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년 탑밴드라고 혹시 보신 분 계신가 모르겠습니다.
거기서 우리나라 인디밴드 들의 꽤 활발한 활동을 알게 되고, 홍대거리 한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죠.
‘대중음악을 하는 밴드들인데도 대중들이 잘모르는’ 극악의 대중성으로 무지 고생을 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었지요.
그중 게이트 플라워즈 라는 밴드가 제가 보기엔 참 압권이었습니다.
보컬의 그거걱 대는 파워, 기타의 블루스적인 리드, 옛날 딮퍼플이 생각나게 하는 드러머, 그 사운드를 다 감싸주는 베이스주자.
처음엔 이해가 안가다가, 들어보니 정말 대단한 팀이었습니다.
이 밴드가 2008년 대중음악상인가를 수상했다는데 팬카페 회원이 기백여명인가 밖에 안됐었답니다.
탑밴드라는 프로그램에서 방송을 타고, 거기서 홍보가 되면서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되죠.
나는 가수다에 한번 출연하기도 할정도였으니까요.
물론 출연 후보를 뽑는 경연이었지만, 홍대에서 공연하는 인디밴드가 그런 무대에 오른다는 것 자체가 거의 기적이라고 할만한 사건으로 평가하고 겄습니다 개인적으로.
하여튼 이팀을 신대철 님께서 코치를 맡게되면서 미션을 주시는데, 저는 거기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초등학생 백명을 데려다 놓고 그 아이들 앞에서 연주를 하고 그 아이들을 동감시키라는군요.
그 순간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언젠가 금강 문주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대중이 저만치 있는데, 그걸 내가 쫒아가면 그건 글도 안되고, 잠깐 반짝 인기를 얻을 수있을 진 몰라도 오래가지 못한다. 중요한것은 좋은 작품도 결코 나오지 못한다는 것'
입니다.
그러면 어찌 대중과 같이 하느냐, 그건 다음 말씀이 압권입니다.
‘대중을 내게로 불러야 한다.’
마치 나무처럼 말이죠. 과일이든, 피톤치드든, 아니면 땡볕에 쉴 그늘이든.
내길을 그냥 가되, 대중과 숨쉴 여지는 있어야 한다는 요지 였습니다.
게이트 프라워즈 처럼 강한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애들 앞에서 악어떼를 공포버전으로 편곡해 열심히 부르는 것을 보며 한참 웃었습니다.
과연 신대철이란 이름이 괜히 큰 이름이 아니구나를 새삼 느끼면서 말이죠.
그리고 또 찔끔 했습니다.
게이트 플라워즈 그 친구들은 내가 듣고 느낀 것을 이미 실행하고 있엇습니다.
자신들의 기조를 다 바꾸는 것이 아니고, 자신들의 기조에 한켠을 열어두는 여유를 두기 위해 죽을 만큼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그런 시도조차 현재 가진 실력을 높이 쌓은 후라야 가능한 일이겠죠.
뭐 죽도록 음악을 들고팠으니그 젊은 나이임에도 가능하겠습니다만, 저는 벌써 사십 중반 입니다.
이제 사건 중첩을 순서대로 잘풀고 감정 기조 올려서 폭발시키고 하는 세부사항을 더 연마해야 할 시간에 아직도 글쓰기 전체론이나 만지작 거리고 있으니 한숨만 나올 뿐입니다.
하필이면 공장일로 먹고 사느라 한두시간의 여유 밖에 없는 것도 큰 원인이긴 합니다만 사실은 ‘죽을 만큼 써본적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죠.
시간 없어서 날림으로 휙휙 쓰는 것도 버릇이 되어 뭔 글을 써도 막 날아다닙니다.
오타도.
어쨌든, 요즘 다시 글쓰는 것이 즐겁습니다. 게임도 때려쳤고, 담배도 끊었고, 이제 시간만 도와주면 더 쓸 수 있을 듯 합니다.
자, 열한시면 무조건 자야하니 이제 십분 정도 더 쓰다 자야죠. 타자도 느리니 반페이지나 쓸까 싶지만, 일단 글 머리만 풀면 새벽에 또 한편 나올 겁니다.
글쟁이라면, 일단 글머리만 풀면 뭐든 나오니까요.
그냥 잘 주무시라고 나불거려 봤습니다.
건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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