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기린 외전을 추천합니다.
무협속에 나타난 여성상 - 혈기린외전 3부는 못 봤습니다.
제목은 거창하나 내용은 그냥 '수다'입니다.
^^;;
무협을 읽다보면 수 없이 많은 미녀들이 나오지요.
구무협에서는 백프로 재자가인과 색녀들이
신무협에서는 구십 몇프로의 재자가인과 몇프로의 팔자기구한 여성들이 나옵니다.
오늘은 혈기린 외전에 나온 두 여성
이헤이딜리와 왕미에 관해서입니다.
뭐 중간에 잠깐 나오는 이족의 공주는 빼기로 하지요.
이헤이딜리는 주인공 왕일과 악연의 고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왕일에게 두 번이나 죽음을 당할 뻔 하지만 결국 혈기린의 마지막 관문인 색관에서 끈끈한 인연의 사슬로 묶여집니다.
그녀는 태생이 무녀입니다.
샤머니즘이 강한 이족사회에서 무녀라는 것은 대단히 높은 지위입니다. (비슷한 역으로는 묘왕동주에 나오는 단탈의 여자... 이름이...? 암튼 있습니다.)
그녀는 부족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 왕일을 죽이려 하지만 그러지 못합니다.
음... 여자의 심리로 본다면 뭐 적과의 동침으로 인하여 살의가 희석되었다 정도로 봐야겠군요.
대부분 무협에 나오는 여자주인공들은 아무리 당당한 복수의 명분이 있다 하더라도 대개는 주인공을 사랑하게 됩니다.
일족의 운명과 같이 해야 할 무녀라도 결국은 여자라는 것이지요.
부족이 없으니 무녀라고 할 수도 없겠군요.
무협속의 여자들은 대부분 영악해서 저런걸 금방 깨닫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도 그랬을지는 상당히 궁금합니다.
암튼 이런 구조는 영웅의 필연적인 운명과도 같은 여난이지요.
이런 에피소드가 없으면 무협의 재미가 삼십프로 정도 반감됩니다.
이헤이딜리가 끝내 자신의 복수를 이루게 된다면 그것으로 혈기린은 쫑납니다.
(물론, 무협은 남자의 세계이기 때문에 절대로 그런 일은 없습니다.)
뭐 결론적으로 가무잡잡한 피부의 이족여자는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복수를 못 한 것은 좀 아쉽지만요.
왕일의 동생으로 나오는 왕미는 그야말로 팔자 더러운 생을 삽니다.
오라버니가 사기 군역을 가고 부잣집으로 시집을 가나 부자에게 차례로 농락당하고 결국은 산적의 첩이 되지요.
여기서 그대로 살았으면 좋았을 것을 돌아온 오빠 왕일에 의해
잠자고 있던 그녀의 정신이 깨워지도록 충돌질 당합니다.
여기서 저는 왕일이 무척 잔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오빠가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가진 돈을 다 쓰고
(궁금했던 것은 왕일이 묘안석을 꽤 많이 가지고 나왔는데 재물이 금방 떨어졌구나 하는 생각...^^::)
왕일이 무사가 되자 그녀는 성을 팔게 되고 오빠에게 들킨 뒤 자살합니다.
음..중국적 사고방식과 묘족 여인의 사고방식을 엿볼수 있습니다.
아니 이건 비교가 안되는군요
어떤 여성이라도 강요당한 성..
그것도 유교적인 가치관으로 무장된 사회에서 자신이 가치를 부여하고 있던 것이
망가지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무너집니다.
왕미의 고통은 오빠인 왕일이 보듬어 줄것이 아니었지요.
그녀에게 필요했던 것은 어쩌면 갈기갈기 찢어진 마음에 부칠 반창고와 같은 사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러나 중국적 사고방식으로 그런 여자에게 귀중한 사내의 사랑을 바칠 여자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노류장화는 노류장화지요.
처와 첩이나 통방아두와 희와는 또 다른 말이 바로 노류장화입니다.
그냥 기생을 뜻하는 말이지만 노류장화라는 말 뜻은 처절하지요.
길가에 핀 꽃이라 누구나 딸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여자가 아닌것입니다.
꿈꾸지 못하는 여자는 더 이상 여자이길 거부합니다.
아니 인간이길 거부한다고 해도 맞겠군요.
유교사회에서의 여자의 순결에 대해서는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를 못 느낍니다.
왕미의 결정을 십분, 아니 백분 이해하니까요.
혈기린 외전에 나온 두 여성..에 대한 제 생각은
이헤이딜리는 이해가 안되고 왕미는 이해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저 역시 중국과 유사한 유교적인 관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개인적은 바램은 주인공이 여성이면서도 통쾌무비한 무협이 나왔으면 하는 것입니다.
뭐 중원의 한쪽을 여자가 지배한다는 설정하에 여자가 천하제일인이 된다는 이야기면 좋겠네요. ^^;;
... 쓰다보니 좋은 아이디어...
두서 없이 적었지만 결론적으로 혈기린 외전은 좋은 책입니다.
재미도 있지만 여자가 읽기에도 좋은 책입니다.
이권에서 독으로 산채를 무너뜨리는 장면은 무협을 처음 대하는 여성이라면
조금 버거울수 있겠으나 대체적으로 무난합니다.
두 여자에 대해 표현한 부분만 봐도 좌백님이 여성에 대해 얼마나 섬세한 시각을 가지고 있나 알겠더군요.
경험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농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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