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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크리드 (Black Creed)』는 영약비빔밥님께서 문피아에 연재하고 계신 정통 판타지 소설입니다. 2009년 12월 4일에 연재를 시작하여 2010년 2월 4일 현재까지 약 40화가 올라온 상태입니다. 분량은 적지만 만 2개월만에 40회나 연재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꾸준한 집필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연재 분량이 얼마 되지 않는 작품은 좀처럼 소개하고픈 마음이 들지 않습니다만, 블랙 크리드는 그런 저를 돌려세울 정도로 괜찮은 작품입니다. 아직은 갈 길이 멀기에 자신있게 추천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큰 기대를 걸고 있어요.
문피아의 수많은 연재작을 뒤적거렸지만, 문장 자체를 즐기며 읽은 작품은 무척이나 오랜만입니다. 참신한 소재, 즐거운 만담, 화려한 액션, 매력적인 캐릭터, 다 좋아합니다. 하지만 소설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문장에 공을 들이는 글은 정말 찾아보기 힘들더군요. 그렇기에 블랙 크리드의 1화를 읽자마자 정신없이 빠져들어 버린 것이겠죠.
차분하고 정갈한 묘사를 읽다보면 절로 머리 속에 풍경이 떠오르고, 감정의 흐름은 손에 잡힐 듯 생생합니다. 장면전환이 무척이나 부드럽고, 전투씬의 묘사는 짧고 강렬하며, 근접박투는 마치 이종격투기 생중계를 듣는 듯 하죠. 이처럼 한줄 한줄 읽으며 즐거운 작품이라면 그 자체로 가치가 있습니다.
기사와 마법사 간의 관계 설정이 무척 참신하고, 단순히 설정에서 그치지 않고 글 속에 깊이 녹여내고 있다는 점이 또 하나의 매력입니다. 블랙 크리드에서는 '마법사'가 엄청나게 강력한 존재로 그려지는데, 그 중에서도 '정신조작'에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마법을 통해 환상을 보여주고 감각을 혼란시키며 기억을 조작하고 인격마저 파괴하는 지독한 정신계열 마법들. 그것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마법사는 그들 외의 모든 존재들에게 공포 그 자체라 할 수 있죠.
그러한 마법사에 대항하기 위해 '기사'가 존재합니다. 그들은 평생동안 극한의 자기통제력을 연마하여 마법사의 사악한 환상에서 스스로의 정신을 지키며, 마법방어가 각인된 갑주와 파마의 힘이 스며든 무구를 움켜쥔 채 뼛속까지 새겨진 전투기술로 악을 분쇄합니다.
설정만으로는 뭐가 그렇게 다르냐 싶을 테지만, 실제로 본문의 전투를 보면 입이 떡 벌어집니다. 집요함을 넘어 끔찍할 정도로 정신의 빈틈을 찔러들어오는 환상에 맞서서 광신에 가까운 철혈의 의지로 무장한 기사가 벌이는 보이지 않는 사투는 처절하다는 말로도 부족한 느낌입니다. 끝없이 일어나는 회의를 평생동안 벼려온 신념의 칼날로 베어넘기며 마魔를 꿰뚫고자 하는 일념만으로 전진하는 기사!! 크, 이거 정말 불타오릅니다.+_+)b
주인공은 남녀 두명이며, (작가분 왈) 남주와 여주의 비중은 같습니다. 남자 주인공은 기사 중의 기사, 지독한 신념과 의지로 무장한 기사들 중에서도 특별히 정신력이 강한 녀석입니다.(단, 벽창호랍니다-_-) 여자 주인공은 순진하지만 강한 의지를 지닌 마녀. 자세한 이야기를 쓰려니 본편을 읽을 때의 재미가 반감될 듯 하여 이 정도로만 소개해 두겠습니다. 둘 다 개성이 뚜렷하고 보면 볼수록 매력적이라,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기 힘들 정도네요. 너무 일찍 본 게 후회될 정도.ㅜㅜ
제 취향을 직격했기에 이렇게 즐거운 것이겠지만, 그런 가산점을 제하더라도 블랙 크리드는 일독할 가치가 충분한 작품입니다. 여러분도 놓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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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산산’이라는 분의 블로그 리뷰를 읽고 문피아를 뒤져 봤는데 블랙 크리드란 소설을 못 찾겠네요....
제가 아직 덜 찾은 걸까요? 아니라면 무슨 일이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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