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담에 자주 보이는 내용이 있습니다.
마이너 장르에 대해서지요.
이 역시 제 아주 개인적인 생각을 써볼까합니다.
이건 마이너 장르의 인기에 대해 명확한 답이 있는데. 독자가 안보는 이유는 여러 가지 있는 게 아닙니다.
그냥 재미없기 때문입니다. 마이너고 SF고 SF고 SF고 SF고 로맨스고, 여주라서가 아니라, 그냥 재미없기 때문입니다. 왜 항상 양판 양판, 먼치킨 먼치킨, 대리만족, 대리만족, 욕하면서 독자분들은 항상 그런 걸 볼까요. 그게 재미있으니까 입니다. 재미있으니까 B발 C발 욕하면서도 독자는 보는 겁니다. SF고 여주고 마찬가지입니다. 재미만 있다면 여주 싫은데, SF는 아닌데 욕하면서도 하면서도 봅니다.
분명 선입견이란 건 소설이라는 부분을 불문하고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게 소설 초반 접근성의 차이가 될 지언즉, 그 글이 재미없는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이건 순전히 제 경험담이지만, 저도 처음에는 여주물에 대한 거부감이 컸습니다. 여성향, 순정만화 같은걸 정말 싫어했습니다. 어렸을 땐 누나가 한창 그런 걸 볼 때면 경멸(?) 비슷한 거부감도 약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처음 깨준 작품이 천사소녀 네티(?)였고 그 다음이 일본 소설이었던 것 같은데 으-, 제목은 잘 기억이 안나는 군요.
어쨌든 이건 설명을 좀 하고 넘어가고 싶은데, 중세보다는 스팀펑크 같은 소설이 었는데 여주 물이었습니다. 여장교, 여성 지휘관인 좀 판타지적인 소설이었는데 몰락 왕족인(?) 귀하게 자란 아가씨인데 여차저차해서 군대 지휘관이 되고 능력은 있지만 들개같은 남자 부하들을 모아 전쟁을 하는 이야기인데 이건 정말 남주였으면 평작이었을 텐데 여주라서 지금도 기억하는 정말 명작으로 남았습니다. 남주였으면 단순히 야심가로서 보일수도 있는 면을, 여주라는 점을 살려 더욱더 숭고함, 고귀함이라는 주인공의 키워드를 증폭시켰고, 남성 우월주위에 빠져 자존심만 높고, 허세 짙은 남자 지휘관들 사이에서. 아군한테도 조롱당하고, 천대받고, 무시당하면서도, 순수한 지략과 능력으로 역으로 그들에게 한방 먹일 때의 그 쾌감은.. (게다가 적 지휘관은 주인공 얼굴을 본적 없어 전법이나 지략, 판단력을 보고 이후 자신의 라이벌이 될 사나이 중에 사나이 지휘관이라 생각하는 깨알 오해 잼까지.)
여기저기서 주워온 문제아에, 거칠고 들개 같은 부하들 사이에서 신체적으로 약한 여성이지만 그들을 이끌고, 지휘관이라는 위치를 지키려하는 심리적 갈등 요소. 그러면서 그들 사이에서 인간적인 면을 불러오는 섬세함과 여성성. 어두운 분위기에 산듯한 청량제 역할을 하는 역하램 연애적인 요소. 흔히 망하는 여주물들이 보이는 여성적인 성의 약점적인 면보다 강점을 너무나도 확실히 표현해준 작품이라 제 거부감을 완벽하게 깨트려준 작품입니다.
저는 그 이후로 순정만화도 재미만 있다면 보고. 완전 역하램 여성향 소설도 봅니다. 의외로 순정만화도 명작이 아주 많더군요.
그러나 최근 마이너 장르에 대해 한탄하고, 실제 조회수가 바닥인 작품을 찾아보면 한결같습니다. 장르성, 표현력, 필력, 같은걸 말하는 게 아닙니다. 특히 SF. 설정, 갈등구도, 마찰, 심리전개, 사건전개 무엇 하나 나무랄데 없이 재미없습니다. 수면 위쪽의 알갱이 같은 알콩달콩 알록달록 반짝이는게 아니라, 텁텁하고, 진부하고, 검게 바닥에 깔린 이물질 같은 것만 모은 느낌이 납니다. 지금까지 제가 본 것들은 말이지요.
분명 SF라서, 여주물이라서 더 재미없는 작품은 있습니다. 하지만 무릇 장르라는게 단점이 있으면 장점도 있듯이 SF라서, 여주라서 더 재미있는 작품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인기없는 작품은 SF적 요소, 여주인점 같은 장르적 요소를 완전히 배제하고 스토리와 따로 놓고 봐도 재미없습니다. 합친다고 해도 상승작용보다 –적 요소로 시너지가 납니다. 그 강점을 살리기는 고사하고, 이 장르의 단점은 이거야. 이러면 안되는데 싶은 부분은 장르 ‘정통’이라며(특히 정통 판타지라며 쓰시는 분들이) 콕 찍어서 버릇처럼 씁니다. 그러면서 나는 잘 쓰고 재미있게 쓰는데 독자 분들 선호 장르가, 장르에 대한 선입견이, 독자가 보는 눈이 없어 평가 잘못된 것 같다는 고 말하시는 분들을 보면. 다른 대세 장르에서 단순히 작가로서의 기량이 훨씬 더 뛰어나고 잘 쓰신 분들을 비하하는 것 같기도 하고, 작가가 독자의 시선을 우습게 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제 생각에 마이너 작가 분들의 논리대로라면 지금 대세인 현판, 스포츠 물은 사장되어야 맞습니다. 현판이 대세물로 떠오른지는 꽤 됐지만, 스포츠는 1,2년 전만해도 잘 쓰고 재미있는 글이 추천받아도 ‘스포츠는 영~’ 이라는 투의 글이 꼭 댓글에 달리곤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당시에도 인기작 몇몇은 높은 조회수를 유지했고, 지금은 너도나도 쓰려는 대세물이 됐죠. SF나 여주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재미만 있다면 추천은 올라올 것이고, 속는 셈치고 보는 사람이 늘 것이고, 현판 중에 이것만 봐요. 하듯이 독자 분들도 볼 겁니다.
에... 그래서 말인데. SF,
정말 진심으로 SF 마이너 장르 맞습니까? 추천해도 안 본다는 이유가 ‘아, 그 글은 여주라서..’ ‘그 글은 스포츠물이라서’라는 말은 지금껏 들은 적 있는데 그 글은 ‘SF물이라서’ ‘하드 SF물이라서’ 라는 말은 날 때부터 지금까지 지금껏 단 한 번도 못 들어 본 것 같은데 말이지요. 사내아이라면 무릇 느와르나 전투물에 거부감이 없듯이 SF도 남자에겐 거부감도 없고 매우 선호 장르축에 든다고 보는데 말입니다. 섬동네 슈타인즈도 그렇고 말이죠.
단지 현실고증과 표현력 등, 작가로서의 기초 기량이 많이 필요한 장르라 작가 수가 적을 뿐이죠. 추리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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