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가 놀고 있으니, 왕비께서 진노하시고, 왕비께서 진노하시면 국왕께서 슬퍼지시니, 사람이 슬퍼지면 곧 분노로 바뀌기 마련이라. 고로 국왕께서 분노하시면 명이 짧아지고, 왕의 명이 짧으면 백성들이 구슬퍼지고, 백성이 구슬퍼지면 나라가 명을 다하니, 이 나라 기사들을 죄다 나가 죽어야지.
<현자 베라돈이 세르쥬아의 기사들을 훑어보며.>
기사의 나라 세르쥬아. 그곳의 남동쪽에 후드빈과 경계를 맞대고 있는 여름의 도시 그릴리스는 지난 겨울 후드빈의 침략으로 인해 허무하게 점령당하고, 도시에 남은 세르쥬아인들은 절망에 휩싸인다.
사람이 절망에 휩싸이면 주변을 돌아보기 마련이고, 주변을 돌아보면 항상 뜻이 맞는 자들과 마주치는 바. 후드빈에게 대항할 '페일(Pale)'과 정체를 알 수 없는 베일의 기사 '굿 나이트(Good Knight)'가 그들에게 대항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에서 홀로 고독한 복수를 꿈꾸는 그릴리스의 정초한 처녀는 오늘도 흉터에서 흐르는 고통에 절규하며, 모두를 향해 이를 간다.
진짜 복수는 사람의 심장에 칼을 꽂는 게 아니에요. 원수를 사랑하고, 그 죄를 핥아야 합니다. 그리고 천천히...... 여유롭게 그 바닥부터 무너뜨려 발 디딜 곳도 없게 만드는 게 진짜 복수죠.
그들이 떨어질 곳은 지옥보다 더한 밑바닥이 될 거예요.
이 도시엔 영웅과 악당이 있죠. 전 어느 쪽도 되지 않아요.
사악한 마녀, 혹은 악녀에게 그 어떤 이름도 과분할 뿐이니.
봄에만 날 수 있는 나비는 신에게 날아가 눈을 보고 싶다는 소원을 빌었다. 신은 나비가 겨울의 추위에도 버틸 수 있게 샛노란 날개를 하얀 서리로 만들어 서리 나비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
소원대로 나비는 여름을 거치고, 가을을 지나 마침내 떨어지는 눈을 보며 겨울과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겨울의 한파는 나비의 날개를 부수고, 추락한 나비는 산산이 부서지니 나비의 모습은 되돌아온 봄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서리 나비는 행복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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