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 아는 분과 미소년(msn)으로 ‘자신의 글을 남에게 보여주는 일’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저만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전 제 글을 남에게 보여 줄 때 굉장히 쑥스러워집니다.
제 글에는 제 모습이 그대로 담긴다고 생각해요. 제 아주아주 내밀한 생각이 담겨있고, 저와 어딘가 닮아있는 캐릭터들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한 스무 장짜리 이력서를 써야 한다고 해도 열장짜리 글보다는 제 자신을 더 숨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력서에 들어가 있는 신상명세는 지극히 표면적인 것이겠지만, 글 속에 있는 제 모습은 그야말로 껍데기를 뺀 나머지니까요.
해서, 굉장히 쑥스러워집니다. 그래서 전 제 글을 남에게 보여주는 일에 다소 소극적인 편입니다. 더구나 인터넷 연재는 낯모르는 불특정 다수에게 제 알맹이부터 덥석 보여주는 일이니 더 떨리고 무섭습니다.
대화의 상대방에게 “그럼 연재는 사실상 무리 아닌가요?”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 점에 있어서는 다소 양가적인 감정이 듭니다.
“역시 쑥스러워서 도저히 안 되겠어...”라는 느낌과 “그래도 내 자식(?)인데 조금쯤은 자랑하고 싶어.(자랑할 만해서라기보다, 자기 자식은 다 예쁜 법 아닙니까 ^^;;)”라는 기분이 동시에 듭니다.
일단은 연재를 하고 있긴 하니까 지금은 후자가 조금 더 우세한 시기이겠죠. 하지만 역시 매회를 작성하고 submit을 누를 때는 조금 떨어버립니다. 도저히 익숙해지지가 않아요.
며칠 전 미소년에서 대화하던 상대 분은 이 말을 이해하지 못하셨습니다만, 이거 저만 그런 건가요? ‘전 사실 누구나 조금쯤은 그렇지 않을까’하고 생각했었거든요. 저랑 같으신 분, 손들어 주세요~(동지애를 느껴 봐요~;;)
......이거 무플이면 정말 민망하겠어요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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