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솜씨가 없어서 한줄로 표현하자면
"재미있었다. 하지만 조금 긴 것 같다."
정도이더군요.
하지만 한 줄만 쓰면 혼날지도 모르니;;
재미있는 부분이야 스스로 찾으면 되고(퍽) 왜 길었다고 느꼈을까 하는 부분을 몇 군대 적
어 보렵니다.
1 인물이 너무 많다.
장염, 장소룡, 이무심, 이삼인, 장소, 영화, 노호, 경제학, 혈라마들, 기천검, 아미장문, 무당장
문 등등
솔직히 무뇌에 필적하는 3초기억뇌 치고는 많이 기억하는 것이다. 그만큼 재미있다는 소리
도 되지만 이야기를 풀어헤쳐야 할 캐릭터들이 너무 많습니다.
이무심은 장소룡도 찾아야 하지 장소에게 원수도 갚아야하지 잘려 나간 손의 원한도 갚아야
함.
영화는 장염 만나서 회포도 풀어야지 천마후라는 오명도 벗어야 하고, 노호는 자신의 사매
한테 매번 핑계도 대야하고 책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오행혈마경도 익혀야 하고 왜 노호가
장염에게 원한을 새기게 되는 지도, 책에 나와야 하지..
경제학은 오행혈마인 조정해야지 혈라마 막아야지..
장염이 할 일만 해도 산더미 같은데 관련 인물들이 처리해야 할 일도 산더미 같으니 천사지
인에서는 장염이라는 산에 이무심 같은 계곡이나 장소 같은 절벽이 있는 게 아니라 장염이
라는 산에 줄줄이 산맥이 붙어 다니는 듯한 모습이 되는 걸로 보입니다(?)
그러니 자연 글이 길어지고 재미있지만 길어진다라는 느낌이 드는 거겠죠.
2 장염의 성장과정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장염이 무공 대성하고 최고수 아니 신선이 된다. 라고 처음 1권을 읽을 때 짐작했었습니다.
어제 어머니가 사오신 재료를 보고 오늘 밥의 반찬이 무엇일까 짐작하는 건 쉽지요.
하지만 오징어 두마리 사오셔서 하나는 오징어 볶음을 하시고 다른 것은 오징어가 들어간
국수를 만드셔서 밥이랑 같이 나오면? 반쪽의 예상은 적중하지만 결과적으로 두끼의 식사를
한번에 하게 됩니다.
천사지인은 장염의 성장과 장염이 음모에 휘말리는 게 따로 노는 듯, 같이 노는 듯 헷갈리
게 만듭니다.
밥 두 그릇 먹게 되는 거고 밥을 좋아하니 상관은 없지만 식사시간은 길어지죠.
3 네버엔딩식의 결말
천사지인 자체가 3부인가로 완결일겁니다.(아니면 말고요;;)
솔직한 말로 오행혈마인 너무 허무하게 죽습니다. 장소급의 다섯 마인들이, 즉 주연급 악역
캐릭터들이 너무 허무하게 죽어 나가니 이거 왠지 싱겁긴 하지만, 자세히 썼다가는 아마 조
금 더 길어 졌겠죠.
그런 점에서 보면 오행혈마인의 최후나 그 마지막에 빙의된 그 사람 같은 것은 억지성도 있
지만 아주 나쁘지만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끝날 일이지 난데없이(아 난데없이
는 아니구나.)노호에게 오행혈마경이 들어 가다니요.
개인적으로 노호가 어찌 되었을지 궁금은 했지만 이건 완전히 노골적으로 다음편이 있을 겁
니다 라고 한 거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차라리 마지막을 노호가 그 장염이 말해준 진경을 읽으면서 사매에게 나직하게
"사매. 무당으로 돌아갈까?"
이런 식으로 끝냈으면 조금 덜 길어 졌을 태죠. 무당으로 돌아간 이야기나 복수하는 이야기
나 길어지는 건 같지만, 복수하려다 개과천선하는 것보다야 개과천선해 돌아가는 것이 훨씬
짧겠죠.
마지막으로…… 이렇게 써놓고 보니 천사지인이 잔뜩 늘려 놓은 소설로 보일 염려가 있는데
재미있는 부분을 찾자면 저는 포기입니다. 이래서 길어 보인다 라고 적는 건 간단하지만, 이
래서 재미있다 라고 쓰는 건 재 취향과 조진행님의 필체, 주인공의 성격, 이야기의 구성 등
등 글이 훨씬 길어집니다.
게다가 그건 저만의 재미있는 부분이니 다른 분들의 재미와는 다를 수도 있겠죠. 다만 아직
천사지인을 안보신 분들이라면 조오런 이유로 글이 길어 보일 수 있다. 라는 걸 염두해 두
고 보시길 바랍니다.
그럼 엉망인 천사지인 감상글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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