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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풍비객을 읽고

작성자
Lv.77 범진
작성
11.04.07 23:57
조회
1,828

작가명 : 비수랑

작품명 : 흑풍비객

출판사 : 청어람

저희 동네 근처 책방에 흑풍비객 1,2권이 들어왔습니다.

신간이라 낼름 집어서 살짝 펴보았는데...

이럴수가!! 문피아에서 연재하던 작품이더군요.

흥미진진하게 읽었었지요. 그래서 빌려와서 정독했습니다.

그럼 감상 및 추천을 해봅니다.

제 느낌을 전하는 거라 편의상 반말체를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흑풍비객(黑風匕客)

검은 바람. 비수를 든 손님.

무엇이 생각나는가?

어둠을 걸치고 바람을 타고 돌아다니며 예리한 칼날을 쥔 초대받지 못한 손님.

자객이다.

암살이다.

흑풍비객은 나에게 있어서 초대받지 못한 손님이다. 그것도 예리하게 재미를 자극하는 손님.

주인공 강영후는 사실 매력적인 주인공이다. 동시에 흔한 설정 캐릭터다.

사연을 지니고, 어둠을 갖고, 복수를 품고...

무협뿐만 아니라 판타지, 여타 다른 장르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다. 그럼에도 매력적인 이유는 캐릭터가 살아숨쉬기 때문이다.

활자들의 나열속의 영화.

마치 매트릭스의 암호들이 나열된 모니터를 보며 모든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는 오퍼레이터가 된듯한 느낌이다.

대사에서 숨결이 느껴지고, 묘사에서 행동이 느껴진다. 이 글은 움직이고 있다.

만약 주인공만 살아숨쉬고 있었다면 흑풍비객은 결코 재미를 주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가장 매력적인 조연으로 왼칼을 꼽는다.

제대로 말도 못하면서 대사 전부가 "으으으으으"거리는 신음뿐이다. 그런데 나는 그 신음성이 들리는 착각이 일었다. 그 신음소리에서 느껴지는 슬픔. 그리고 난 그에 대한 동정까지 느꼈다.

비수랑님은 하찮게 여겨질 엑스트라의 죽음마저도 애잔함을 실어놓는 놀라운 글솜씨를 지녔다.

논어에서 말하길 임금은 임금다워야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고, 아비는 아비다워야하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고 했다.

흑풍비객의 캐릭터는 이 말을 실천한다.

강영후는 강영후답고, 왼칼은 왼칼답고, 어머니는 어머니답고, 딸은 딸답다.

나는 비수랑님이 수많은 영혼을 가진 작가분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품어본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인물 묘사가 매끄러울 수 있을까?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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