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얼마만에 하는 인사인지 모르겠소. ^^ (나 요새 청산의 머리 속에 있으면서 이런 이모티콘 인사법도 배웠다우.)
먼저 할 얘기가 있는데 금의대가 전멸하고 절벽에서 뛰어내릴 때 말이오. 그거 절대 형이 생각하고 있는 거랑 틀리오. 뭐 녹산형은 일부러 앞장을 서서 나에게 받침대 역할을 강요했다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사실 그 상황에선 누구라도 그럴 수 밖에 없을 거요. 어차피 다 죽게 생겼는데 누구 하나라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 그거 못하면 어디 운가의 사람이라 할 수 있겠소? 아무리 형이 나를 껄끄럽게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형제들인 금의대 전멸하고 난 뒤에 형에게 남는 게 뭐가 있겠소? 그러니 너무 부담 가지지 말기를 바라오. (사실 내가 살아남았다면 돌아버렸을지도 모르지요. 그래도 금의대주는 나 아니오. ㅡ.ㅡ;;)
그런데 말이오, 내가 청산의 속에 있으면서 형을 보니 말이오,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하나 물어보려고 합니다. 형이 지극히 사랑했던, 지금은 우리와 떨어져 있는 둘째 형수와 얘기를 해봤는데 말이오. 평소 형의 성격을 보건데 정말 녹산형이 맞나 싶을 정도로 형과 형수는 잘 지냈더구려. 뭐 우리 사이 관계는 그렇다치더라도 그렇게 좋아했던 형수인데, 왜 청산은 그렇게 냉대를 하는 거요? 금의대와의 일이 들통날 거라고 생각해서 그러오? 위에서도 말했지만 그거 순전히 형의 생각이라오. 이제 형은 가주 아니요?
사천의 패주가 될 수 있도록 가문을 확장시키려면 정말 많은 사람을 끌어안아야 할텐데 어찌 그런 과거가 있다고 자식도 못 본 체 한단 말이오? 그래서 물어볼려는 게 이거유.
대체 형은 인생의 목적이 뭐요?
나는 당체 그게 이해를 할 수가 없소.
인정받는 가주가 되는 게 목적이었소?
형수와 단 둘이서 알콩달콩 사는 게 목적이었소?
아니면 나보다 더 아버지께 인정 받는 게 목적이었소?
뭐였든 이제 거의 달성한 듯 내게 보이는데 형은 아직도 뭔가 부족한 듯 보이는구려. ㅡ.ㅡ;;
이제 나는 형의 아들이자 나의 조카인 청산의 양신을 조금 늦추러 그 구멍 막으러 간다오. 형제들이 청산의 성취에 눌려 지금 꼼짝을 못하고 있다오.
허허~, 기특한 놈 아니오?
이런 기특한 놈에게 형이 느꼈던 그런 감정 느끼게 해주지 맙시다. 형이 느꼈던 그 비교당하는 심정, 해부하듯 바라보는 그 눈길. 그런 것보단 형이 바랬던 형수의 따뜻한 눈길을 청산에게도 주길 바라오.
이크, 이 놈의 구멍이 왜 이리 요동을 치누. 또 검무를 추는 가 보구려. ^^;;
녹산형, 나 이제 가오. 우리 형제 중 누구도 형을 진정으로 미워하는 이는 없으니 마음 편히 가지구려. 좀더 편하게, 좀더 인간적으로 살아가시구려.
그럼 다음에 또 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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