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사발 한 제목과 표지를 보고 이끌려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대체역사 소설을 처음 읽어봐서 큰 기대는 안하고 보긴 했지만, 기대 이상의 몰입도와 개연성 있는 스토리 전개 덕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타임트립이라는 비현실적인 전개로 시작하긴 하지만, 그 외에 모든 스토리 진행은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체계적으로 진행되는 소설입니다.
어떻게 트로츠키가 의용군을 이끌게 되는지, 타임 트립 이후 중세 조선에서 대응해나가는지, 그리고 그런 혼란이 불러온 조선 국내정치의 큰 변화, 동북아 정치 구도가 실제와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 이 모든 과정이 물 흐르듯 이어져 이야기의 큰 물줄기를 만들어 갑니다.
실제 역사 속 사건이나 인물과 비교해가면서 보면 정말 흥미롭게 전개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단순히 뭉뚱거리거나 급전개를 하지 않고 차근차근 빌드업 하면서 큰 줄기를 만들어 가기에 체계적이라는 인상도 받았습니다.
스토리 뿐만 아니라 인물 묘사도 지루하지 않고 역동적입니다. 단종이나 트로츠키 등의 인물이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입체적으로 묘사해내고 있고, 그 묘사가 이야기 전개와 딱 들어맞으면서 체계적으로 설명됩니다.
마치 퍼즐조각이 하나하나 모여서 완성 될때 처럼, 모든 빌드업과 묘사가 하나하나 모여 큰 구도를 만들어 낼 때의 쾌감이야말로 이 소설의 묘미 같습니다.
작가님이 '간다왼쪽'의 닉값을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사회주의 이론이나 변증법 설명도 큰 오류 없이 아주 재미있게 설명되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전개 동떨어지지 않게 이를 녹여내시는 데, 아주 큰 능력이 있으시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토리, 인물 묘사, 철학적 깊이, 유머까지 어느하나 빠지지 않는 웰 메이드 대역소설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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