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를 배우고 있어요! 하면서 직장에서 대놓고 문피아에서 소설을 읽기 시작한 게 그다지 오래되진 않은 것 같은데 계속 입맛이 까다로워지더라고요. 처음에는 흔히 말하는 지레작도 읽는 것은 가능했는데 이제는 뭐... 억지로라도 안 읽혀요. 그리고 제가 쉽게 질리는 타입이라 웬만한 소설은 선작만 해놓고 읽기 싫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에는 참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일단 처음에는 마법포식자로 시작해요.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cn_035
애피타이져 느낌이랄까요? 아니면 최면일까요?
주인공이 참으로 잘 먹어서 배가 고파지는 느낌이 드는 소설입니다.
팝콘이라도 집어 먹어야 되는 느낌이 드는 소설. 마법은 일반인간이 먹을만한 것이 아니라죠. 그런데 이 소설을 읽다 보면 가끔 엉뚱한 생각도 해요. 마법은 무슨 맛이렬까냐? 마법은 칼로리가 있을까? 마법을 먹으면 포만감도 느껴질까요?
주인공은 어떤 복수를 꿈꾸고 있을지 기대도 돼요. 겉은 시원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나도 모르는 깊이가 있을듯한, 그런 글이에요.
마치 음식으로 비교하자면 옆집 독일 할머니가 만들어주시는 비프 스튜, 라고 할까요? 처음에는 절제된 가벼운 맛이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깊어지고 풍부해지는 맛. 거기에다가 할머니는 맥주까지 넣으셔서 더욱더 고기의 맛을 이끌어낸 스튜를 만드셔요. 저 보고 아시안이라면서 왜 이렇게 피부가 창백하냐고 따지면서 스튜를 만들어주시는 고마운 분이시죠.
거기에다가 곁에는 당연하게 흑맥주! 할머니가 직접 담근 흑맥주는 시원하고 깔끔해서 맥주를 싫어하는 저도 좋아해요.
마법 포식자는 단순하면서 복잡하고 깔끔한 뒷맛이 일품인 애피타이져이에요.
그 다음에는 인디고스톰!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an_204
솔직히 말하겠어요. 저 처음에는 인디 고스톱인줄 알고 들어갔어요.
이름이 특이하네... 하고... 무슨 고스톱치는 이야기일까?
그런데 Indigo Storm!
저는 미술전공인데 거기에서 특히 유화 전공이에요. 유화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오일 페인트에 대한 지식도 굉장히 중요해요.
그래서 저는 인디고라는 색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아요. 일단 제대로 인디고라는 색을 만들어내는 곳이 없고 제대로 만든 인디고 페인트는 엄청나게 비싸거든요.
그래서 더 싼 pthalo와 다른 색을 섞어서 대충 인디고를 만들어요.
그런데 인디고스톰을 읽다 보면 무언가 푸른색이 감도는 느낌이 들어서 참... 제대로 된 인디고 페인트를 쓰는 느낌?
색은 싫어하지만, 소설은 정말 재미있어요.
진지하지만 그 사이에 숨을 쉴 수 있는 개그도 많아요. 적어도 숨을 못 쉬어서 죽지는 않을 거에요. 아마도.
의왜로 빵!하고 터지는 게 많아서 글쎄요... 웃느냐 숨을 못 쉴지도?
매끄럽고 정제된 느낌이 들어서 좋아하는 글이에요.
마지막으로 황금장미.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cn_034
황금장미는 무언가 이슬차같은 분위기의 글이에요. 달달하지만 사탕처럼 달지는 않은. 질리지 않는 그런 달달함이에요.
참고로 일단 아직은 로맨스가 없어요.
그런데 이걸 읽다 보면 참 행복해진 기분이 들어요.
오순도순한 가족, 슬프고 아픈 기억을 가진 여주인공.
그 기억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그 기억을 무시할까요? 어떻게 그 기억과 타협을 할까요? 그 기억을 무엇일까요?
황금장미는 약간 특이한 설정을 가지고 있기도 해요.
아픈 일생을 살아간 여인들이 전생하는 가문. 어머니도 전생자이고 딸도 전생자에요. 할머니도 전생자고요.
그래서 이글에는 소소한 행복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의외로 기대감을 많이 품게 되는 그런 작품이에요.
아, 그리고 이제는 여주인공이 마치 '딸'처럼 느껴지는 그런 재미있는 소설이기도 하구요.
참고로 전 여자에요. 그래도 주인공이 딸처럼 느껴지는 게 싫지는 않더라고요. 오히려 신기하달까요? 그 정도로 주인공을 좋아하는 건 드문데 말이죠.
으, 부족한 한글로 열심히 썼는데 뭔가...
역시 한국어는 어려워요. ㅋㅋ;;
음...
그래도 재미있는 글들이에요.
읽고나서 갈증에 시달리지, 후회는 않하는 그런 글이니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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