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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탄

작성자
Lv.39 둔저
작성
08.07.06 00:29
조회
1,918

작가명 : 장경

작품명 : 빙하탄

출판사 : 드래곤북스

저는 원래 장경님 글이 재미가 없었습니다.

눈에 띄면 1권 정도는 봤습니다만은 볼때마다 따분했죠.

철검무정, 천산검로, 장풍파랑, 암왕...

그러다가 빙하탄을 손에 넣었습니다.

봤습니다.

'아.......!'

그리고 다시 역주행했습니다.

그제야 그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정 주기로 강호는 묘강에서 온 무적마인이라는 이름의 실혼인들과 그들을 조종하는 술사들에 의해서 피를 흘립니다.

무적마인과 싸우다가 죽은 천붕방의 당주는 유언으로 한 남자를 불러내고, 그의 딸인 교검은 천산으로 가서 심연호를 만납니다.

심연호.

무림제일을 다투는 천붕방의 최고 충신의 아들.

그러나 그의 아버지는 장인(즉, 심연호의 외할아버지)을 연공 중에 암습하고 비급을 탈취하고 사형당합니다.

그의 형은 자결하고

심연호는 한 팔을 잃고 떠납니다.

그리고 그가 돌아옵니다.

심연호는 미친놈처럼 보입니다.

손속은 너무나 독해서 살인마같고, 감정변화도 심하고....

하지만 점차 시간이 갈수록 심연호는 단순한 돌아이나 찌질이가 아니라 뭔가 사연이 있는 놈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심연호는 과거의 '일'로 마음이 얼어붙어버렸습니다.

그에게는 모두가 증오스러울 뿐입니다.

자신을 손자처럼 아껴주던 사도상, 어머니 철봉황, 아버지 심제충....

모두가 증오스럽고 세상이 원망스럽습니다.

차마 미치지 못하고, 차마 죽지 못해서 살아가는 심연호의 처절한 절규.

그리고 그가 그토록 거부했으면서 또한 갈구한 인연이 만들어낸 여울, 빙하탄.

초혼경천록을 익혀서 천하제일고수가 된 심연호가 비급을 노리는 자들과 싸우거나 마부의 마인들과 싸우는 내용은 그리 중요한게 아닙니다.

심연호의 행로와 그의 말을 통해서 밝혀지는 과거의 일, 그의 감정, 그리고 그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 도영과 교검.

이게 빙하탄의 핵심스토리라고 생각합니다.

**********************************************

여기 부터는 네타니까 안 보신 분들은 보지 마세요~♡

**********************************************

"가끔 이런 생각을 하지. 그들은 사랑했기 때문에 그들의 사랑놀이에 열중했고 그들은 충성심으로 길들여졌기 때문에 충성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그렇게 그들의 길에 열심이었던 것뿐이다."

"......"

"그렇게 이해하려고 했는데...... 남들의 꽃 장난에 자신의 사랑을 버려야 했던 형은! 충성심 때문에 아무렇게나 도마 위에 서야 했던 나, 절망밖에 없었던 젊은 날의 나는! 형, 나, 우리는...... 우리는 무엇이지? 조원홍, 철봉황, 심제충, 사도상, 대답하라! 우리는 무엇인가? 너희들이 달리는 길 가운데서 아무렇게나 흔들려야 했던 우리들은 무엇인가? 대답하라!"

크으....

이 부분에서 저도 모르게 닭살이 돋으면서 눈물이 왈칵 나올 뻔 했습니다.

그 많고 많은 무협소설들 중에서 설마 심연호만한 사연이 없는 이가 없었겠습니까, 그만한 슬픔을 지닌 이가 없었겠습니까.

하지만 정말이지 이 부분에서 저는 소름이 끼치고 슬펐습니다.

칼을 겨누고 싶으나 한 사람은 죽었고, 한 사람은 그럴 수 없고, 한 사람은 자신을 아껴준 이라서 그 한풀이의 칼춤을 다른 곳에 쏟으며 울부짖어야 했던 심연호.

그가 조원홍에게 칼을 휘두르기 전에 울부짖고 그에게 달려들던 장면이 그리도 슬플 수가 없었습니다.

어머니에게 실망하고 그녀를 미워하면서도 도영에게 자신의 어머니가 외경을 보지 않았을 거라고 말해달라고 말하던 심연호.

"저 북명(北溟) 먼바다 너머에는…… 얼음만 뒤덮인 산이 있지. 천 장 길이보다 더 두꺼운 얼음…… 그 누구도 그 얼음을 깰 수 없다. 하지만 얼음 밑을 흐르는 한 줄기 여울…… 빙하탄(氷下灘)…… 그 여울이…… 천 장 두께의 얼음을…… 깨지. 나의 마음도 북명의 얼음 산…… 나의 마음을 깬 것은…… 바로 너희들의 눈물……믿어다오. 나는 그 눈물을 다시 보기 위해서도 반드시…… 반드시 깨어날…… 그때까지 모두……."

요 대사도 좋지만 저 위 대사가 더 찌릿해지더군요.

이 빙하탄을 시작으로 장경님 글을 좋아하게 되었죠.

물론 벽호와 암왕은...-_-; 암왕은 거의 다 보다가 너무 암울해서 결국 5권을...OTL

ps - 철봉황은 정말 외경을 보지 않았을까요? 아니면 봤을까요?

혹여 보았기에 무적금강마인을 막기 위해서 외경을 준 것은 아닐까요?

ps2 - 장경님, 어서 몽검후 이야기를 내놓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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