀린듯 한데..'
조그마한 체구를 가진 여학생이 있었습니다.
4교시 과학탐구 시간.
네 과목 중 첫 번째 과목을 마친 후 펑펑 울기 시작합니다.
소리조차 내지 않고,
보는 사람마저 서럽게 펑펑 울어댑니다.
다시 시험이 시작되자 눈물을 닦고 문제를 풀기 시작합니다.
두번째 과목이 끝나자 다시 웁니다.
그렇게 사 교시까지 울고,
다섯시 반경 시험지 정리가 끝나 이제 퇴근할 때가 되어 교문 밖을 나설때 문득 옆을 보니,
어머니와 함께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다시 울고 있습니다.
어떤 사정이 있는지,
왜 눈물이 흐르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냥 안타깝습니다.
내 학생이라면 불러 초콜렛이라도 하나 먹이며 물어 볼 것을.
가슴에 단 '감독관'이라는 하얀 명찰 하나 덕에 선생이길 포기한 듯 하여 더 안타깝습니다.
초보교사.
역시 어렵습니다.
평소처럼 출근하여 다시 컴퓨터를 키고, 점심시간 잠시 짬을 내어 봅니다.
글쎄요, 이렇게라도 털어놓고 나면 조금은 기분이 나아질까요.
어제 그 학생.
신들린 솜씨로 잘 찍어 '대박'났으면 합니다.
추천은 백연님의 -이원연공-입니다.
좋은 하루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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